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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병원 간호사 왜 죽었나?…"뇌혈관외과 의사 병원당 최소 3명, 전국 100명은 더 있어야"

    신경외과 전공의 부족해 전공의법 이전엔 주136시간 살인근무…전임의 수도 2019년 102명→2022년 86명으로 줄어

    기사입력시간 2022-08-10 16:09
    최종업데이트 2022-08-10 16:09

    사진 왼쪽부터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 신승훈 정책이사, 대한신경외과학회 김대현 수련교육이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을 계기로 국내 신경외과 전문의 인력 부족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현장 전문가들은 병원 당 최소 3명의 뇌혈관외과 의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지금보다 최소 100명 이상의 의사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각 1명씩의 신경외과 전문의와 신경중재시술 전문의가 1년 365일 당직을 서야 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근무 여건상 말이 안되는 구조다. 개두술을 집도할 의사가 없는 게 당연하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과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10일 오후 '수술방에 갇힌 신경외과 정책, 이제는 바꿔야 한다'라는 주제로 '뇌출혈 간호사 사망으로 바라본 응급뇌혈관 의료체계 해법 모색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뇌혈관외과 의사 전국에 150명, 병원 하나당 1명 근무하는 곳도

    이날 토론회에 모인 전문가들은 뇌혈관 수술이 가능한 신경외과 전문의 인력 부족 문제에 특히 주목했다.

    현재 뇌동맥류에 대해 개두술이 가능한 숙련된 뇌혈관외과 의사는 전국에 대략 150여 명 정도로 추정된다. 전국 전공의 수련 병원이 88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병원에 대략 2명씩으로 잡아도 부족한 셈이다.

    특히 수도권이나 상급종합병원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의사가 배정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한 병원에 한명의 뇌혈관외과 의사가 배치된 병원도 많은 상황이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에 따르면 한 병원이 1년 365일 당직 개념으로 진료가 이뤄지기 위해선 최소 3명의 뇌혈관외과 의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현재 150여명 보다 최소 100명 이상의 전문의가 더 필요하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신경외과 전문의 배출 수는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신경외과 의사 배출 현황을 보면 2018년도 91명인 것에 비해 2022년 78명으로 줄었다. 

    신경외과는 전공의 수련 중도 포기 비율도 높은 과다. 일례로 2018년 89명의 전공의가 신경외과에 지원했지만 2022년 전문의로 배출된 인원은 11명 줄어든 78명에 그쳤다. 
     
    사진=대한신경외과학회 김대현 수련교육이사 발표자료

    수련 중도 포기가 많은 이유는 수련 강도가 높기 때문이다. 대한신경외과학회 김대현 수련교육이사는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을 보면 신경외과가 1위다. 2015년 기준 신경외과 전공의 1~4년차 평균 주당 근무시간은 136시간으로 2위는 흉부외과로 132시간, 3위인 성형외과도 112시간보다 24시간이나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공의법에 의해 주80시간이 시행되면서 전공의 지원율이나 수련포기율은 그나마 나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전임의와 지도전문의들의 업무부담이 증가하면서 인원이 줄고 있다. 2019년 신경외과 전임의 수는 102명이었지만 2022년 16명 줄어 86명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즉 신경외과 진료의 특성상 수술 자체가 고난이도이다 보니 많은 수련시간이 필요하지만 전공의법으로 인해 수련시간도 부족하고 전공의 정원 20% 감축으로 교육할 환경도 부족하다는 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김대현 수련교육이사는 "각 전문과목학회의 전공의 목표정원을 조정해 미충원율 매년 8%을 증원해 약 250명의 목표정원 재조정이 필요하다"며 "대형병원이 신설되는 증가 만큼이라도 우선 목표정원 증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대한신경외과학회 김대현 수련교육이사 발표자료

    뇌혈관진료체계 근본적 변화 필요…"각 병원 단위 아닌 정부가 적극 나서야"

    뇌혈관질환 치료를 위한 응급의료체계 변화에 대한 제언도 나왔다. 

    현재 응급의료센터 분류체계는 권역과 지역을 나눠져 있지만 응급의료진료권역 분류가 실제 진료 내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 신승훈 정책이사는 "현재 응급의료체계 분류체계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고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과 목표가 불명확하고 지나치게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며 "기존 중앙-권역-지역의 사업방식을 폐기하고 중증응급의료센터는 임상역량과 지역사회 역할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하고 응급의료기관구성 체계가 기본 플랫폼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뇌혈관 전문응급의료체계 발전 모형이 필요하다. 뇌혈관질환은 대표적인 시간 민감성 중증응급질환이다. 단순하게 권역심뇌혈관센터와 지역심뇌혈관센터를 지정하는 것 만으로는 지역 완결형 치료를 제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지역 내 모든 응급의료 자원을 적극 활용해야 하며, 따라서 응급의료체계 안에서 통합적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심뇌혈관질환 관리를 위해 병원 단위가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승훈 정책이사는 "현재 심뇌혈관질환관리 중앙지원단에 신경외과가 배제돼 있다. 특히 급성기 뇌졸중적정성 평가 기준에 급성뇌경색 치료의 핵심인 혈전제거술에 대한 평가 지표가 없는 상황"이라며 "중증응급의료센터 사업과 같은 축으로 심뇌혈관질환 센터 사업을 통해 국가가 응급의료자원 공급부족 해소와 최종 진료과의 인력 향상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지역 의료기관 간의 이송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다. 상급종합병원이라도 동시에 발생한 여러 환자를 당식자의 숫자의 한계상 모두 해결하기 어렵다"며 "이런 경우 빠른 이송이 필요하고 의무적으로 의료기관 간 협약이 필요하다. 병원간 당직 공유 시스템도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급성뇌경색 치료에 대해서도 "혈전제거술 시행이 가능한 뇌혈관시술 인증의에게 직접 콜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중증응급뇌혈관질환 분야에 AI 프로그램을 국가가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