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해 처음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을 승인한데 이어 이번에는 최초로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을 승인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FDA는 최근 세레스 테라퓨틱스(Seres Therapeutics)가 개발한 경구 복용하는 분변 미생물 제품(microbiota product) 보우스트(Vowst)를 허가했다. 이번 승인으로 18세 이상의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Clostridium Difficile Infection, CDI) 재발 예방과 재발성 CDI에 대한 향생제 치료 후 재발 예방에 사용할 수 있다.
CDI는 미국에서 가장 흔한 의료 관련 감염 중 하나이며 매년 1만5000명에서 3만명이 사망하는 질병이다. 사람의 장에는 흔히 '장내 세균총(gut flora)' 또는 '장내 미생물군(gut microbiome)'이라 불리는 수백만 개의 미생물이 존재한다. 감염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과 같은 특정 상황에서는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져 C. 디피실균이 증식하고 독소를 방출해 설사, 복통, 발열을 일으키고 경우에 따라 장기 부전 및 사망에 이를 수 있다.
CDI에서 회복된 뒤에도 여러 번 다시 감염될 수 있는데, 이를 재발성 CDI라 한다. 추가 재발 위험은 감염이 발생할 때마다 증가하고, 재발성 CDI에 대한 옵션은 제한적이다. 분변 미생물을 투여하면 장내 세균총의 복원을 촉진해 CDI의 추가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DA는 지난해 11월 페링제약(Ferring Pharmaceuticals Inc.)의 리바이오타(Rebyota, 개발명 RBX2660)를 18세 이상 성인에서 CDI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재발성 CDI에 대해 항생제 치료를 마친 뒤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관장을 통해 전달되며 건강한 기증자의 대변에서 추출한 미생물 샘플을 통해 좋은 장내 세균을 보충함으로써 작동한다.
이번에 허가를 받은 보우스트는 하루에 한 번 4캡슐을 3일 연속으로 경구 복용하는 약물이다. 살아있는 박테리아를 함유하고 있으며, 자격을 갖춘 개인이 기증한 사람의 배설물로 제조된다. 기증자와 기증된 대변은 전염성 병원체 패널 검사를 거쳤지만, 보우스트는 전염성 병원체를 전파할 위험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식품 알레르겐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식품 알레르겐으로 인한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알려져 있지 않다.
보우스트의 안전성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실시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연구와 오픈라벨 임상연구를 통해 평가됐다. 참가자들은 재발성 CDI가 있고 향생제 치료 후 48~96시간이 지났으며 증상이 조절된 상태였다.
두 연구 모두에서 18세 이상 재발성 CDI 환자 346명이 예정된 모든 보우스트 용량을 투여받았다. 보우스트 투약군 90명과 위약군 92명을 비교한 분석에서 보우스트군이 위약군보다 더 자주 보고한 부작용은 복부 팽만감, 피로, 변비, 오한 및 설사였다.
보우스트의 효과는 참가자 89명에게 보우스트를, 93명에게 위약을 투여한 무작위 위약 대조 임상연구를 통해 평가됐다. 치료 후 8주까지 보우스트군의 CDI 재발률은 12.4%로 위약군 39.8%에 비해 낮았다.
FDA 바이오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피터 막스(Peter Marks) 박사는 "이번 승인으로 환자와 의료진은 재발성 CDI를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얻게 됐다"면서 "경구 복용이 가능한 분변 미생물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이 질환을 경험한 사람의 접근성과 환자 치료를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진전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