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료 분야에서는 암을 유전자 변이가 축적돼 유발되는 질환으로 보고, 암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그 변이를 파악하고 이를 표적항암제 혹은 면역항암제로 치료하는 것을 다룬다.
암 유전체의 분석 및 연구를 위해 7년 전 조직돼 이미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한 국제암유전체컨소시엄(ICGC)이 있는데, 이 조직의 운영위원장인 링컨 스테인(Lincoln D. Stein) 박사를 14일 만났다.
링컨 스테인 박사는 국제암유전체컨소시엄 워크샵 참석차 방한했다.
스테인 박사는 하버드의대의 MD-PHD 과정을 통해 의학과 세포 생물학을 동시에 전공하고, 지금은 온타리오 암연구소(OICR: Ontario Institute for Cancer Research)의 정보학 및 바이오컴퓨팅 프로그램의 수장을 맡고 있다.
국제암유전체컨소시엄 'ICGC(The International Cancer Genome Consortium)'는 암 유전체 연구를 위한 데이터 수집 및 보관, 분석 등에 있어 국제적인 협력을 도모하고자 2010년 4월 조직됐다.
ICGC는 모든 암 유발 유전자 변이(drivers of cancer)를 이해하기 위해 내년까지 50개 이상의 암(종양) 유형에 대해 2만 5천 건 이상의 암 유전체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을 목표로 16개국 및 유럽연합(EU)에서 90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2만 5천 건 이상의 암 유전체 데이터 축적을 목표로 하는 이유는 5% 이상의 유전자 변이를 안정적으로 검출하기 위함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 박근칠 교수팀의 폐암 연구, 서울대병원 윤성수 교수팀의 혈액암 연구, 그리고 국립암센터 이은숙 박사팀의 조기(35세 이전 진단받은) 유방암 연구 프로젝트 등으로 ICGC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연구팀의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은 신테카바이오(정종선 대표)가 맡고 있다.
스테인 박사는 "ICGC의 프로젝트들은 성공적으로 진행돼 대부분의 암 유전체를 식별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현재 치료를 위한 새로운 타겟 혹은 질환의 바이오마커를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ICGC는 13번째 워크숍을 12일부터 3일간 서울에서 개최했는데, 그는 여기서 "지금까지는 생물학적 또는 의학적 해석을 위한 연구가 중심이었던 ICGC를 실제 암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임상에의 활용을 목표로 하는 'ICGCmed(The International Cancer Genome Consortium for Medicine)‘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공표했다.
ICGCmed는 2025년 말까지 환자 20만 명 이상의 유전체를 분석해 이를 치료 정보 및 결과를 포함한 임상 정보와 연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테인 박사는 ICGCmed가 이전의 ICGC와 다른 점에 대해 "유전체 내 치료(약물)의 반응 혹은 저항 원인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고 치료약에 대한 임상시험(혹은 매우 잘 통제된 임상 데이터)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ICGCmed의 경우는 전엑솜(whole exome) 또는 전유전체(whole genome) 데이터와 전사체(transcriptome)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도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여기에 참여하려면 임상 및 유전체 분야 모두를 대상으로 연구 기금을 각 연구팀별로 마련해야 하는데, 정회원이 되려면 2천 명의 환자 데이터가 요구된다.
스테인 박사는 현재 새로운 항암치료약들이 개발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ICGCmed는 약물 저항 매커니즘 및 약물이 작용될 수 있는 과정을 광범위하게 파악함으로써 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그는 "면역요법(immunotherapy)은 반응률이 중요한데, 환자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혹은 종양의 변이 수가 많냐, 적냐 등 종양의 특성에 따라 반응에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사체(Trransciptome)란, 어떤 종류의 세포, 또는 조직에서 어느 순간에 발현 중인 리보핵산(RNA)의 총합.
리보핵산(RNA)은 핵산의 일종으로, 유전자 본체인 디옥시리보 핵산(DNA)이 가지고 있는 유전 정보에 따라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할 때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고분자 화합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