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큐로셀이 국내 기업이 개발한 첫 CAR-T 세포치료제 '림카토'의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회사는 신속 급여 등재와 국내 생산 기반, 치료센터 확대를 앞세워 재발·불응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추진할 방침이다.
큐로셀은 14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국내 개발 제42호 신약 림카토(RIMQARTO, 성분명 안발캅타젠오토류셀)의 정식 품목허가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림카토의 임상적 가치와 국내 상업화 전략, 후속 파이프라인, 글로벌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림카토는 CD19를 표적으로 하는 CAR-T 세포치료제다. 환자에게서 채취한 T세포에 암세포를 인식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도입한 뒤 다시 환자에게 투여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설계한 개인 맞춤형 세포유전자치료제다.
큐로셀은 림카토에 독자 CAR-T 플랫폼 기술인 OVIS를 적용했다. OVIS는 CD19 표적 CAR-T 세포에서 PD-1과 TIGIT을 동시에 억제해 암세포와 종양 미세환경에서 발생하는 면역억제 신호를 극복하도록 설계된 기술이다.
림카토는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하거나 불응한 DLBCL 및 원발성 종격동 거대 B세포 림프종(PMBCL)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지난 4월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판매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날 큐로셀 김건수 대표는 "림카토의 이번 허가는 단순히 하나의 신약 출시를 넘어 국내에서도 첨단 세포치료제를 자체 개발하고 상용화할 수 있는 역량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그동안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CAR-T 치료 환경에서 국내 환자들이 실제 치료에 도달하기까지의 장벽을 낮추기 위해 제조·공급·접근성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큐로셀은 연구개발부터 임상, 생산, 품질관리, 허가에 이르는 전 과정을 국내에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단계적으로 구축해 왔다"며 "국내에서 축적한 연구개발과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재발·불응 DLBCL, 기존 치료 옵션 제한적…림카토, MAIC 연구서 사망 위험 50% 이상 감소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원석 교수는 'DLBCL 치료의 미충족 수요 및 림카토의 임상적 가치'를 주제로 발표하며 CAR-T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DLBCL은 비호지킨 림프종 가운데 가장 흔한 유형으로, 표준 1차 치료인 R-CHOP 기반 면역화학요법을 통해 상당수 환자에서 완치 수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약 30~40% 환자는 1차 치료 후 재발하거나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불응 상태에 이른다.
재발·불응 환자에서는 구제항암요법 후 반응을 보인 이식 적합 환자를 대상으로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표준 치료로 활용돼 왔다. 다만 고령, 동반질환, 전신 상태 저하 등으로 이식 대상이 되기 어려운 환자가 있고, 이식을 시행하더라도 일부 환자는 이후 재발하거나 질환이 진행해 치료 미충족 수요가 남아 있다.
김 교수는 "조혈모세포이식까지 시행했음에도 성공하지 못하는 환자는 장기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이런 환자들에게 CAR-T 치료는 다시 한 번 장기 생존 가능성을 제시한 획기적인 치료 옵션"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기존 CAR-T 치료의 한계로 항원 소실, T세포 탈진, 면역관문 신호 활성화 등을 언급했다. 그는 "림카토는 기존 CAR-T 치료제의 단순한 다음 버전이 아니라, 기존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개발된 차세대 CAR-T 치료제"라며 "국내 기술력으로 이런 치료제가 개발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림카토의 허가 근거가 된 임상 2상(CRC01)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DLBCL 및 PMBCL을 포함한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독립심사위원회(IRC) 평가 기준 객관적반응률(ORR)은 75.3%, 완전관해율(CR)은 67.1%, 부분관해율(PR)은 8.2%였다. 유효성 분석군은 73명, 안전성 분석군은 79명이었다.
장기 추적 결과 림카토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6.04개월, 18개월 무진행생존율은 35.2%였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으며, 18개월 전체생존율은 57.3%로 확인됐다. 6개월 이상 완전관해를 유지한 장기반응군에서는 18개월 무진행생존율과 전체생존율이 각각 79.4%, 83.9%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림카토는 임상 2상에서 ORR 75.3%, CR 67.1%라는 경쟁력 있는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며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기존 글로벌 CAR-T 치료제와의 간접 비교 연구인 MAIC 결과에서도 림카토는 전체생존기간(OS) 측면 사망 위험을 상용 제품 대비 53%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HR 0.47). 다만 해당 결과는 직접 비교 임상이 아닌 간접 비교 분석이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CAR-T 치료제의 주요 이상반응인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과 신경학적 이상반응(NE)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됐다. 림카토 투여군에서 3등급 이상 CRS 발생률은 8.9%, 3등급 이상 신경학적 이상반응 발생률은 3.8%였다.
큐로셀, 림카토 상업화 전략 본격화…급여·생산·치료센터·글로벌 진출까지
이어 큐로셀 이승원 상무는 림카토의 상업화 전략과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이 상무는 림카토의 임상적 가치가 실제 환자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신속한 급여 등재, 안정적인 국내 생산·공급 체계, 치료센터 확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림카토의 임상적 가치가 실제 환자에게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넓게 전달되느냐가 중요하다"며 "큐로셀은 보험 급여 등재와 환자 접근성 확대, 미래 성장 기반 마련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림카토는 보건복지부의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대상에 선정돼 통상적인 신약 급여 절차보다 등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트랙에 올라 있으며, 회사는 베스트 케이스 시나리오로 2026년 9월 급여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큐로셀은 급여 등재를 위해 임상적 가치를 급여 신청 자료에 반영하고, 보건당국의 보완자료 요청에도 신속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약가 협상과 관련해서는 재정 영향 분석과 위험분담제(RSA)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국내 생산 기반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큐로셀은 대전 소재 CAR-T 전용 상업용 GMP 시설을 통해 림카토 제조 전 공정을 국내에서 수행한다. 해당 시설은 연간 700배치 이상의 상업용 의약품 제조가 가능하다.
기존 글로벌 CAR-T 치료제는 환자 세포를 국내에서 채취한 뒤 해외 제조소로 보내 제조하고, 완성된 치료제를 다시 국내로 들여오는 구조다. 림카토는 국내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제조 전 과정을 수행해 국제 운송과 콜드체인 부담을 줄이고 공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상무는 국내 생산과 신속 품질검사 체계를 기반으로 세포 채취부터 투여까지 이어지는 기간을 16일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해외 제조 기반 CAR-T의 vein-to-vein time은 44일 수준으로 제시됐다.
치료센터 확대도 주요 전략이다. CAR-T 치료제는 환자별 세포 채취, 제조, 운송, 투여가 연계되는 1인 맞춤형 치료제인 만큼 치료기관의 프로세스 구축이 환자 접근성과 직결된다.
큐로셀은 연내 전국 30개 의료기관에서 림카토 투여가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서울 주요 대형병원을 포함해 12곳에서 제품 공급 협의를 시작했으며, 향후 수도권뿐 아니라 지역 거점 병원까지 치료 가능 기관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큐로셀은 처방부터 투약까지 전체 과정을 실시간 추적·관리하는 통합 솔루션 '큐로링크'도 구축했다. 병원은 큐로링크를 통해 주문, 채취, 배송, 수령일 등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으며, 회사는 제조 슬롯을 투명하게 공개해 의료기관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는 림카토의 5개년 사업 로드맵이 제시됐다. 큐로셀은 현재 3차 이상 재발·불응 DLBCL 및 PMBCL 시장 진입을 시작으로, 향후 DLBCL 2차 치료, 성인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신규 적응증 확대 및 급여 확대까지 이어지는 단계적 성장 전략을 추진한다.
글로벌 진출 전략도 공개됐다. 이 상무는 큐로셀의 글로벌 도약을 가능하게 하는 3대 자산으로 임상, 생산, 플랫폼을 꼽았다. 글로벌 진출은 림카토 기반 사업 확장과 차세대 세포치료 기술 라이선싱 두 축으로 추진된다.
큐로셀은 CAR-T 치료 미충족 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파트너십, 기술이전, 임상 협력 등을 검토한다. 또 하이퍼카인, 인비보 CAR-T 등 차세대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빅파마 및 세포치료제 기업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신규 적응증과 고형암 CAR-T 등으로 연구개발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 상무는 "림카토는 국내 성장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로 도약할 예정"이라며 "임상, 생산, 플랫폼이라는 세 가지 자산을 기반으로 현지 파트너십과 기술이전, 차세대 기술 라이선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성인 ALL·루푸스 등 적응증 확대 추진…DLBCL은 2차 치료 진입 목표
큐로셀 조수희 임상개발센터장은 림카토의 후속 개발 방향으로 성인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전신홍반성루푸스(SLE), DLBCL 2차 치료 진입을 제시했다. 특히 독자전인 OVIS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적응증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림카토의 허가 적응증은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하거나 불응한 DLBCL 및 PMBCL 성인 환자다. 큐로셀은 향후 임상 개발을 통해 혈액암 영역에서는 성인 ALL로 적응증을 넓히고, 자가면역질환 영역에서는 SLE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한다. DLBCL에서는 현재 3차 이상 치료제로 허가된 림카토를 2차 치료로 앞당기는 것이 목표다.
조 센터장은 "성인 ALL은 소아와 달리 장기 생존율이 낮고, 국내에서는 기존 CAR-T 치료제의 급여가 소아 및 25세 이하 성인에 한정돼 있어 25세 초과 성인 환자에게 치료 공백이 있다"며 "큐로셀은 2022년부터 성인 ALL 적응증 확대를 준비해 왔고, 현재 임상 1상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인 ALL 임상을 일본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며, 일본 임상 확대를 통해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가면역질환 영역에서는 SLE를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한다. 조 센터장은 "루푸스에서 장기 침범 여부는 매우 중요하며, 그중 신장 침범은 환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큐로셀은 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성루푸스 영역에서 국내 최초로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했으며,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통해 실제 치료 경험을 축정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는 SLE 임상과 관련해 첫 병원 개시 이후 점진적으로 참여 기관을 늘려갈 계획이다.
DLBCL에서는 현재 3차 이상 치료제로 허가받은 림카토를 2차 치료로 앞당기는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조 센터장은 "2차 라인 CAR-T 연구에서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포함한 기존 치료보다 우수한 치료 성적이 확인됐다"며 "림카토가 3차 치료에서 높은 반응률을 보인 만큼 2차 치료로 앞당긴다면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DLBCL 2차 치료 연구는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