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찾아가는 중환자실’로 불리는 서울아산병원 의료비상팀(MET, Medical Emergency Team)이 인력 문제로 운영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전체 입원환자 모니터링 및 급성악화 환자 조기 대응 업무를 맡고 있는 의료비상팀이 축소 운영에 들어가면서 의료 질 저하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 결과, 서울아산병원 의료비상팀은 최근 전문의의 평일 야간·휴일 당직을 축소 운영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이 지난 2008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의료비상팀은 의료비상팀 소속 호흡기내과 전문의, 간호사 등을 중심으로 365일 24시간 체제로 운영돼왔다.
간호사들이 전 병원 모든 과의 입원환자들을 모니터링하고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전문의가 초기 치료를 담당하는 형태로, 입원환자 상태 악화와 사망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서울아산병원 A 교수는 “입원환자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가보면 의료비상팀이 먼저 와서 대응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며 “축소 운영은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의료비상팀은 의정갈등 여파로 전임의 인력이 크게 줄며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B교수는 “중환자 전임의 수가 한창일 때에 비해 4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라 기존처럼 운영할 수가 없다”며 “밤에도 간호사가 모니터링은 하겠지만, 의사가 관리 감독하긴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의료비상팀 축소 운영은 단순히 입원환자 관리뿐 아니라 수술 등에도 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아산병원이 고령의 위험한 환자들에 대해서도 맘 놓고 수술을 할 수 있었던 의료비상팀의 존재가 컸다는 것이다.
B 교수는 “어려운 수술이 끝난 후 입원환자 관리를 백업해 줬던 게 의료비상팀”이라며 “의료비상팀 축소 운영으로 이제는 본인과에서 자체적으로 책임을 못 질 정도의 환자라면 교수들이 수술하기도 부담스러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병원 관계자는 “기존에는 핫라인처럼 특정 번호에 연락하던 방식에서 내과계 중환자실 당직 전문의에게 직접 연락하는 형태로 바꾼 것”이라며 “핫라인을 운영하다보니 워낙 다양한 환자들에 대해 연락이 왔고, 인력이 부족해진 상황이라 어려움이 있었다. 중증환자 중심으로 집중 치료를 하기 위해 시스템을 바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