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3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고, 이번 분기 역시 블록버스터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 프랜차이즈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릴리의 3분기 매출은 114억3910만 달러로 전년 동기 94억9860만 달러보다 20% 증가했다. 지난해 매각한 조현병 및 양극성장애 치료제 자이프렉사(Zyprexa, 성분명 올란자핀) 포트폴리오의 수익을 제외하면 42% 늘어난 수치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 매출은 31억1270만 달러,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 매출은 12억5780만 달러로 터제파타이드 성분 전체 매출은 43억7000만 달러였다. 두 제품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10억 달러에 달한다.
다만 전체 매출과 터제파타이드 매출 모두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월가에서는 3분기 전체 매출을 121억 달러, 터제파타이드 매출은 53억1000만 달러였다.
릴리는 터제파타이드가 예상치를 18% 하회한 주요 원인으로 도매 업체의 재고 감소를 꼽았다. 1분기가 끝날 무렵 여러 제형에 대한 이월 주문이 있었고 2분기 말 도매업체 재고 수준이 높아졌으나 3분기에는 도매업체 채널의 재고가 감소했다. 즉 매출 부진은 공급 부족이 아닌 도매업체들이 재고를 줄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비록 미국 판매는 도매업체의 재고 역풍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지만 제품에 대한 수요 강세는 지속적이라 보고있다. 3분기 25% 이상 성장세가 약간 가속화됐고, 제2형 당뇨병과 비만에 대한 기저 시장도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릴리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루카스 몬타르스(Lucas Montarce) 수석 부사장은 "마운자로의 전 세계 매출은 31억 달러, 미국 내 매출은 24억 달러에 달했으며, 미국 외 지역에서 7억2800만 달러로 마운자로의 견고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유럽에서 마운자로 퀵펜 출시에 계속 만족하고 있다. 현재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몬타르스 수석 부사장은 "미국에서 젭바운드는 12억 달러 이상 매출로 이어지는 강력한 성장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현재 광범위한 보험 적용 범위를 확보하고 있다. 10월 1일 기준 커머셜 부문에서 약 87% 액세스율을 보이고 있으며, 고용주 옵트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에서 일회용 젭바운드 바이알을 출시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릴리 데이비드 릭스(David A. Ricks)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마운자로와 젭바운드에 대한 수요는 강세를 보였으며, 접근성과 공급을 확대함에 따라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 연속 분기별 처방량 성장률은 3분기 25%였다"면서 "우리는 작년 하반기 대비 올해 하반기 인크레틴 의약품의 판매 가능한 용량을 최소 1.5배 늘리는 생산 목표를 계속 달성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릴리는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에 45억 달러, 아일랜드에 18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의약품 생산을 강화하기 위해 제조에 계속해서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약물 부족 데이터베이스에서 마운자로와 젭바운드가 삭제됐다.
릭스 CEO는 "시장 내 데이터를 보면 두 브랜드 모두 2분기보다 3분기에 실제 소비가 가속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수요에 미국의 부양책이 더해지면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거나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11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고 했다.
더불어 "4분기에 공급을 늘리면서 50%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4분기도 중요하지만 2025년 1분기와 그 이후의 지속적인 가속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상황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이번 분기에는 약간의 부침이 있었지만, 근본적인 성장세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강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릭스 CEO는 "릴리는 3분기에 또 한 번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으며, 작년 같은 기간의 매각한 올란자핀(Olanzapine) 포트폴리오의 수익을 제외하면 총 매출이 42% 증가했다"면서 "마운자로와 젭바운드의 성장도 인상적이지만, 종양학, 면역학, 신경과학 포트폴리오를 포함한 비인크레틴 부문 매출이 같은 기준으로 2023년 3분기 대비 17% 성장한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엡글리스(Ebglyss)와 키선라(Kisunla)의 승인, 터제파타이드, 도나네맙(donanemab), 임루네스트란트(imlunestrant), 레브리키주맙(lebrikizumab)에 대한 신규 데이터, 공급 네트워크의 주요 마일스톤 성과는 모두 인류 건강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회사가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쟁 제품인 세마글루티드 성분의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를 판매하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3분기 실적은 6일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