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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크론에 포위된 미국 맨하탄 '방콕'기

    [칼럼] 배진건 배진사이언스 대표

    기사입력시간 2021-12-26 10:24
    최종업데이트 2021-12-26 12:5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Escape From New York' 1981년 영화를 미국 위스콘신에서 본 기억이 난다. 디스토피아 관점에서 미래 1997년에 섬인 맨하탄을 거대한 교도소로 만든 것이다. 거대한 교도소 맨하탄에 헬리콥터 추락으로 고립된 대통령 구출기이다.

    12월 17일 아침 10시 30분 JFK에 도착해 맨하탄 둘째 집으로 택시를 타고 들어갔다. 맨하탄 탈출과 반대로 오미크론에 포위된 곳에 진입한 것이다. 오미크론에 포위된 상황은 가족에게서 먼저 드러난다. 둘째는 주변 사람의 감염으로 코로나19 테스트를 하고 pending 상태이다. 그러기에 집에서도 마스크 착용이다. 

    오후에 학교를 마친 큰 아들 손녀(Grand Daughter 1, GD2)-손자(GS1)가 왔다. 마스크 착용을 하고 아이들을 맞았다. 얼마 전 출간된 책 '코로나19에서 사람을 살리는 BASIC STORY'에 아들, 며느리 이름을 쓰고 사인해 전달했다. 아이들은 책에 저자가 사인하는 행위를 즐거워한다. 읽을 능력은 완전하지 않지만 그래도 소장 능력은 출중하기에 그렇게 한 것이다.

    큰 아들에게 전화를 하자 그 시간도 코로나19 테스트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란다. 9일부터 11일까지 아들이 다니는 월스트리트 투자회사가 마이애미에서 고객들과 미팅을 했다고 한다. 뉴욕에 돌아오자 회사 여기저기서 감염 소식이 들리자 큰 아들도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연이어 검사 중인 것이다. 

    결국 오미크론 유행이 치솟자 회사는 'Lockdown'에 들어갔고 1월 10일까지 재택이라고 한다. 19일 일요일 저녁 6시에 나의 가족들과 'delayed 70 생일잔치‘를 위해 레스토랑에 예약을 마쳤지만, 오미크론 덕분에 그것도 취소하자고 내가 먼저 제안했다. 난 그저 12명이 같이 한 집에서 모이자고 했다. 음식은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해 픽업했다.

    음식 값에 팁 18%는 당근 추가되고 거기에 15%가 배달료다. 배달민국과는 달리 언제 배달된다는 시간 보장도 없기에 포기하고 나와 둘째가 직접 가서 가지고 왔다. 그래도 음식이 만들어진 직후 픽업 타이밍은 좋았다. 곧 큰 아들네 5명이 도착해 12명이 함께 모였다. 코로나19 덕분에 만 2년만에 음식을 나눈 후에 케익을 둘째 손녀(GD2)가 들고 오고 생일 축하 노래를 모두 불러주었다. 할아버지는 이제 정말 만으로 70이 됐다. 

    문제의 시작은 그날 밤에 시작됐다. 셋째 손녀(GD3)가 자다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 20일 월요일 아침이 되니 지난 밤에 GD3가 열이 있고 토를 했다고 한다. 아침에 집에서 항체 테스트를 하니 양성이 나왔다. 정리가 되자 며느리는 본인이 근무하는 병원으로 먼저 갔다. 암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의료진이기에 본인의 감염 여부를 먼저 확인하기 위해서다.

    오후에 손자(GS2)도 집에서 'rapid test(바이러스 항원 검사)'를 하니 양성이 나왔다. 나와 아내, 그리고 둘째가 길 건너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트럭으로 가서 검사받았다. 줄이 길지 않은 것을 보고 나왔기에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결과를 얻기까지는 72시간 까지 걸릴 수 있다는 점은 아쉬웠다. 이제 'pending'이므로 오미크론 포로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21일 아침에 며느리의 결과가 나왔다. 양성이었다. 이미 mRNA 백신 부스터 접종까지 마쳤지만 오미크론은 돌파감염을 한 것이다. 어디서 감염이 됐나? 다만 오미크론의 돌파는 부스터 접종까지 끝낸 며느리를 밀어붙이지 못하였다. 딱 하루 정도 거의 초기 감기 증세로 목만 조금 이상이 있었다.

    한 집에 기거하는 온 가족이 오미크론의 포로가 돼 집을 나갈 수가 없다. GD3는 열이 있었다. 이틀 째 102도(F)가 넘었다. GS2는 어제 바이러스 항원 검사에서 양성이지만 오늘은 열도 없고 집에서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고 지장이 없었다. 그는 7살이라도 mRNA 백신을 두번이나 접종했기에 오미크론의 공격을 얼마나 쉽게 이기는지 현장 관찰하는 할아버지가 돼버렸다.

    늦은 밤에 LabQ에서 이메일이 왔다. 둘째와 아내는 음성이라는 기쁜 소식이 왔다. 내 소식은 도착하지 않았다. 잠을 설치다 새벽에 이메일을 열어 보니 나도 음성이었다. 감사합니다. 왜 3명은 모두 PCR 음성일까? 

    둘째는 11월 초에 부스터 접종을 마쳤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11월 24일 서울에서 확진 판정 받고 12월 5일에 음성 판정을 받았기에 현재 우리 몸에서 코로나 항체는 상당히 높게 돌고 있어서 오미크론에 저항할 수 있었다. 

    22일 아침 GS3에게 바이러스 항원 검사를 했다. 열도 없고 잘 지내는 21개월은 음성이었다. 둘째는 그래도 길 건너 코로나19 트럭에 가서 본인과 GS3 둘이 검사를 했다. PCR 음성을 다시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23일 아침 GD3는 열이 떨어졌다. 서서히 집안에서 놀기 시작한다.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아직 GS3가 'pending' 상태이므로 (물론 양성일 것은 아주 희박하지만) 집콕이다. 큰 아들 집 상황이 왔다. GD1이 양성이라는 연락이 오늘 아침에 왔다. 손자-손녀 3명이 다 감기 증세를 보였기에 오미크론 감염이라는 예상은 했다. 그러나 감기 증세는 상대적으로 심해도 GS1은 음성이다. 아무리 PCR 이라도 'Yes/No'뿐이다.

    이번 26일 일요일에 뉴욕을 탈출해 큰 아들 가족과 함께 롱아일랜드의 동쪽 끝인 햄튼의 별장에 가서 사람을 피해 조용히 지내려는 계획은 무산됐다. 어떻게 맨하탄을 탈출할까?

    ‘nference’ 이름의 미국, 인도, 캐나다 팀이 ‘Omicron variant of SARS-CoV-2 harbors a unique insertion mutation of putative viral or human genomic origin’ 논문을 발표했다. 오미크론의 스파이크 단백질 내 아미노산 3개(EPE 모티프)가 삽입됐기 때문에 감기 바이러스(HCoV)와 혼종으로 새로운 변종이 감기화가 돼간다는 주장이다. 오미크론에 삽입된 ‘ins214EPE’ 때문이다.

    생명정보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3개 아미노산만 같아 게놈 재조합 현상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그냥 오미크론과 HCoV 바이러스 게놈 서열을 가지고 ‘BLAST’만 돌려봐도 이 모티프 주위 염기 서열은 전혀 상동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 아미노산 3개(EPE)는 사람의 유전자에도 수백 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은 아미노산의 3개 시퀀스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Integrin’의 ‘RGD’를 통해 이미 오랫동안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아미노산의 역할은 3개의 아미노산이 핵심이다. 오미크론에 삽입된 ‘ins214EPE’은 감기화 역할은 분명히 하는 것이 임상적인 현실이다.

    목이 아프고, 콧물이 나고, 두통이 있다면 그것은 코로나19일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 연구원들이 경고하고 있다고 BBC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이(Zoe) 코로나19 연구팀은 감기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들 중 절반이 실제로는 코로나19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들은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에 의해 지난주 발생한 코로나19 발생의 급증에 대해 ‘폭발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필자가 뉴욕 현장에서 경험을 하는 것처럼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오미크론은 가벼운 질병이며 일부는 아예 아무 증상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해 나이가 위험인자인 일부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빌 게이츠는 “나도 연말 모임을 대부분 취소했다. 새해를 맞이하고 처음 몇 달간은 나쁠 수 있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은 3개월 미만일 것이라고 본다"며 "올바른 조치를 취하면 2022년에는 팬데믹이 끝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미크론이 최대 확산세라는 우려를 지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끝판왕으로 가게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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