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약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비임상 평가에서 동물시험 외 다양한 방법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용어를 바꾼다. 장기칩(organ-on-a-chip), 세포 기반 분석, 컴퓨터 모델링 등 비동물 시험법도 적절한 경우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의 표현을 포괄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FDA는 21일 의약품과 생물학적 제제 관련 규정에서 '동물 시험'과 '동물 연구'라는 표현을 '비임상 시험'과 '비임상 연구'로 변경하는 규칙 개정안(직접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은 임상시험 전 안전성 근거 마련 시 적절한 경우 비동물 시험법을 사용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다. '전임상'과 '시험관 내' 등 관련 표현도 '비임상'이라는 포괄적 용어로 정비된다.
FDA는 2022년 식품의약품 종합 개혁법(FDORA)에 맞춰 비임상 시험과 연구의 정의도 규정에 추가했다. 비임상 시험·연구에는 시험관 내 시험, 컴퓨터 시뮬레이션, 화학적 환경에서의 시험, 비인간 대상 생체 내 시험 등이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세포 기반 분석법, 장기칩 등 미세생리학적 시스템, 컴퓨터 모델링, 바이오프린팅 등 다양한 시험법과 기존 동물시험도 비임상 시험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이번 규정 변경이 동물시험 자체를 금지하거나 없애는 것은 아니다.
FDA는 동물연구가 적절한 경우 계속 활용할 수 있으며,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입증 기준이 달라지거나 제약사에 새로운 비용 또는 요건이 추가되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FDA는 이번 규칙과 함께 허가심사 과정에서 비동물 시험법(NAM)이 활용된 사례를 정리한 데이터베이스도 공개했다. 초기 데이터베이스에는 공개된 FDA 심사자료에서 확인된 25개 활용 사례가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FDA가 추진해 온 동물시험 의존도 축소 정책의 연장선인 것으로 분석된다.
FDA는 지난해 4월 비임상 안전성 연구에서 동물시험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기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올해 3월에는 의약품 개발에서 비동물 시험법을 활용하기 위한 검증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했다. 5월에는 일부 항암제의 비임상 안전성 평가에서 불필요한 동물시험을 줄이기 위한 별도 가이드라인도 내놨다.
한편 이번 규칙 개정안은 사전 공지와 공개 의견수렴 절차 없이 직접 최종 규칙 형태로 발표됐다. FDA는 이번 변경이 논란의 여지가 크지 않은 용어 정비에 해당해 중대한 반대 의견이 접수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대한 반대 의견이 접수될 경우 직접 최종 규칙을 철회하고, 동일 내용의 제안 규칙을 토대로 일반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한다고 했다. 의견 제출 기한은 오는 12월 7일까지이며, 중대한 반대 의견이 없을 경우 규칙은 2027년 2월 4일 발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