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여부에 따라 세계 백신회사들의 매출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Pfizer)와 모더나(Moderna)의 매출이 크게 신장한 반면 머크(Merck)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GSK) 등의 대상포진, 인유두종바이러스, 세균성폐렴 백신 판매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의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2% 급증한 146억 달러(약 16조 5180억원)에 달했다. 이는 바이오엔텍과 공동개발한 코로나19 mRNA 백신의 매출 증가에 따른 것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면 화이자의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 성장하는 데 그쳤다.
화이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로나19 백신 매출은 약 35억 달러(약 3조 9598억원)며, 2021년 한 해 매출은 260억 달러(약 29조 415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한 모더나 역시 올해 1분기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모더나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7억 3300만 달러(약 1조 9607억원)를 기록했으며, 제휴 수익 등을 포함한 총 수익은 19억 3700만 달러(2조 1915억원)다. 이는 전년동기(800만 달러) 대비 2만 4113% 성장한 수치지만 예상 증가폭 보다는 적었는데, 이는 백신 제조망 부족에 따라 충분히 공급이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추후 모더나가 한국지사 등을 설립해 코로나19 백신 공급량이 확대되면, 매출액은 더욱 큰 폭으로 성장해 연간 150억 달러(16조 9706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머크, GSK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병원 방문과 일상적인 백신 접종 등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외에 전반적인 백신과 의약품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이와 함께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집단활동 자제 등 공공보건지침의 변화도 백신 수요 감소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머크의 주력 백신 상품인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의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감소했으며, 세균성폐렴 백신은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
GSK의 대상포진 백신 매출액은 거의 절반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글로벌 보건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머크는 2020년 말까지 두 종류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이들 후보물질들의 성과가 크게 부진했었고, GSK는 자체 개발 대신 사노피의 백신 생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선택했으나 효과가 미미했다"면서 "세계 최대의 백신 제조업체인 머크와 GSK가 코로나19 백신의 생산에 크게 뒤처지거나 개발에 실패함에 따라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 등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기업들에 비해 뒤처지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