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단 회장이 의대정원 확대는 필수의료 문제에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대한병원협회(병협) 등의 의대정원 찬성 입장에 유감을 표했다.
그는 12월 열리는 정기 대의원총회를 통해 의대정원 문제에 대한 전공의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대전협은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를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었다.
박 회장은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계획과 관련, 8일 메디게이트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응급, 소아 등 필수의료 문제는 의대정원 증원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전문의 중심 의료체계 구축,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등에 대한 구체적 방안 마련이 선결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의사 수요 예측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하고 의정 간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한다. 또한, 의대증원은 의학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특히 이해당사자인 의대생들의 의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병협이 의대정원 증원에 찬성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했다. 박 회장은 현재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인데 현 병협 회장은 공교롭게도 윤동섭 연세대 의료원장이다. 의대증원 문제를 놓고 사제 지간의 의견이 갈린 셈이다.
병협 윤동섭 회장은 8일 복지부 장관 주재로 열린 지역 및 필수의료 혁신을 위한 병원계 간담회에서 “교육의 질이 우선 담보돼야 하며, 잘 훈련받은 의사 인력이 필수의료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의사인력 확충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 “현재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은 전공의 의존도가 높아 전공의들은 주 80시간의 열악한 근로환경 속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며 “대형병원의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고 전문의 채용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병상 당 전문의 수 제한이나 외래환자 수 제한,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등 대형병원 내 진료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대전협이 의대정원 이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회원들 대상 의견 수렴도 없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최근 서울시의사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전공의 92%가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그는 “정부, 의협과 의료환경 개선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12월에 열리는 정기대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