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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 혁신형 제약기업들은 어떤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가지고 있을까

    에이비엘바이오·대웅제약·유한양행·한국얀센, 바이오 인베스먼트 포럼서 사례 및 전략 발표

    기사입력시간 2019-11-01 06:44
    최종업데이트 2019-11-01 06:44

    사진: 한국얀센 송영주 부사장이 '한국얀센의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우리나라 보건의료산업 발전의 성공자는 국내 기업이나 스타트업이어야 한다. 더 큰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땅에서 글로벌 기업과 한국 기업 간의 더 많은 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관심가지고 지원해주길 바랍니다."

    한국얀센 송영주 부사장이 31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개최한 바이오 인베스트먼트 포럼에서 한국얀센의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를 발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혼자 힘으로 성공할 수 없는 시대가 오면서 오픈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몇년간 글로벌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은 물론 국내 벤처기업이나 대학교 등과 제약 기업 간의 협력 사례가 늘고 있다. 이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앞서가고 있는 기업들은 어떤 전략으로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을까.

    이날 포럼에서는 2019 보건산업 성과교류회에서 우수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보건복지부 표창을 받은 에이비엘바이오(ABL Bio), 대웅제약, 유한양행, 한국얀센의 오픈이노베이션 사례 및 전략이 공유됐다.
     
    2016년에 설립된 에이비엘바이오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공동연구개발과 신규 기술도입으로 파이프라인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대표적인 바이오 회사다. 이중항체 기술을 기반으로 항체치료제 연구 및 개발, 상업화를 기본 사업 모델로 하며, 현재 항암제와 이중항체 치료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정재호 전무이사는 "우리는 자체 연구개발 인력을 중심으로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까지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다양화한 뒤 초기 단계에서 라이센싱 아웃하는 전략으로 여러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약 20여종의 파이프라인을 항암제와 뇌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면서 "현재 동아와 유한과 같은 한국의 제약회사는 물론 미국 트리거에도 라이센싱 아웃해 같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박성수 본부장은 "아시아 제약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미국과 유럽, 캐나다 규제기관으로부터 모두 승인을 받았다. 현재 허가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3개 뿐이다. 10년만의 신약이자 고품질 제품으로, 드물게 선진국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세계 78개국에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48개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박 본부장은 "대웅은 추진하는 특정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확보하며, 동반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사들이 찾아오도록 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매년 10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진출한 모든 국가에서 10위권내 회사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가장 연구에 집중하는 분야는 소화기와 대사성 질환이며, 이 외에도 시장성이 높은 염증성 질환과 자가면역질환, 항암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혁신형 플랫폼 기술로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한양행 김종균 상무이사는 "2015년 당시 글로벌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이 일반적이었지만 국내에서는 아니었다. 유한에는 플랫폼 기술이 없고,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견줄만한 경험이나 대단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지 않아 국내 바이오텍과 대학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중개연구에 눈을 돌리게 됐다"면서 "초기 임상단계까지는 유한이 개발하고 많은 투자와 인사이트가 필요한 글로벌 임상은 글로벌사에 기술이전해, 유한과 리스크를 공유한 대학과 작은 벤처와 이익을 나누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이사는 "약 5년간 23개사에 2000억원 정도 투자했고, 이 중 80% 이상이 유한의 R&D 파이프라인과 연결된 투자였다. 5년 전 신약 과제 수에 비해 파이프라인 수가 2배로 늘었고, 최근 1년 사이에 4개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총 딜 사이즈는 3조 5000억이다. 해가 지날수록 좀 더 방향이 분명해지고 있다"면서 "2019년 투자는 2020년과 2021년을 염두에 둔 투자다. 너무나도 어렵지만 제약기업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인 중추신경계(CNS) 분야에 진출할 예정이고,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분야의 기술 개발에도 뛰어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규모가 크던 작던 많은 그룹들과 협업하면서 연구원들의 역량이 많이 높아졌다는 것을 빼놓을 수 없고, 글로벌 회사와 함께 글로벌 수준의  R&D를 하면서 유한양행이라는 회사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었다는 점도 오픈이노베이션의 힘이다"면서 "최근 1~2년간 미국 샌디에고와 보스턴에 법인설립을 했고, 이번주 호주에 있는 아델레이드에도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글로벌로 진출하기 위한 현지거점으로 깃발을 꽂았다고 볼 수 있으며, 다양한 것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국얀센 송영주 부사장은 글로벌사 입장에서 한국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해 발표했다. 존슨앤존슨은 서울바이오허브에 아시아 유일 이노베이션 파트너링 오피스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 퀵파이어 챌린지라는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송 부사장은 "매년 2곳의 훌륭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상금을 전달하고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할 권리와 다양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잇다. 2017년에는 지파워(gpower)와 뉴아인(NeEyne), 2018년에는 메디픽셀(medipixel)과 바이랩(BiLab)이 선정됐으며, 올해 수상자는 11월 5일 발표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퀵파이어 챌린지 수상자가 되면 단순히 컨설팅을 받는데서 끝나지 않는다. 선정된 회사들은 모두 투자를 유치받고 지파워는 미국 지사까지 설립할 수 있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은 퀵파이어 챌린지라는 브랜드 덕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글로벌 회사와의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권덕철 원장은 "바이오헬스산업 분야에서는 연간 700여개 기업이 창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초기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도 많이 증가하고 있지만, 창업기업의 투자여건은 여전히 녹록치 않아 기술력이 있어도 투자받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경쟁력 있는 창업기업이 투자를 받으면 훨씬 더 날개를 달 수 있는 만큼,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이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같이 협업하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