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내년부터 연간 외래진료 횟수가 300회를 넘으면 301회째 진료부터 환자 본인부담률이 90%로 높아진다. 오는 12월부터는 의료기관이 진료 과정에서 환자의 다른 의료기관 CT·MRI 이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 시행령은 관보 게재를 거쳐 공포될 예정이다.
정부는 과도한 외래이용으로 발생하는 반복·중복 진료와 환자 안전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현재 연간 365회인 본인부담 차등화 기준을 2027년 1월 1일부터 연간 300회로 강화한다. 연간 300회는 주당 약 6회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연간 외래진료가 300회를 초과하면 301회째 진료부터 건강보험 본인부담률 90%가 적용된다.
다만 질병 치료 과정에서 잦은 외래진료가 불가피한 환자를 위한 예외는 유지한다. 아동과 임산부, 산정특례 대상 중 중증장애인, 중증·희귀·중증난치질환으로 진료받는 환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같은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국민건강보험공단 과다의료이용심의위원회가 의학적 필요성을 심의해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 외래진료 이용자 약 4840만명 가운데 연간 300회를 초과해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7765명이었다. 이들의 연평균 외래진료 횟수는 344.7회였으며, 한 해 동안 1775회 외래진료를 이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외래진료 횟수는 2024년 기준 17.9회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6회의 약 2.7배에 달한다.
의료기관이 환자의 다른 의료기관 이용내역을 진료 시점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된다.
복지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양급여내역 확인시스템’을 구축하고, 오는 12월 24일부터 CT와 MRI 이용내역에 우선 적용한다. 이후 확인 대상 항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시스템은 의료기관 전자의무기록(EMR)과 연계해 의료진이 진료·처방 과정에서 환자의 의료이용내역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구축한다. 확인 대상과 방식은 심평원에 설치되는 적정의료이용심의위원회가 심의한다.
현재는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이용하더라도 개별 의료기관이 다른 기관의 진료내역을 확인하기 어려워 동일하거나 유사한 검사와 치료가 반복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이와 함께 오는 10월부터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 연말정산 추가보험료 분할납부 신청 문턱도 낮아진다. 올해 기준 본인 부담 추가보험료가 1만80원 이상이면 최대 12회까지 분할납부를 신청할 수 있다.
사업장이 건강보험공단에 연말정산 자료를 통보하는 기한도 매년 3월 10일에서 3월 31일로 연장된다.
보건복지부 유주헌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의학적으로 필요한 진료는 충분히 보장하면서 반복·과다 의료이용에 따른 환자 안전 위험을 줄이기 위한 개정”이라며 “가입자와 의료기관이 의료이용 현황과 적용기준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사전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