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의 한 자선재단이 하버드의대(Harvard Medical School)에 사상 최대 규모인 2000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쾌척했다. 하버드의대는 이 기부금을 정밀의료와 인공지능, 병원과 연구기관 간 파트너십, 스타트업 기업 지원 등에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버드의대는 최근 블라바트닉가족재단(Blavatnik Family Foundation)으로부터 정밀의료 연구를 가속화하고 인공지능 도구를 개발할 수 있도록 2억 달러(약 2250억 원)를 기부받았다. 이는 하버드의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부금이다.
블라바트닉가족재단은 전 세계 첨단 생명과학 혁신에 대산 자선활동, 특히 블라바트닉젊은과학자상(Blavatnik Awards for Young Scientists)으로 유명한 자선단체다.
이번 지원은 과학적 발견을 신속하게 유망한 치료법으로 옮기기 위한 장벽을 제거하기 위해 이뤄졌다. 하버드의대는 기부금을 ▲테라퓨틱 이니셔티브(therapeutics initiative) 투자 ▲지식 커뮤니티 활성화 ▲파트너십을 위한 가교 구축 ▲블라바트닉 하버드생명랩 롱우드(Blavatnik Harvard Life Lab Longwood) 건설 등 네 가지 분야에 사용할 예정이다.
먼저 테라퓨틱 이니셔티브 분야에서는 구조생물학을 위한 초저온전자현미경(Cryo-Electron Microscopy) 센터의 이미징 및 시각화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ryo-EM은 정교하고 복잡한 분자 기구를 전례없는 수준으로 시각화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신약 표적을 확인하고, 분자의 수차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질병에 대한 차세대 정밀치료 설계를 촉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세포 시퀀싱 기능을 향상시켜 과학자가 한 번에 하나의 세포의 즉각적인 환경 또는 미세환경의 맥락에서 세포 행동을 프로파일링하는데도 사용한다. 기존에는 복잡한 조직에서 대량의 세포를 분석해 질병과 건강을 연구했지만 단일세포 분석은 정밀도를 더 높인다. 또한 세포 행동 변화가 어떻게 생물학과 질병, 건강을 형성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기부금은 신약 후보물질을 대량으로 빠르게 스크리닝해 새로운 치료법, 특히 암에 대한 정밀 표적 치료제 발견에도 기여하는데 활용한다.
두 번째로는 새로운 데이터 기반 기술을 활용하고 연구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전문 지식을 갖춘 유망한 생체공학자와 물리학자, 전산생물학자 등을 채용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기부금을 쓴다.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증강현실의 진보를 활용해 생물의학정보학 및 데이터 과학 이니셔티브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하버드 생명과학 커뮤니티 연구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컴퓨터 및 인공지능 도구와 기술의 개념화, 설계, 개발을 가능하도록 하는 새로운 데이터 과학 핵심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세 번째로 이번 기부금은 의대 캠퍼스와 15개 부속병원 및 연구기관 연구원들 간에 유망한 파트너십을 가능하도록 하는데도 사용한다. 과학자들을 한데 모아 광범위한 생물의학 생태계 전반에 걸친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서 간 및 기관 간 연구 파트너십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버드대 학생과 졸업생, 박사 후 연구자 및 교수진이 설립한 초기 단계, 유망한 바이오텍과 생명과학 스타트업들을 위한 공동 작업 공간을 제공한다. 블라바트닉 하버드생명과학랩 롱우드는 바이오텍 산업 전문가와 학자, 투자자들의 협럭을 촉진시킬 예정이며, 하버드혁신연구소의 일원으로 다양한 자원과 자문을 제공할 예정이다.
하버드경영대학(Harvard Business School)에서 MBA를 취득한 세계적 사업가이자 자선 사업가인 블라바트닉은 "혁신적이고 획기적인 과학 연구를 지원하고, 과학적 발견을 치료법으로 신속하게 전환하는 것이 오랫동안 목표였다"면서 "하버드의대는 과학적 위대함에 대한 전통을 기반으로 이번 기부금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