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천식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흡입용 스테로이드 처방이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와 학계는 천식치료의 흡입제 처방을 높이기 위해 사용법과 인식 개선을 위한 환자 교육이 동반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를 위해 교육수가 등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전에는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에서 경구제를 우선 처방했다. 하지만 국내는 지난 2007년 치료지침을 통해 천식을 치료할 때 경구제보다 흡입제를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순천향의대 장안수 교수의 '흡입 스테로이드제제의 업데이트' 논문에 따르면 대부분 성인환자에서 흡입 스테로이드 저용량 부데소니드(400μg/일)로도 천식에 효과를 나타냈다. 스테로이드제는 용량이 높을 수록 부작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에 적은 용량으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흡입제를 우선적으로 처방하도록 했다.
그러나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2017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흡입스테로이드의 처방률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심평원의 ‘천식 3차 적정성평가 결과’를 인용한 것으로, 전체 천식 환자 중 흡입용 스테로이드 처방 환자는 30.62%이었다. 이 중 의원 처방 비율은 20.09%에 불과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흡입제 처방율이 88%, 태국 55% 등에 달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의 원외처방데이터에서도 수년간 한국MSD의 ‘싱귤레어(경구용)’가 수년간 천식치료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귤레어는 특허만료 이후에도 매년 성장해 작년에는 311억원대를 기록했다. 반면 세레타이드, 심비코트 등 ICS(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함유된 흡입제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줄었다.
이에 업계는 흡입제 처방률을 높이기 위해 ‘교육 수가’ 신설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결핵및호흡기학회와 천식알레르기학회가 함께 흡입제 교육상담에 대한 건강보험수가를 인정해 달라고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수가에 대한 검토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어 처방도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천식이나 COPD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며 “흡입제 처방이나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호흡기질환과 흡입제에 대한 교육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흡입제의 경우 구강 칸디다증(곰팡이 일종인 칸디다에 감염돼 혀나 구강 점막이 짓무르는 구강 감염 질환)을 불러올 수 있어 흡입 후에 입안을 물로 헹궈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라며 "그러나 치료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은 만큼 환자들에 충분한 교육을 통해 흡입제 처방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흡입제에 대한 교육에 더 많은 진료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교육수가가 동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브란스병원 문전약국의 한 약사도 “흡입용 스테로이드 제제와 경구용 제제가 함께 처방돼도 환자가 자의적으로 흡입용을 제외하고 조제를 주문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며 "흡입제는 사용법이나 입안 헹굼 등 사용상 주의가 필요한 만큼 흡입제에 대한 복약지도를 '특수' 수가로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