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에 대한 지나친 불안감이 전사회적으로 넘쳐나고 있다. 과학적 상식에서 벗어난 대처는 지양해야 한다."
 
대한예방의학회‧한국역학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책위원회는 10일 서울의대 기초연구동 5층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대책위에서 밝힌 주장의 논점은 지나친 위기감으로 정부의 감염 대책 방향성이 목표를 잃고 좌초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 때문에 의학적 상식에서 벗어난 과잉 대응이 넘쳐나고 있다는 게 이들의 견해다.
 
이날 감신 예방의학회 이사장은 "최근 감염병에 대한 대응이 조금 지나친 면이 있다는 판단에 기자회견을 개최했다"며 "중국 내 확진자가 3만 명을 넘은 현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중장기적으로 정확한 목표를 갖고 방역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관련 소식에 일희일비해선 안 된다. 의학적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과잉 대응의 대표적 예로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의 동선 지역에 대한 출입규제, 유치원과 학교 휴업 등 사태를 꼽았다. 아울러 외국인 전면 입국 금지 조치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동현 한국역학회 회장(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밖에 나오는 순간 5초 이내에 바닥에 가라앉게 되고 소독을 통해 하루 안에 소멸 된다"며 "현재 2, 3차 감염도 가족이거나 같이 밥을 먹는 등 밀접한 접촉이 있어야 가능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감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보고된 바로는 유아, 청소년에 대한 전파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 중장년층과 노년층, 기존 기저질환이 있던 환자들이었다. 현재 의학계에서는 소아청소년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정도로 보고 있다"며 "지나친 감염 우려로 지역사회에 2차 피해를 주는 것을 오히려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한국역학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책위원회 위원장(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은 "유치원이나 학교 등이 산발적으로 휴교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독감 등 공기감염으로 인해 감염원을 찾기 힘든 질병에 한해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기 위원장은 "또한 유행 초기에 모든 학교가 동참한다면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지금은 시기도 많이 지나 효과가 없다. 현 정책은 단지 학부모들의 불안을 해소시켜주는 정도 조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중국 내 출입금지 확대 조치 주장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이어갔다.
 
기 위원장은 "현재 중국 확진 상황을 보면 대부분이 우한지역에 한정돼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지역이 우한 정도로 사태가 심각해진다면 모를까 현재는 여행금지 권고 수준이 적정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도 "후베이성 이외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사율은 0.16%로 독감 수준이다. 전국 전역을 위기관리 경보 심각으로 상향하면 중국 내 모든 자국민을 데려와야 하는데 그렇게 투자할 자원과 인력을 적절히 분배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