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은 가벼운 증상을 보이더라도 CT검사에서 폐렴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사율은 1% 미만이고 대부분 완치되지만 드물게 폐섬유증의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다.
이에 현재처럼 조기에 의심환자를 찾아 검사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계절마다 발생하거나 풍토병이 될 가능성에 대비해 신속한 백신과 치료제 연구의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등은 이 같은 내용으로 12일 '코로나19의 중간점검-과학기술적 관점에서'를 주제로 온라인 공동포럼을 열었다. 이날 발제와 토론은 코로나19 감염의 우려로 유튜브 생중계로 이뤄졌다.
증상은 가볍지만 CT는 폐렴, 갑자기 상태 악화 주의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우준희 교수는 “코로나19는 경증 감염이 상당히 많다. 또한 증상은 가벼운데 CT를 촬영하면 폐렴이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호흡곤란이 일어나고 회복하기 쉽지 않은 경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잠복기는 평균 4.2일이며 4~7일에 집중되고 최대 14일이다. 코로나19 환자 한 명이 2.2명에게 옮기는 것(R0)으로 나타났다. 사망률은 2% 이내다. 사망자의 70% 이상이 60대 이상이고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었다. 산모에게서 태아 수직감염도 가능한 것으로 보고됐다.
우 교수는 “환자의 호흡곤란이 심각해지면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한다. 심하면 패혈증과 쇼크가 올 수 있다. 가능한 혼자가 자발적 호흡을 가능하도록 치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도경현 교수는 “초기에 증상이 가벼워도 CT에서는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는 호전되기도 하고 일부는 진행되는 다양한 경우가 있다”라며 “모든 환자가 CT검사를 받으면 좋지만 환자가 CT를 찍으려면 감염 방지를 위한 시설의 문제가 있다. 또한 환자가 위중하면 CT촬영검사실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도 교수는 “흉부 엑스레이에서도 일부 이상이 보인다. 이런 환자에서는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또한 필요한 경우에 적절한 CT촬영을 한다면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의대 이종구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위중한 환자는 발병 후 1주일만에 사망하는 사례가 있다. 무증상 환자도 1~3%에 이른다”라며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더 많은 무증상 환자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조기 발견이 많은 역학적 차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질병 초기 바이러스 분비가 가장 많고 증상 발현 24~48시간 전부터 바이러스가 검출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팬데믹 넘어 엔데믹...치사율 낮고 항바이러스제 치료 중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을 선언했다. 코로나19는 계절마다 출현할 수도 있고 엔데믹(풍토병)으로 이어질수도 있다.
이종구 교수는 “중국 정부가 지역사회 하부 조직까지 관여해서 감염 차단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중국이 1월 23일 우한을 봉쇄해서 10만명 확진 정도로 막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방역을 위해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고 환자의 임상경과나 필요한 자료를 얻는 망을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 다음 과학계와 공중보건학계, 임상의사들이 질병 특징을 찾아내고 기업체까지 관여해 신속하게 연구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신형식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코로나19의 치사율은 대부분 1% 미만이다. 우리나라의 치사율은 0.8%로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의료진의 노고가 굉장히 헌신적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신 센터장은 “칼레트라 등의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하다. 환자 자신에게 바이러스양을 낮추고 폐 합병증을 줄이고 다른 사람에게 감염을 덜 옮기는 효과가 있다"라며 "환자가 의료진들에게도 감염될 위험을 낮추고 지역사회 감염도 막을 수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경희대 생물학과 정용석 교수는 “코로나19 치료는 의료자원의 문제가 함께 개입되는 복잡한 변수가 따른다”라며 “신종 바이러스 대유행을 거치면 국가나 지역사회에서 사회적 경계를 갖게 된다. 궁극적으로 치사율을 낮추기 위해 여러가지 과학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우준희 교수는 “코로나19는 끝없이 반복되거나 여름에는 덜하다가 겨울에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팬데믹, 엔데믹으로 이어지고 매년 발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라고 밝혔다.
우 교수는 “다만 낙관적으로 보면 코로나19가 소멸될 수도 있다. 사스를 예로 들면 검역 조치를 하고 격리하면서 1년여만에 소멸됐다”라며 “코로나19도 백신이 개발된다면 희망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과제...국내서도 1700여개 약물 효과 검증 중
가장 필요한 것은 코로나19의 치료제와 백신이다. 세계 29개 기관이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고 존슨앤드존슨, 르제네론, GSK, 모더나, 길리어드 등의 기업이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립보건연구원이 백신, 치료제 등의 개발을 위해 최근 8개 연구과제를 공고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5곳이 치료제와 백신 연구개발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한국화학연구원과 파스퇴르연구소는 기존 약물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기존 약물 1700여개를 탐색하는 '약물 재창출' 과정을 거친다.
한국화학연구원 김형래 바이러스치료제팀장은 “코로나19의 치료제와 백신을 빨리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기존에 검증된 약물을 통해 새로운 약물의 효능을 검출해내는 약물 재창출 연구를 거친다. 이렇게 되면 빠른 시간 안에 코로나19 치료제를 발굴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코로나19 치료에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 에볼라 치료제 아비간 등이 쓰이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류충민 감염병연구센터장은 "화학연구원과 파스퇴르연구소가 후보물질을 탐색하고 있고 4월 초에 결과가 나올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를 인간에게 직접 투여하는 것을 주저할 수 있다"라며 "임상에 바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4월이나 5월초에 국가영장류센터에서 약물 테스트를 거일 것이고, 임상에는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라고 말했다.
류 센터장은 “빌게이츠재단 등 세계적인 다수 기관이 백신에 투자하고 있고 빠르면 4월에 바로 임상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 가능하면 올해가 가기 전에 백신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라며 "획기적인 코로나19의 치료법과 백신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 우리나라도 국가적으로 치료제와 백신을 아주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 있었으면 한다. 생명연이 동물모델을 검증하지만, 한 공간에서 동시에 연구할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 존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