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유럽에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가운데, 그 비결이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화여대 이삼봉홀에서 30일 열린 제2회 이화 헬스케어 및 글로벌 제약산업 포럼에서 셀트리온 R&D 센터 이수영 상무는 램시마의 동등성 입증 과정과 유럽에서의 성공 스토리를 발표했다.
이 상무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유럽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올해는 오리지널 시장을 50% 이상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배경 중 하나로는 오리지널 대비 저렴한 가격과 유럽의 건강보험 정책이 꼽혔다. 정부의 약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 푼이라도 더 저렴한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노르웨이는 오리지널 시장의 90%를 이미 대체한 국가로, 램시마 처방을 가속화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해 500명 대상으로 '노르웨이 스위치 연구(NOR-SWITCH Study)'를 진행했다.
이 연구는 노르웨이 보건당국이 오리지널 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교체투여 시 두 약품 간 교체 처방의 안전성과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실시한 장기 임상 프로젝트로 올해 초 그 결과가 Lancet에 게재됐다.
하지만 의약품 특성상 단순히 가격 요인만으로는 처방을 끌어내기 어렵다.
예를 들어 램시마는 유럽과 미국에서 허가받을 당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대상의 임상 자료를 제출해 적응증 외삽(Extrapolation)으로 염증성 장질환(IBD)에 대한 허가를 받았는데, 처음에는 의사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다.
이 상무는 "초반에 유럽에서 임상 의사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70% 이상이 IBD 적응증으로는 처방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며 "하지만 IBD 적응증에 대한 비교 임상을 진행, 두 제품 간에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차이가 없다는 데이터를 발표하고 나서 다시 조사했을 때는 70%가 쓰겠다고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지 싸다는 이유만으로는 의사들이 처방을 바꾸지 않는다"면서 "의사와 환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임상 데이터 구축이 필요한데, 램시마는 퍼스트 무버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데이터를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2017년 8월 기준 램시마는 1만 케이스 이상 투여됐고, 램시마로 스위칭한 4300 케이스 이상이 발표됐다"면서 "후발주자로 출시되는 제품들도 단지 가격만 저렴해서는 안 되고, 동등성에 대한 근거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