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회 원구성이 마무리되면서 하반기 보건의료 쟁점 법안들의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 등 의료계 빅이슈 법안들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법사위 구성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논란 끝에 제21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여당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맡게 되면서 의료계는 한숨 돌린 눈치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면허취소법에 적극 반대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해당 법안은 복지위 소속이었던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을 시작으로 같은 당 강병원, 강선우, 고영인 의원 등이 금고 이상형을 받은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고 재교부를 제한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2020년 6월부터 2021년 2월까지 발의했다.
주요 내용은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지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그 유예 기간에 있는 자 등에 대해 의사 면허를 취소하고 면허 재교부를 금지하는 것이다.
의사면허취소법 논의 당시 김도읍 위원장은 해당 법안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법안 통과를 극구 저지했다. 헌법은 직업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의사면허취소법은 의료행위와 관련되지 않은 범죄로 의사 자격을 박탈하려는 과잉입법이라는 것이다.
결국 해당 법안은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고 후반기에도 법사위원장을 여당인 국민의힘이 가져오게 되면서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이 대폭 삭제되거나 불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같은 변화된 분위기는 법안 통과에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걸던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의료 현장을 중심으로 법안이 너무 과도하다는 불만이 많아 수정안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과잉입법이라는 우려를 잠식시킬 수 있도록 후반기 법사위에서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적된 일부 과도한 부분에 대한 자구수정 이후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현재로선 침해 최소성의 원칙 등 의사들의 기본권 침해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단순 과실범죄에 대한 면허 박탈 부분이 제외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간호법도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대거 수정을 거쳐 통과됐지만 법사위 통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정된 간호법 대안의 핵심은 ▲간호법의 특별법 지위 삭제와 ▲의사의 지도 또는 처방 문구가 '의사의 지도하에'로 변경돼 기존 의료법과 일치됐다는 점이다.
대거 쟁점 조항 삭제로 법사위 통과가 유력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간호법이 일명 상임위에서 '기습통과'됐다는 지적도 있어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상자를 열어봐야 알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측 복지위 의원들은 민주당이 상임위 일정을 졸속으로 잡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법안이 단독 처리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상황에 밝은 한 의료계 관계자는 "법률 수정이 이뤄지긴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 민주당이 급하게 간호법 통과를 강행한 부분이 없지 않다"며 "법사위원장이 교체되고 정권도 바뀐 상황에서 간호법이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