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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마합법화로 불어오는 그린러쉬…시총 10억불 넘는 북미상장사 12곳 달해

    [해외주식시장탐구] ① 합법적 대마산업

    기사입력시간 2019-03-08 06:31
    최종업데이트 2019-03-08 10:12

    사진: 픽사베이
     
    최근 몇 년 사이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국내 바이오·제약 회사가 점차 늘고, 기술수출과 선진국 허가 취득 등 연구개발(R&D)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 비해 바이오산업의 출발이 늦었지만, K바이오는 이제 내수 한계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향하는 입구에 들어섰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해외 선진 바이오 시장에서는 어떤 분야에 투자자금이 몰리고, 어떤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지 조명하고, K바이오가 쫓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보겠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의료용 대마 사용 합법화 물결이 일면서 대마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9세기 금광이 발견된 지역으로 사람이 몰려들었던 골드러시처럼 대마가 합법화된 나라로 자금이나 사람이 몰리는 '그린 러시(green rush)' 열풍이 나타나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니라에서도 마약류관리법이 개정되면서 3월부터 자가치료 대마의약품을 수입할 수 있게 됐고, 영국과 태국도 의료용 대마 합법화 반열에 합류했다. 나아가 캐나다에서는 기호용 대마 사용까지 합법화하면서 세계 대마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합법적인 대마산업이 가장 앞선 곳은 북미지역, 특히 캐나다다. 캐나다 주식시장에는 전 세계에서 대마 관련 기업이 가장 많이 상장돼 있다.

    미국의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캐나다 증권 거래소에서 최소 149개 회사들에 대한 거래금액이 547억 달러에 이르면서 대마 관련 회사의 리스팅 수가 증가하고 있다.


    시총 10억달러 이상 대마기업 12곳…세계 최대회사 캐노피 약 158억달러 달해
     
    사진: 3월 7일 기준 시가총액이 10억 달러 이상인 대마기업(자료=북미마리화나지수 홈페이지)

    대마기업들이 거대화되면서 시가총액이 1조 원이 넘는 상장사도 늘고 있다. 뉴욕과 토론토 증시에 상장된 마리화나 관련주로 구성된 북미마리화나지수(North American Marijuana Index)를 보면 시가총액이 10억 달러 이상인 기업은 모두 12곳이다.

    시가총액 순위가 가장 높은 곳은 세계 최대 대마초 회사인 캐노피그로스(Canopy Grouwth Corporation)로, 158억 5800만 달러(약 17조 9000억 원)에 달한다. 캐노피는 북미 지역에서 처음으로 연방정부 규제와 승인 하에 공개적으로 거래가 시작된 대마초 생산기업이다. 2016년 10억 달러 밸류에이션(valuation)에 도달하면서 캐나다의 첫 '카나비스 유니콘(canabis unicorn)' 기업이 됐다.

    2017년 온타리오주에 있는 생산기업 메트럼 헬스(Mettrum Health)를 인수하고, 허쉬의 초콜릿 공장 전체를 구입해 생산 공간을 늘리면서 66만 평방피트가 넘는 허가된 생산 면적을 가진 세계 리딩 대마회사가 됐다. 올해 1월 뉴욕주로부터 미국에서 햄프를 생산할 수 있는 면허를 취득했고, 여기에 1억~1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어 2월에는 '살림의 여왕'으로 유명한 미국 기업인 마사 스튜어트(Martha Stewart)가 합류, 광범위한 칸나비디올(cannabidio, CBD) 제품 라인 개발 및 포지셔닝에 어드바이저 역할을 하기로 했다. 캐노피는 CBD에 특화된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고, 앞으로 개발하고 출시할 때 스튜어트와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사진: 대마 성분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FDA로부터 의약품 승인을 받은 에피디올렉스(자료=공식 홈페이지)

    다음은 ▲오로라(Aurora Cannabis) 105억 7500만 달러(약 11조 9000억 원) ▲틸레이(Tilray) 71억 7800만 달러(약 8조 1000억 원) ▲GW 파마슈티컬즈(GW Pharmaceuticals) 50억 8300만 달러(약 5조 7000억 원) ▲크로노스그룹(Cronos Group) 40억 7300만 달러(약 4조 6000억 원) 순으로 시가총액 상위 5위를 형성하고 있다.

    오로라는 대마초 약국 유통업체, 의료용 대마 환자 봉사 서비스, 실내 성장물 생산업체, 온실 공학 및 설계 컨설팅 회사 등 여러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했다. 연간 50만㎏이 넘는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설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에서부터 대마 재배, 유전학 연구, 대마초 및 햄프 생산, 유통,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도소매 유통까지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틸레이는 2016년 북미지역에서 처음으로 GMP 인증을 받은 의료용 대마 생산자로, 2018년 임상시험을 위해 미국에 의료용 대마를 합법적으로 수출한 첫 캐나다 기업이다. 지난해 12월 산도스(Sandoz)와 전 세계 합법 시장에서 비흡연성/비가연성 의료용 대마 제품의 판매·보급·공동 브랜드화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GW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대마 성분 의약품으로는 처음으로 승인을 받은 희귀 뇌전증 치료제 에피디올렉스(Epidiolex)를 개발한 제약회사다.

    캐나다 토론토 기반의 크로노스는 대마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2018년 2월 미국 나스닥(Nasdaq)에 상장됐다. [관련기사=캐나다 마리화나 스타트업 크로노스 美 나스닥 상장]


    담배·주류 회사들 대마기업에 투자…타 산업에서의 투자 늘어날 전망

    대마기업들의 규모가 커지고 합법적인 대마산업이 계속해서 성장하면서 기존에 대마사업을 하지 않던 기업들의 자본도 유입되고 있다.

    코로나 맥주로 유명한 미국 와인제조업체 컨스텔레이션 브랜드(Constellation Brands)는 지난해 8월 캐노피에 약 4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를 통해 캐노피 지분율은 9.9%에서 38% 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캐노피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말보로 등을 생산하는 미국 담배회사 알트리아(Altria)는  지난해 12월 캐나다 마리화나 업체 크로노스의 지분 45%를 18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버드와이저 맥주를 생산하는 앤하이저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는 지난해 12월 대마 음료 연구를 위해 틸레이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합작 회사를 설립하고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etrahydrocannabinol, THC) 또는 CBD가 함유된 음료를 연구하기 위해 각각 최대 5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금융정보사이트 벤징가(Benzinga) 최근 보도에서 전문가들은 더 큰 규모의 자본 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류와 담배, 기타 분야에서 대형 업체가 출현함에 따라 추가적인 전략적 투자가 이뤄질 수도 있고 식품, 엔터테인먼트, 소매, 포장, 웰니스, 자동차 등과 같은 산업에서도 투자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기호용도 합법화한 콜로라도주 2018년 연간세수 3000억원 달해

    대마 관련 산업이 성장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산업 성장을 위해 규제의 문을 열고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일명 '대마초의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 of Cannabis)'인 미국 콜로라도주를 꼽을 수 있다.

    콜로라도는 2012년 기호용 대마 사용까지 합법화했다. 마리화나정책그룹은 이 산업이 2015년 주에 약 1만 2500개의 직접 고용(전체 고용의 절반)을 제공할 정도로 성장해왔으며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해 마리화나는 두 번째로 큰 주 소비 수입원이었다.

    합법화된 대마초는 4년 간 상당한 양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총 세금수익 규모를 경신하는 등 콜로라도 경제에 호재로 작용했다. 콜로라도주 공식 웹 포털에 따르면 2018년 연간 세수는 2억 6600만 달러(약 3000억 원)였다. 세수는 법에 따라 공립학교자본건설보조기금(PSCCAF) 등에 분배됐다.
     
    사진: 대마 판매가 시작된 2014년부터 2019년 1월까지 콜로라도주 세수입(자료=콜로라도주 공식 웹 포털)

    이어 콜로라도는 외부투자자의 대마산업 투자에 대한 문호도 열 전망이다. 콜로라도 하원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연간 15억 달러 규모인 기호용·의료용 대마 사업을 새로운 공공 및 민간 자본 소스로 개방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현행 법으로는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회사가 콜로라도 대마 면허를 소지하는 것을 금지하고, 주 밖의 소유주는 15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새 법안은 엄격한 공시와 보고요건을 조건으로 공기업과 민간투자기업이 콜로라도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콜로라도 대마산업에서 소수자와 여성이 소유의 사업 기회를 늘리는 등 사회적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 개정안도 채택됐다.

    이 외에도 포르투갈은 유로존(Eurozone)의 일부로 자국 내 생산시설 설립을 장려하는 생산자 친화적인 규제 체계를 가지고 있다. 올해 1월 15일 제정된 규정에 따라 포르투갈 환자에게 처방된 의료용 대마를 유통하는 것과 의료용 대마가 합법화된 다른 유럽연합 회원 국가에 수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오로라는 2월 유럽 시장에서의 리더십 강화를 위해 포르투갈의 가이아 파마(Gaia Pharm) 지분 51%를 취득하고, 의료용 대마 및 파생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현지시설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2019년 북미지역 대마산업 주요 이슈는

    2018년은 합법적인 대마산업에서 주요한 변화를 많이 가져다준 해다. 캐나다와 미국 몇몇 주에서 의료용에 이어 기호용 대마 사용을 합법화했고, FDA는 처음으로 대마 치료제를 승인했다. 인수합병이나 신규 상장 등에 대한 이슈도 많았다.

    2019년은 캐나다의 기호용 대마 합법화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테스트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실적과 평가를 바탕으로 기업들의 가치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기업의 인수합병이나 지적재산권 인수와 같은 이슈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캐노피는 2018년 11월 미국 콜로라도 기반 마리화나 연구 기업인 에부(ebbu)의 자산을 2500만 캐나다달러(약 211억  5000만 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캐노피는 웰니스와 의료 영역에 모두 사용되는 카나비노이드(cannabinoid, CBD) 제품 생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처럼 상위 기업들은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하고 합법화된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의 규제 변화도 주요 변수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마리화나는 여전히 1급(Schedule I) 불법 물질이다. 그러나 주정부에서는 일부 기호용까지 합법화거나 합법화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전국주의회회의(National Conference of State Legislatures, NCSL) 자료에 따르면 2018년 21개 주가 성인용 대마 합법화 법안을 검토했다. 

    대마산업계가 미국에서 넘어야 할 가장 큰 도전과제 중 하나인 'SAFE(Secure And Fair Enforcement) 은행법'도 눈여겨봐야 할 이슈다. 이는 연방 금융 규제 기관이 대마와 관련된 합법적인 사업을 하는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에 불리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으로, 대마 산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캘리포니아주는 2018년 금융기관이 대마 산업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의회가 통과시키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올해 2월 하원 금융서비스 소위원회는 법률 초안에 대한 첫 청문회를 열었다.

    코너스톤 인베스트먼츠(Cornerstone Investments)는 최근 발표한 카나비스 섹터 2019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대마초 시장은 2018년 농업법과 미시간, 미주리, 유타주 등에서의 합법화에 이어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FDA가 주(州)간 상거래와 식품 및 의약품에 대한 CBD 적용에 대한 규정을 어떻게 개정할지 심사숙고 하고 있어 CBD 시장도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