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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호조무사 전문대 양성 주장에 간호교육계 '난색'…"표준 교육과정 개발이 우선”

    양성체계 지나치게 다원화돼 혼란 야기될 것…재교육‧현장실습 강화 등 대안

    기사입력시간 2022-03-31 07:22
    최종업데이트 2023-01-17 14:27

    전국간호교육교장협의회, 한국간호학원협회,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는 30일 오후 '간호조무사 양성제도' 관련 국회토론회를 주관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 제정의 전제조건으로 간호조무사협회가 전문대 양성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간호교육계가 전문대 양성을 적극 비판하고 나섰다. 

    간호조무사의 질적 향상을 위해선 전문대 양성 보단 지정평가 및 보수교육 강화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취지다. 

    전국간호교육교장협의회, 한국간호학원협회,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는 30일 오후 '간호조무사 양성제도' 관련 국회토론회를 주관했다. 

    양질 간호조무사 육성하려면 전문대가 최적의 해답 아니야

    이날 토론회에 모인 간호교육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전문대 양성이 양질의 간호조무사를 육성하는 최적의 해답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간호조무사양성학과가 전문대에 설치될 시 간호교육 질 관리 차원에서 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간호조무사 교육훈련기관 지정·평가제도 도입방안 연구 책임자인 서울기독대학교 이영호 교수는 "간호법 제정을 통해 전문대를 양성할 것이 아니라 교육훈련기관 지정과 평가에서 드러난 간호조무사 양성을 위한 세분화된 표준 교육과정 개발과 직업계 고등학교 간호과의 교사 기준 및 간호교사 표시를 신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임상실습의 내실화와 지정, 평가에 대한 예산확보 등에 대한 법령을 정비하는 것이 간호법 제정에서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전문대 2년 교육과정이 오히려 현재 직업계고 3년 교육과정에 비해 오히려 부실한 교육을 제공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 김희영 회장은 "간호조무사의 질적 향상 방안은 지정평가와 보수교육의 내실화가 중요하지, 무조건 전문대가 답은 아니다"라며 "직업계고에서는 3년의 교육과정을 통해 인성교육은 물론, 국가고시 응시 자격요건인 1520시간을 웃도는 약 2000여 시간의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이에 비해 2년의 전문대 교육과정에서는 교양 30%의 시간을 빼면 정작 직업계고보다 질적으로 우수한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없다. 간호조무사협회에서 주장하는 전문대 간호조무과를 일선 현장의 모든 간호조무사들이 찬성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현재 지정평가 제도를 통해 간호조무사 교육의 질적 향상이 가능하다고 봤다. 

    실제로 2017년 하반기, 2018년 상반기, 하반기 3기에 걸친 평가 시행 결과, 직업계고(41개), 간호학원 (373개) 등 414개 기관 중 17개만이 지정불가 판정을 받았다. 

    김 회장은 "지정평가 결과 지정불가가 4%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지정평가의 내실화를 통해 간호조무사 질적 향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한다"며 "이와 함께 간호조무사 보수교육 강화와 병원현장 실습에 대한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이영호 교수 발표자료

    불필요한 학력 인플레이션 조장…재교육‧현장실습 강화 등 대안

    전문대 양성과정이 불필요한 학력 인플레이션을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간호학원협회 강경희 이사는 "학원 수강생의 45%가 전문학사 이상이고 16.7%가 학사 학위 소지자로 구성된 상황에서 전문대 양성은 불필요한 학력 인플레이션이 조장할 것"이라며 "현재 간호학원 및 특성화고등학교에서 단기과정으로 취득 가능한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2년제 대학에서 양성하는 것은 불필요한 학력 인플레이션과 과도한 교육비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이사는 "전문대 간호조무학과는 간호조무사 간의 급을 나누는 행태다. 이에 따라 지위와 임금 등에서 큰 갈등이 유발될 것"이라며 " 또한 양성체계가 지나치게 다원화돼 간호관리 체계가 복잡해지며 직역 간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간호조무사 양성 교육과정 내실화를 위한 대안으론 유휴 인력 재교육과 교육 교사 확보, 현장실습 강화 등 법령정비가 꼽혔다.  

    강경희 이사는 "현재의 유휴 인력을 재교육시켜 활용하는 방안이 오히려 간호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라며 "과도한 교육비 낭비를 조장하기 보다 기존 간호조무사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명지춘혜재활병원 김정혜 교육이사는 "직업계고등학교 교·강사 확보를 위한 법령정비를 시급하게 서둘러야 한다. 1주기 지정평가 실시에서 가장 충족률 낮은 항목으로 제시된 부분이 직업계고등학교 교·강사 확보 문제다. 충분한 자격을 갖춘 교사들이 있음에도 서로 다른 업무영역의 보건교사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육시설·환경 측면에서 인체모형 등 실습기자재는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기준에 의해 전반적으로 보강됐으나 더 좋은 실습교육을 위해 모형 수의 증가 등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성대학교 미래플러스대학 장명희 학장은 "간호조무사 양성 교육훈련의 필수조건인 현장실습 시간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지역중심의 우수 의료기관들과 협력해 내실있는 현장실습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