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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타변이·무증상 감염 위험에도 방역 완화 메시지...정부가 4차 유행 자초했다"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서 정부 비판에 여야 한목소리...백신 물량 부족, 민노총 집회 등도 지적

    기사입력시간 2021-07-13 14:52
    최종업데이트 2021-07-13 14:52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의 섣부른 방역 완화 메시지로 인해 코로나19 4차유행이 시작됐다는 여야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대 등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방역 완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하면서 오히려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3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등을 향해 질타를 퍼부었다. 

    이에 정부도 일부 잘못을 시인하는 동시에 아직 4차 유행 정점을 찍지 않았다며, 추후 보다 세밀한 방역 대책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4차 유행 방역 완화한 정부가 자초…질병청 “아직 4차 유행 피크 아니야”
     
    이날 복지위는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부가 4차유행을 자초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6월 변이바이러스와 무증상 감염 위험이 예견됐음에도 불구하고 6월 말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발표하면서 국민들에게 방역 완화 시그널을 줬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6월부터 꾸준히 델타 변이와 무증상 확진자 폭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정부는 거리두기 완화를 예견했다"며 "이로 인해 순식간에 지역 주민들에게 방역 완화 메시지가 전달되고 확진세가 가파르게 상승하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춘숙 의원도 "지난 복지위 회의에서 방역을 섣부르게 완화하면 안 된다고 충고했음에도 결과가 이렇게 돼서 매우 안타깝다"며 "경제와 방역을 정부가 따로 생각하는데 방역이 곧 경제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지자체별로도 철저하게 단계 상향 등을 지킬 수 있도록 신경써달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정부의 잘못된 방역이 국민들의 심리방역까지 허물어버렸다"며 보다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조 의원은 "정부는 델타 변이가 우려수준이 아니라고 하더니 외식과 여행을 권장하고 돈 뿌리기에 치중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심리 방역까지 허물어버렸다"며 "이런 의사결정은 도대체 누가 한 것인지 (코로나19 확산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질책했다.
     
    정부의 방역 정책이 우왕자왕하면서 무게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6월 24일 국무총리가 본부장인 중대본에선 델타변이 통제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완화된 거리두기 개편 연기가 필요없다는 입장을 내놨다"며 "반면 같은 날 질병관리청장이 본부장으로 있는 방대본은 변이 확산 우려가 높아 지역별 통제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다른 메시지를 보내는 방역당국의 오락가락 대책이 이 사태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질병청 정은경 청장은 "방역당국 책임자로서 4차 유행을 통제하지 못해 송구하다. 거리두기 완화 개편 메시지가 (4차유행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며 "메시지 관리와 위험 경고 조치 등에 있어 앞으로 좀 더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본과 중수본은 매일 회의를 하며 대책을 논의한다"며 "다만 장기간 코로나19 유행상황이 지속되면서 방역 피로감과 일상-방역이 조화 등을 모색해야 될 필요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아직 4차 유행의 확산세의 피크(정점)이 어딘지 알기는 어렵지만 지금 당장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발생 추이를 좀 더 지켜보며 유동적으로 정점 이후 감소세 등을 고려해 방역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백신 물량 부족한데 사전예약은 왜 받나?
     
    지난 12일 시작된 50대 모더나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물량 부족으로 인해 중단된 사건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들은 백신 공급 관련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이번 사건이 지속된다면 국민들의 방역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하락하고 결국 방역이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방역 성공의 가장 기본은 국민의 신뢰다. 그러나 어제 50대 모더나 백신의 사전예약 과정에서 큰 혼란이 있었다"며 "국민들의 분노와 허탈감이 이런 식으로 쌓이게 되면 국민 불안만 가중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도 "모더나 사전예약이 갑자기 올스톱되면서 국민들 불안함만 늘고 있다. 약속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정은경 청장은 "3분기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충분한 공급 물량은 확보돼 있다. 다만 주간단위 공급 일정에서 유동 가능성이 있는 정도"라며 "일부 시기적 변동 가능성은 있지만 충분히 예정대로 맞을 수 있는 물량이 확보돼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광화문-민노총 집회는 별개?…비대면진료 문제점도 지적
     
    이와 함께 야당 의원들의 민노총 집회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여당 측의 반박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앞서 광화문 집회에 대해선 철저하게 위치추적까지 하더니 이번 민주노총 불법집회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며 "왜 다른 이중적 잣대를 가지고 두 집회를 바라보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광화문 집회와 이번 민노총 집회가 동일하다는 점에 납득하기 어렵다. 당시 광화문 집회 확진자는 540명이었고 이와 관련됐던 사랑제일교회 확진자가 1167명에 달했다"며 "방역과 정치는 독립돼야 한다. 야당은 이런 식으로 국민들은 현혹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은경 청장은 "유행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집회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대규모 대면 집회가 이뤄진 점에 대해선 적절하지 않았다고 본다"면서도 "아직까지 잠복기가 남아 있는 상황이고 확진자가 나오진 않고 있다. 추후 상황에 따라 전수조사도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비대면 진료에서 처방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비대면진료와 처방의 명확한 기준과 범위가 없어 무분별하게 이용되는 사례가 있다"며 "마약류로 분류되는 약을 전화나 문자로 간단히 처방받아 택배로 받은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권덕철 장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협의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