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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진, 노인질환·백신 개발만 20년…당뇨망막증 등 허혈성 치료제 파이프라인 보유

    [바이오 인터뷰] 조양제 CTO, 당뇨망막증 국내외 임상 2상 마무리·면역보조제 기반 대상포진 백신 개발도 추진

    기사입력시간 2021-07-13 05:55
    최종업데이트 2021-07-13 09:15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 기업 중 첫 mRNA 플랫폼 백신 개발에 성공한 아이진은 단숨에 뜬 벼락스타가 아니다. 이미 20년 전부터 예방의학과 항노화의 중요성을 미리 예측하고 꾸준히 연구개발(R&D)을 이어온 굴지의 바이오기업이다. 

    조양제 기술총괄대표(CTO)는 CJ(당시 제일제당) 종합기술원 근무 시절 백신 연구로 가장 잘 알려진 월터리드 육군병원에 파견을 나갔으나, 1999년 IMF 외환위기로 면역보조제를 중심으로 한 연구 프로젝트가 중단돼 한국으로 돌아오는 위기를 맞았다.

    위기는 곧 기회였을까. 20년전부터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 성인백신과 항노화 의약품의 중요성 등을 전망한 조 CTO는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을 추진하기 위해 2000년 6월 아이진을 설립했다.

    조 CTO는 "나이가 들면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은 백내장, 망막질환 등 안과 관련 질환이지만, 이에 대한 의약품은 매우 부족하다"면서 "특히 눈, 관절 등 노화와 관련된 질환들은 완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해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적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고 판단해 해당 질환을 타겟하는 연구개발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아이진을 설립한 후 2001년 5월 기업 부설연구소를 인가해 R&D 기반을 마련했으며, 2007년 지속적인 연구개발 활동을 인정받아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2009년 4월 휴온스에 욕창치료제 기술 이전한 후 2012년부터는 본격적인 기술 사업화를 추진해왔으며, 지2013년 코넥스 시장 상장, 2015년 11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이전 상장했다.

    아이진 R&D 파이프라인, 허혈성 질환과 백신 등 9건

    현재 아이진의 R&D 파이프라인은 크게 ▲허혈성 질환 치료제 ▲면역보조제 기반 백신 ▲기타로 나뉜다.

    허혈성 질환은 혈관 손상에 따른 혈액 공급 부족으로 조직이 손상되면서 유발되는 질환을 일컫는다.


    RGD-motif(인체에서 유래한 3개의 아미노산 서열)를 포함하는 폴리펩타이드 성분의 물질 EGT022를 기반으로 허혈성 질환 혁신신약(퍼스트인클래스·First in Class)은 ▲당뇨망막증 ▲욕창 ▲창상 ▲심근허혈·재관류손상 등의 치료제가 있다. 

    현재 당뇨망막증 치료제 EG-Mirotin은 RGD-motif를 포함하는 사람 유래 재조합 폴리펩타이드성분(58개 아미노산으로 구성)으로, 손상된 혈관을 동반한 비증식성 당뇨망막증의 출혈과 부종, 혈액 누출을 감소시키고 혈관을 정상화, 안정화하는 효능이 있다. 비증식성 당뇨망막증과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의 시장을 목표로, 국내외 임상2상을 마무리하고 미국 임상2상을 준비 중이다. 

    EG-Decorin으로 욕창에 대한 임상2상을 완료했으며 창상에 대한 임상2상은 진행 중에 있다. 심근허혈·재관류손상 치료신약인 EG-Myocin은 임상 2상을 완료해 현재 결과(데이터)를 분석하는 단계다.

    조 CTO는 "전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만 4억명 이상인데, 당뇨병 환자 3명 중 1명인 1억 4000만명이 당뇨망막증 환자다. 지속적으로 증가해 비증식성 당뇨망막증(NPDR)의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오는 2022년 71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해당 제품은 피하주사 방식으로 연 2~4회, 1회시 5일간 주사하며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다. 반면 현재 상용화된 루센티스는 고 비용이며 월 1회, 연간 12회 안구에 직접 투여를 해야 한다. 아일리아도 안구에 3달에 1회 안구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이며, 가격도 비교적 고가인 편이다. 또한 루센티스와 아일리아는 연령관련황반변성(AMD)을 타겟으로 하나, 아이진이 개발 중인 후보물질은 비증식당뇨망막병증(NPDR)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욕창과 창상 치료제 역시 RGD-motif를 포함하는 사람 유래 재조합 폴리펩타이드성분(58개 아미노산으로 구성)으로, 혈관의 출혈 감소와 정상화, 안정화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외용 연고제다. 창상 치료제에 대한 임상을 완료한 후 후속 연구에 대한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자궁경부암 등 임상 진전 위해 mRNA 플랫폼 활용"

    백신 파이프라인은 ▲대상포진 백신 ▲자궁경부암 백신 ▲결핵 백신과 함께 최근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 ▲코로나19 백신 등이 있다.

    조 CTO는 "대상포진은 전세계 1000명당 1.5~3.0명 꼴로 발생하며, 65세 이상은 1000명당 3.9~11.8명 수준으로 발병한다"면서 "또한 해당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돼 약 10~20% 정도는 다시 발병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2조원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상포진 백신의 방어율은 50%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머크(MSD) 백신은 생백신으로 대상포진이 농축돼 있어 백신을 맞다가 오히려 질병에 걸릴 수 있는 위험도 있다"면서 "현재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호주 등에서 허가를 받은 GSK 백신은 면역증강제 AS01을 사용하는 재조합백신으로, 혈액을 녹일 수 있는 QS21을 중성리포좀을 통해 콜레스테롤로 포장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자사가 개발 중인 제품은 양이온성리포좀을 사용해 특허에 걸리지 않으면서도 QS21을 포장하는 방식을 적용해 안전하면서 효과적"이라며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완료하고 안전성, 유효성 등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를 토대로 해외 라이센싱을 추진하거나 2상까지 진행한 다음 라이센싱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대상포진 백신의 잠재 시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mRNA 백신에 대한 임상1상을 신청하면서 눈길을 끈 아이진은 mRNA 플랫폼을 활용해 자궁경부암 백신과 결핵 백신 등도 연구할 계획이다.

    현재 단백질 기반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에 대한 임상1상 연구를 마무리했으나, 최근 가다실이 9가 백신까지 내놓는 등 레드오션의 상황에서 2상을 이어가는 것은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다시 임상1상을 설계하고 있다. mRNA 플랫폼을 적용하면 신속하게 변경·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다양한 바이러스를 예방하도록 만들어 임상1상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항원 독성 문제로 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결핵 백신도 mRNA플랫폼을 적용해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 CTO는 "결핵에는 항원 독성이 있어 단백질 기반으로 대량 배양을 하면 미생물 스스로 죽어버리는 문제가 있다"면서 "단백질 기반을 mRNA 플랫폼으로 변경하면 독성부분이 해결돼 대량생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mRNA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백신도 개발 중이며, 1/2a상 임상시험계획이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받는대로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약효는 1년정도 관찰하되 오는 9~10월 중간데이터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3상을 신청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상용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CTO는 "올해 연말쯤 3상에 돌입할 예정인데, 현재 기준으로는 내년 상반기 안에 모든 임상과 효능평가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때쯤에는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많아져서 임상시험 기간을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혈성 질환 치료제와 백신 개발 뿐 아니라 ▲각막상피보호·치유제, ▲정상 안압 녹내장 등의 혁신신약도 개발 중이며, 이들은 현재 비임상을 진행 중이다.

    다양한 R&D 파이프라인 뿐 아니라 이와 관련한 다양한 기술에 대해 특허를 출원, 등록한 상태다. 특허 등록 건수는 89건, 특허 출원은 174건에 달한다.

    조 CTO는 "설립 초기 2~3년간은 특허 관련 이슈를 대응하지 못해 대규모 라이센싱이 어려웠다. 해당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적극적으로 특허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백신 쪽으로는 특허 문제가 없는 다양한 어쥬번트(Adjuvant) 시스템을 확보했고, 리포좀과 관련해서도 특허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모세혈관과 관련해 안정화하는 선도물질을 확보했으며, 이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법(assay)도 구축했다"면서 "차별점을 살리면서도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양한 기술과 파이프라인을 보유했으나, 다른 바이오기업과 마찬가지로 자본과 인력 부족 문제가 있다. 특히 신약개발은 분석 대상 설정도 어렵고 이를 추진할 전문인력을 확보하기도 힘들다. 라이센싱 인·아웃 전략과 공동연구 등 다양한 돌파구를 찾아서 노화로 인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건강 회복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이진 조양제 CTO
    연세대 생화학과 졸업, 석·박사 학위 
    전 제일제당(CJ) 종합기술원 연구원
    전 세종대 생명과학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