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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GFR 폐암 1차치료 새 옵션 사이람자, 엑손 21 치환변이에서도 일관된 결과 강점

    RELAY 연구서 사이람자+엘로티닙 EGFR 변이와 관계없이 무진행생존기간 개선

    기사입력시간 2020-12-07 17:59
    최종업데이트 2020-12-07 17:59

    사진: 충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기형 교수가 한국릴리 온라인 미디어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EGFR 활성변이는 폐암에서 가장 흔하게 발현되는 활성변이로 엑손(Exon) 18, 19, 20, 21에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동양은 비소세포폐암의 40~55%에서 EGFR 돌연변이가 발현해 서양의 5~15%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릴리의 사이람자(Cyramza, 성분명 라무시루맙)와 엘로티닙 병용요법이 올해 전이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 승인을 받으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 받은 EGFR-TKI 1차 치료 요법이 6가지로 늘었다. 이 병용요법은 올해 7월 식품의약국안전처에서도 승인 받으면서 국내에서도 1차 치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비소세포폐암에서 사이람자-엘로티닙의 유용성은 무엇일까.

    충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기형 교수는 7일 열린 한국릴리 '국내 EGFR 활성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현황과 최신 치료 지견' 온라인 미디어세션을 통해 사이람자-엘로티닙 병용요법의 임상 결과와 의의를 소개했다.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적응증 허가는 뇌전이가 없는 전이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4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RELAY 연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사이람자와 엘로티닙 병용요법은 위약과 엘로티닙 병용요법 대비 질병 진행 위험을 41% 감소시켰다(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 19.4개월 vs 12.4개월, HR 0.59, 95% CI: 0.46-0.76; P<0.0001). 임상시험의 참여자의 74~76%에 차지하는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하위 분석에서도 일관된 무진행생존기간(PFS) 결과를 보였다.

    이 교수는 특히 엑손 19 결손(exon 19 deletion) 또는 엑손 21 치환변이(L858R substitution) 하위그룹에서도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엑손 19 결손과 엑손 21 치환변이는 약제 감수성이 다르다. 1세대와 2세대, 3세대 EGFR-TKI 표적치료제는 약물 설계가 바뀌며 개선돼왔는데 대부분 엑손 19 결손 환자에서 효과가 좋아지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엑손 21 치환변이에서의 임상적 효과는 엑손 19 결손 환자보다 낮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혈관형성억제제(antiangiogenic)와의 병용요법에 대한 여러 연구가 있었는데 대부분 연구에서 엑손 19 결손 환자와 엑손 21 치환변이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이 비슷한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혈관형성억제제와의 병용요법이 언멧니즈를 충족시켜주지 않을까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Y 임상연구에서 EGFR 변이 유형에 따른 하위군 분석 결과,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엑손 19 결손군에서 19.6개월로 엘로티닙 단독 투여군보다 7.1개월 연장됐다(19.6개월 [95% CI 15.1-22.2] vs 12.5개월 [CI 11.1–15.3], HR 0.65, 95% Cl = (0.47-0.90), p=0.0098). 엑손 21 치환군은 19.4개월로 엘로티닙 단독 투여군 대비 8.2개월 연장됐다(19.4개월 [95% CI 14.1-21.9] vs 11.2개월 [CI 9.6–13.8], HR 0.62, 95% Cl = (0.44-0.87), p=0.0060).

    또한 약 절반 정도의 환자가 EGFR T790M 변이로 인해 치료에 실패하게 되는데, 진행 후 T790M 변이 발생률이 사이람자군과 위약군 간 유사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 교수는 "T790M 변이로 치료에 실패하는 환자들에게는 오시머티닙이라는 약제를 쓸 수 있기 때문에 내성이 생기더라도 후속치료를 할 수 있다"면서 "T790M 변이 발생률이 적으면 후속치료를 받을 수 잇는 환자 수가 적어져 문제다. 그런데 비슷하게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치료가 가장 좋냐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아직 없다고 했다.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에서는 오시머티닙을 우선 치료(preferred therapy)로 꼽고 있다.

    이 교수는 "치료의 시퀀스(sequence of treatment)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 아직 직접비교 무작위배정임상연구가 없어 확고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많은 연구자들이 처음에 3세대 약제를 썼을 때보다 1세대, 2세대 약물을 먼저 쓴 뒤에 3세대 약제를 쓰는 것이 더 효과가 좋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면서 "RELAY 연구에서 병용요법이 단독요법에 비해 좀 더 좋은 무진행생존기간을 보이는 만큼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어 치료의 시퀀스에 좀 더 무게를 실어준다"고 설명했다.

    무진행생존기간을 연장시켜 오시머티닙 사용을 늦추고 생존율 측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이론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 환자는 3세대를 처음 쓰는 것보다 1세대, 2세대 약제를 먼저 쓰는 것이 더 나을 수 있고, 어떤 환자에서는 그렇지 못할 수 있다. 어떤 환자에서 변이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치료를 처음 시작하는 시점에서는 아무도 알 수 없고, 우리나라에서는 의사마다 선호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단서를 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신생혈관생성 억제제인 사이람자와 EGFR-TKI 제제인 엘로티닙은 각각 다른 기전으로 암세포를 억제한다. 이러한 이중억제 기전은 한 가지 기전을 억제하는 것에 비해 암세포의 성장을 더욱 효과적으로 억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EGFR 활성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로서 현재 급여되고 있는 기존 표적 치료제의 3상 임상시험 결과와 비교해 봤을 때, 사이람자와 엘로티닙 병용요법은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의 절대값이 긴 편에 속한다. 전반적인 치료 관점에서 순차 치료를 고려했을 때, 중장기적인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있어 주목할만한 치료 옵션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