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2023년 바이오 기대주인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상장(기업공개, IPO)이 한달가량 연기된다.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기술이전 파트너사 사업 위험성, 목표 시장 내 경쟁 심화에 따른 위험 등 증권신고서를 일부 보완, 수정했기 때문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 20일 증권신고서 정정 공시를 통해 공모 일정 변경을 밝혔다.
수요 예측일은 기존 2월 21~22일에서 3월 15~16일로, 청약예정일은 기존 2월 27~28일에서 3월 21~22일로 변경됐다.
일정 변경에 따라 상장 예정일이 오는 3월 30일로 미뤄졌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측은 "금융감독원의 통상적인 증권신고서 보완 요청에 따라 상장이 연기됐다. 상장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며 당초 목표한 3월 내로 코스닥에 상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당 액면가액, 공모 희망가, 예정 공모주식 수 등은 기존과 동일하다. 총 공모주식 수는 200만주로, 공모희망밴드는 1만6000원 ~ 2만1000원이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하나증권, 공동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 2017년 설립된 바이오벤처로, 융합 단백질을 기반으로 차세대 면역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면역항암제 ‘GI-101’과 알레르기 치료제 ‘GI-301’이 있으며, 2조3000억원의 규모의 기술이전(기술수출)을 체결했다.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GI-101’, ‘GI-301’의 임상시험과 ‘GI-102’, ‘GI-108’, ‘GI-305’ 등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에 지아이이노베이션이 게재한 정정 증권신고서에는 기술이전 파트너사 등 사업위험성을 상세히 설명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측은 "GI-101(면역항암제)의 중국지역 기술이전을 체결한 심시어(Simcere)는 1995년 설립된 연구개발(R&D) 중심의 제약기업으로 '중국 10대 혁신 제약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GI-301(알레르기치료제)의 글로벌(일본 제외) 기술이전을 체결한 국내 대형제약사 유한양행은 신약 연구개발 역량에 더해 활발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글로벌 다국적사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들 후보물질은 각각 비임상, 임상1상 단계로, 기술이전 파트너사의 임상진행 능력, 네트워크, 자금력 등 내부적인 이벤트 등의 변수로 임상 진행 지연 또는 중단해야 하는 가능성이 존재하고, 중도 해지, 마일스톤·로열티 수령 불가 등의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주요 파이프라인인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 분야의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제품과의 상호보완적으로 효능을 극대화하는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아이 측은 "GI-101은 CD80(CTLA-4를 타깃)과 IL-2 변이체(IL-2 수용체를 타깃)를 포함하는 이중융합 단백질이다. 면역항암제 중 GI-101과 같이 CTLA-4, IL-2 수용체를 동시에 타깃하는 단일 약물은 전무하지만, 여보이, 임주도, 프로류킨, RG6279(임상1b상 진행 중), 로슈 항 PD-1-IL-2 변이체(물질명 비공개, 비임상), 넴발류킨 알파(임상3상) 등 각각을 타깃하는 제품들은 시장에 출시돼 있거나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라며 "이에 따라 기존 약제인 MSD 키트루다, 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 등의 부작용을 낮추고 항암효능을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GI-101 활용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병용임상 1상 중간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GI-101은 면역관문억제제 이외에도 화학항암제, 표적치료제, 방사선 치료와의 병용요법 등 다양한 병용요법으로 사용성 확장이 가능하다"며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과도 경쟁구도 보다 협력관계로서 상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술이전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한 "이미 알레르기치료제 시장 내 여러 약제들이 있으나 치료 효과가 미미한 편"이라며 "실제 GI-301과 동일한 IgE 타깃으로 출시된 항 IgE 항체 약물인 졸레어®(오말리주맙)가 이미 시장에 나왔고, 연매출은 37억 달러(2022년 기준)에 이른다. 또한 노바티스에서 IgE에 대한 결합력이 향상된 항체인 리겔리주맙(ligelizumab)의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졸레어는 높은 IgE 레벨의 환자, 자가항체를 가진 환자 등에 효과가 없으며 아나필락시스 부작용이라는 위험성도 있다. 리겔리주맙은 졸레어가 승인받지 못한 만성 유도성 두드러기와 땅콩 알레르기를 대상으로 임상을 수행 중이나,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아이 측은 "반면 GI-301은 생체 내에 존재하는 고 친화력 IgE 수용체의 서열 일부를 잘라 만든 것으로, 기존의 항 IgE 항체들과 비교할 때 면역원성이 낮고 안전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항 IgE 항체와 달리, 비만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자가항체인 항 FcεRI 항체와도 결합해 그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증상을 억제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해당 임상은 초기단계인만큼, 신규 경쟁업체의 진입, 경쟁 파이프라인 연구개발 진전, 의학적 미충족 수요의 변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등장, 경쟁사의 가격 정책·마케팅 전략의 변화, 당사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 지연 등의 이유로 시장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재무상태와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프라인 뿐만 아니라 핵심인력의 이탈 위험, 공모 자금 사용에 관한 위험, 임원의 겸직에 따른 위험 등이 상존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지아이 측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이번 공모를 통해 유입된 자금을 현재 임상 1/2상에 진입한 GI-101의 미국·한국 임상시험 등 임상개발과 연구개발, 시설자금,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오는 2023년 하반기까지 약 1년간 GI-101에는 34억원, GI-102에는 35억원, GI-301 17억원, GI-108 54억원이 소요될 것이며, 연구설비와 특허 등에는 11억원 가량을 사용하고 인건비와 관리비 등에는 46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공모자금 사용 계획에도 불구하고, 당사의 임상 개발이 지연되거나 임상 시료 생산에 문제가 발생할 시 신규 기술이전 계약 체결에 실패하거나, 기 체결한 기술이전의 마일스톤 수령이 지연돼 실적 성장성·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비용투입에도 연구개발 실패 또는 시장 경쟁의 강화 등의 요인으로 예상한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 당사에게 재무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임원인 이병건 대표이사, 남수연 사장 등이 지아이이노베이션과 계열회사가 아닌 타사에 겸직하고 있어 내부 정보가 유출되거나 경영의 집중도 저하, 경영의 투명성 및 독립성 훼손 등의 가능성이 상존해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공모가액 산출시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의거해 기술성장기업으로, 신규상장 심사요건 중 제1항 제2호의 경영성과 및 시장평가 요건을 면제받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액은 35억원, 영업손실은 -688억원, 당기순손실은 -668억6700만원이었다. 올해 역시 -537억원의 영업손실과 -537억원의 순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지아이 측은 "희망공모가액의 범위는 연구개발 중심회사로, 현재 시점의 경영성과가 아닌 사업계획에 따라 자체적으로 미래 경영성과를 추정하고 비교대상기업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을 반영해 산출한 것이다. 즉 실질적인 가치를 의미하는 절대적인 평가액이 아니며 그 완결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서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주가 희석화 위험도 있다. 미행사 주식매수선택권은 총 188만274주(상장예정주식수의 8.55%)며 이중 81만6274주는 행사기간이 도래해 즉시 행사 가능해 주식수의 증가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이번 공모를 통해 320억원(주당 단가 1만6000원 기준)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시장상황의 악화, 기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의 발생 등으로 신주모집 공모를 진행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고했다.
지아이 측은 "이번 공모를 진행하지 않더라도 자체 보유하고 있는 현금, 현금성자산 등의 활용을 통해 올해까지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 또한 추가 기술이전 등으로 현금유입이 이어지면 지속적인 영업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예기치 못한 사유로 기존에 체결한 기술이전계약에 따른 마일스톤을 달성하지 못하거나 연구개발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되면 당사의 사업계획과 수익성, 재무구조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등의 추가 자금조달로 인해 최대주주등의 지분율이 감소하면 향후 당사의 경영권 안정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코스닥시장 상장 이후 당사 유통주식에 대한 접근성 증가, 주요 경영진의 의무보유 기간 경과 이후 지분 매각 등에 따라 상장일 이후 경영권 변동 등으로 경영권 변동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주의해달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