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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의료 지키려면 공무원 의사 뽑아야…지역의사제로는 불가능"

    대공협 박재일 회장 "공공의료 담당할 별도 커리어 트랙 필요"…공보의 지역의료 활용 위한 복무기간 단축 주장도

    기사입력시간 2026-06-12 12:19
    최종업데이트 2026-06-12 12:19

    대전협 한성존 회장, 대공협 박재일 회장, 대한의학회 김유일 정책이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료취약지와 도서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공무원 신분으로 공공의료에 장기 종사할 의사를 별도로 선발∙양성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 박재일 회장은 12일 가톨릭대 성의교정 옴니버스파크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학술대회 지역의료 세션에서 “10년 의무복무를 골자로 한 지역의사제로는 섬과 같은 취약지까지 커버하긴 힘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공무원 신분으로 장기적으로 공공의료를 책임질 별도의 의사 선발 제도를 만들고, 이들이 보건지소, 지방의료원, 도서 지역 등 공공의료 영역에서 장기 근무하도록 하는 체계를 설계하자는 취지다.
     
    박 회장은 “공보의는 임기제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해경, 119 응급구조사, 간호직 공무원처럼 섬에 갈 수 있었던 것”이라며 “의사를 포함한 민간인을 인센티브만으로 섬에서 일하게 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의사제로도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전남에서 10년간 의무복무한다고 해도 그 사람들이 섬에서 근무하려 하겠느냐”며 “어떻게든 광주에 조금이라도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가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이렇게 선발한 의사는 민간 의료기관 취업이나 개업을 전제로 한 기존 의사 경력과는 달라야 한다고 했다. 공무원으로서 장기적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되, 의사 면허를 가진 공공인력으로 보건소장, 지방의료원장 등으로 성장할 수 있는 별도 경력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방 간호직 공무원이 처음에는 서해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다가 나중에는 보건소로 이동하듯, 의사직도 별도의 커리어를 설계해야 한다”며 “그래야 섬을 포함해 실제로 커버하고 싶은 공공의료 영역까지 커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사제로) 인간을 가두고 의무복무와 면허 박탈 같은 방식으로 통제하는 걸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계약형 지역의사제로 섬에서 근무할 의사까지 구하려면 5000명 정도는 뽑아야 될 거다. 말이 안 되는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한성존 회장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선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회장은 “지역의 인구는 줄고 있고, 환자는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대부분 서울 대형병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가기 때문”이라며 “의사의 역량은 충분한 경험과 고민에서 나온다. 젊은 의사들이 환자가 많은 곳에 가고 싶어하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환자가 적은 지역에 젊은 의사들을 배치하고 역량을 키울 기회를 앗아가는 건 역설적으로 해당 의사들의 역량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지역환자의 이탈을 더 가속화할 것”이라며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아닌 강제 배치는 성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션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기 방안으로는 공보의를 적극 활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데도 의견이 모였다. 현역병 대비 긴 복무기간 단축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한의학회 김유일 정책이사는 “2000년대 초반엔 의과 공보의가 3000명 이상이라 보건소, 보건지소, 지방의료원은 물론이고 일부 민간병원까지 커버가 가능했었다. 그래서 오히려 응급실 미수용 문제도 없었다”며 “공보의 확보만 잘 돼도 지역의사제, 국립의전원 배출 인력 없이도 당장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박재일 회장은 “위기에 처한 공보의 제도를 살리기 위해선 현재 36개월인 복무기간을 최소 24개월 정도까지는 줄여야 한다”며 “복무기간 단축이 어렵다면 현역병 18개월보다 공보의를 선택할 유인이 있을 정도의 처우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