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때려쳐. 이 XX야. 꺼져. 인간같지도 않은 XX 말이야." (아주대의료원 유희석 원장이 이국종 교수에게)
13일 MBC가 보도한 아주대의료원과 이국종 교수와의 갈등이 담긴 녹취파일이 온라인상에서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아주대의료원이 권역외상센터 인력을 절반밖에 채용하지 않은 데다가 권역외상센터 환자들을 일반병실로 받아주지 않아 병실이 모자라거나, 헬기 사용 자체도 중단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 때 병원이 권역외상센터에 지원되는 신규채용 예산 22억원을 제대로 쓰지 않아 외상센터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지적을 되풀이했다.
이 교수는 방송에서 “닥터 헬기는 들어오지만 기존의 우리 간호사들이 몸을 짜개서 (헬기 출동) 나가고 있었다. 근데 (예산이)다 잘리고 67명 중에 30여명만(채용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해)보건복지부와 경기도 국정감사까지 했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라며 ”현장에 있는 사람들로서는 최고 단계까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다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헬리콥터도 계속 못들여오게 했다. 새 헬기를 사달라고 한 적도 없다. 헬기가 날 수만 있으면 되는데, (이것도 못하게 하는 것은) 너무 한다”라며 “지난해 외상센터는 한 달을 가동하지 못했다. 병실은 저기(본관에) 줄줄이 있는데 안 줘서(가동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요즘은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든다. 중증 외상환자를 위한 핵심가치를 이행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사회의 한계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의원들, 언론, 정부 등에서 많이 도와줬지만 일선 의료기관에서 중증 외상환자를 살리는 핵심 가치를 이행하지 못한다. 많은 예산을 배정해줬음에도 아직 더 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닥터헬기와 소방특수대응단 헬기가 출동해 36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굉장히 좋아 보이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모든 시스템이 갖춰져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 자리에서 내일이라도 당장 닥터헬기는 고사하고 권역외상센터가 문을 닫아야할 이유를 대보라면 30여 가지를 쏟아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이 교수는 “아주대에 간호인력 충원 예산으로 22억원이 내려왔다. 간호사 67명을 증원할 수 있는 예산에서 집행부 회의를 통해 36명만 증원하고 나머지 예산을 기존 인력에게 사용했다. 이에 대해 센터장으로 책임을 느낀다. 여전히 비행할 간호사 부족으로 괴로움에 많이 시달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예산을 돌려막게 한 것에 대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올해만큼은 센터장으로서 막았어야 했다. 중간 입장에서 예산 부분을 어떻게 책임질지 매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의사나 기관장들이 닥터헬기 소음 민원에 대해 많이 예민하다. 헬기 소리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닥터헬기 사업 운영하는 자체를 싫어하는 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아주대의료원은 소음 민원과 의료진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교수의 문제제기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교수는 2달간 태평양 인근까지 다녀오는 해군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떠나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