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 부처 장관들이 힘을 실으면서 카이스트(KAIST)와 포스텍(POSTECH)의 의대 신설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에서 열린서 열린 ‘대전 과학기술디지털혁신기업인과 대화’에서 카이스트가 추진 중인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 설립을 긍정 검토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이스트는 앞서 2026년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과기의전원을 설립하겠단 청사진을 공개했지만, 의대정원 문제가 얽혀있는 탓에 의료계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다. 실제로 관련 부처인 교육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도 선뜻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직접 카이스트 의전원 사업을 언급하면서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하던 논의에 힘이 실린 것이란 분석이다.
마찬가지로 연구중심의대 설립을 추진 중인 포스텍 역시 최근 관련 부처 장관들이 잇따라 방문하며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다. 포스텍은 올해 의과학대학원 개원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연구중심의대 설립과 함께 900병상 규모의 스마트병원을 세운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1월에는 복지부 조규홍 장관이 포스텍을 찾아 의사과학자 양성에 대한 학교 측의 의견을 들었고, 지난 3일에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포스텍을 방문해 연구중심의대 설립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처럼 두 대학의 의대 설립이 탄력을 받는 모습이지만 의료계는 여러가지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선 카이스트, 포스텍에 의대가 신설되면 의대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게 큰 이유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정원에 줄곧 반대해온 데다 최근엔 간호법, 의사면허취소법 등 부정적 이슈가 많은 탓에 의대정원 논의를 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의협 관계자는 “현재 간호법과 관련해 보건의료인력 구성의 대혼란이 초래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의대정원 논의는 어렵다”고 했다.
의료계는 또 의대 신설 대신 기존 의대들이 의사과학자를 양성할 수 있도록 투자를 늘리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기특성화 대학들의 의대 설립이 과거 야심차게 시작했다 실패로 결론난 의학전문대학원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단 우려도 제기한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신찬수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기존 의과대학 대상 연구중심의대 지원 사업을 제안하며 “이미 전국 40개 의대들은 관련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지원하면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특성화 대학들은 졸업생이 임상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의료계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별도의 법적 장치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단 입장이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우선 의대정원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걸 전제로 “우리 입장에서도 열심히 양성한 의사과학자가 임상으로 빠져나가는 걸 원치 않는다”며 “향후 카이스트 의전원 졸업생들이 임상의로 가지 않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어 “강력하게 조치한다면 임상에서는 쓰일 수 없는 면허를 만든다든가 하는 방식도 있을텐데, 관련해선 복지부나 교육부에서 더 고민을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