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적어도 10월 초부터는 위드코로나(With covid-19) 방역 전략이 시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방역 전환의 소요 기간이 오래 걸릴뿐더러, 거리두기 방역 효과가 사실상 사라져 최대한 빠른 방역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의대 김윤 교수는 3일 '지속가능항 k방역 2.0 준비를 위한 국회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의 방역 전략을 두고 '방역 사대주의'라고 언급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정부는 현행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 조치를 10월 3일까지 4주간 추가로 연장하기로 밝혔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TTI(Test, Trace, Isolation, 검사, 추적, 격리) 등 역량을 강화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만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우리나라 상황에 맞지 않는 방역"이라며 "이는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유럽과 미국 등에 적합한 방역 체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방역 사대주의에 빠져 적합하지 않은 방역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사회적 약자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만 피해를 보고 정부는 방역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며 "이제는 근거없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벗어나고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방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위드코로나 주장이 방역을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급격한 변화가 확진자 수를 대폭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낮추고 국민참여형 방역과 코로나19 대응 의료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김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를 갑자기 완화하면 확진자가 대폭 늘어난다. 마스크 쓰기와 환기 등 개인 방역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TTI 등 역량강화와 진료역량 확대가 필요하다"며 "보건소 방역 인력을 2배로 늘리고 지금처럼 기계적으로 병원들에 코로나19 중환자실 병상을 전체 병상의 1~1.5% 규모로 내놓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감염병센터를 지정해 인력과 시설, 장비를 확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현재 정부가 확보한 코로나19 병상 가동 비율은 60~70% 정도지만 현장에선 입원을 못하는 대기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국립중앙의료원을 컨트롤타워로 두고, 중환자와 중등증환자를 합쳐 하루 최대 확진자 1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드코로나를 실행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로는 10월 초가 꼽혔다.
김 교수는 "정부는 11월 중순 정도를 위드코로나 적정시기로 보고 있지만 10월 초에 50세 이상 고위험군 접종이 완료되면 어느정도 위드코로나 준비가 완료됐다고 볼 수 있다"며 "10월 초와 11월 중순의 백신 접종률 차이는 20%로 사회 전체 면역력 차이론 7%다. 이걸 위드코로나가 불가능한 결정적 차이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위드코로나 전환을 위한 소요기간이 4~6개월 정도 걸린다고 보면 11월에 시작해도 내년 4월은 돼야 위드코로나가 완료된다"며 "정부가 만약 10월에 시작하지 않으면 이는 백신 접종 부족 때문이 아니라 정부의 준비 부족 때문이다. 추석 전후로 관련 로드맵 발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의대 오주환 교수는 "최근 진행된 연구결과 4단계 거리두기 이후 상업적 방문을 위한 이동량은 줄지 않았고, 근무지로 가는 이동량은 초기에 줄었다. 그러나 2주후 근무지 방문량도 원래대로 돌아왔다"며 "이제 행정명령에 따른 국민들의 이동량 차이는 없다고 봐야 한다. 거리두기를 통한 방역 효과는 어느정도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거리두기 이외 방역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선 규제 중심 보다 국민참여 방역으로 마스크와 환기 등 개인위생을 강조하는 방향이 적합하다. 또한 디지털 추적관리와 격리를 위한 ICT 시스템 구축이 방역 자원을 절약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