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 제24기 회장 선거가 시작되면서 각 후보들의 정책 공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전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4일 기호 1번 김진현 후보와 기호 2번 한재민 후보의 정책 공약집을 공개했다. 기존 대전협 집행부로 경험과 관록이 돋보는 후보와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공동 위원장으로 소통을 강조하고 나선 후보의 대결이다.
선거운동은 10월 9일까지 진행되고 투표는 10월 5일부터 9일 오전 각 날짜 9시부터 오후6시까지 선거권이 있는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전자투표 방식으로 선거가 이뤄진다. 대전협은 앞선 22기 선거부터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이번 선거 총 참여 인원은 1만 2200여명(선거인명부 기준)으로 회비 납부와 상관없이 투표 참여가 가능하다.
김진현 후보, 회무 경험과 관록 강조…전공의 보호 강화‧투쟁동력 확보‧소통 강조
우선 김진현 후보는 기존 대전협 부회장으로서 회무 경험과 관록을 강조했다. 기존에 다듬고 있던 전공의법의 보호 문제나 수련환경평가위원회 관련 사안을 해결하면서 잘못된 의료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회무의 연속선상에서 연차별 수련 교과과정과 지도전문의 제도 정착,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수련환경 개선 및 기피과 보완책 마련) 등 전공의 보호책이 눈에 띈다.
김진현 후보는 "저에겐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과 정보력, 연륜이 있다. 거대 여당과 정부를 향해 지속 가능한 현명하고 강력한 투쟁을 이끌고자 한다"며 "전공의 노동조합을 전국 병원에 조직화해 언제든지 합법적으로 안전한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김 후보는 "상설투쟁기구(전공의 노조), 상설감시기구(정책추진과 법안 발의 감시), 의정협의체(협상) 3개의 축으로 전문적이고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겠다"며 "의대생과 전공의, 전문의로 구성된 젊은의사 협의체도 공식 발족해 강력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전공의가 차별없이 전공의법의 보호를 받도록 하겠다. 수평위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국회와 유관단체 등 가능한 모든 채널을 통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전공의 수련을 위해 수련 커리큘럼 개정과 지도전문의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도 힘쓰겠다"고 전했다.
김진현 후보는 9.4 의정합의 이후 전공의 단체행동 지속 여부 결정 과정에서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진현 후보는 "단체행동 동안 회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의사결정 구조의 한계와 문제를 깨달았다. 회원들에게 실망과 혼란을 끼쳐 죄송하고 반성한다"며 "그러나 이런 문제를 책임지고 개선하겠다. 전체투표와 전공의 대나무 숲을 도입해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반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대표 한 명이 결정이 아닌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고 서로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대한의사협회 거버넌스 개혁과 더불어 대전협 감사 제도를 이분해 상임감사기구를 설치하고 중요한 안건은 전체투표를 진행해 의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재민 후보 "대전협 회복시키고 대의원회 권한 되찾겠다"
반면 한재민 후보는 대전협의 회복과 대의원 중심의 회의 운영을 가장 큰 목표로 세웠다. 최고 의결기구가 대의원총회임에도 실질적 의사결정과 회의 진행 권한이 회장에게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문제제기다.
특히 전공의 회원간 정보의 불균형이 심하다는 측면에서 한 후보는 대의원 중심의 총회 진행과 온라인 송출 채널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의원총회 안건을 사전에 공개하고 회의 직후 속기록 전문을 공유하겠다는 게 주요 공약이다.
한 후보는 "대전협 최고 의결기구는 대의원총회다. 그러나 단상에는 항상 집행부가 자리하고 있다"며 "보안이라는 명분으로 모든 전공의 개개인에게 공유돼야 할 정보도 차단됐다. 반면 불필요한 유출과 허위 사실들은 막지 못했다. 이는 회원들의 건강한 의사결정을 심각히 저해했다"고 전했다.
한재민 후보는 지역별 소통채널 운영과 노동조합 분리도 주장했다. 기존 대전협 소통 채널이 중앙집권적 하향식 정보전달이 주를 이루다보니 일부 전공의들이 의사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의견 개진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한 후보는 △지역이사 상설 운영 △지역별 모임 및 소통 독려 △회원과 협의회 간 정보전달체게 구축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노조 문제도 대전협 집행부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방향이 설정되지 않도록 막겠다는 입장이다. 한 후보는 "전공의 노조가 갖는 협상력을 최대한으로 유지함과 동시에 전공의 수련 환경과 전공의들이 경험하는 의료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과 정관이 짜여져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중앙집권적 노조 운영에서 탈피해 병원 단위별 노조를 활성화하고 집행부와 노조의 권한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기존 집행부에서 논란이 됐던 기금운영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협의회 예산과 분리된 기금의 운영과 관리는 전문적인 자문을 거치겠다"며 "기금의 이관에 있어서는 의사를 필수적으로 묻고 기금 사용 방향과 운영안은 논의를 통해 정하고 충분히 공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