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퇴원 후 45일간 경구용 항응고제를 사용하는 것은 치명적 혈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비치명적 증상이 있는 혈전 발생률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도날드 앤 바바라 주커 의대(Donald and Barbara Zucker School of Medicine) 알렉스 스피로풀로스(Alex Spyropoulos) 교수는 2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8) 핫라인 세션에서 MARINER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퇴원 후 혈전 예방을 위한 자렐토(Xarelto, 성분명 리바록사반) 사용을 조사한 연구로,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도 동시 게재됐다.
입원 기간 내과환자에게는 혈전 예방을 위해 정맥내점적주입 또는 주사제 형태의 항응고제 사용이 권고되지만, 진료지침에서 퇴원 후 항응고제 사용은 권고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퇴원 후 증상이 있는 VTE 입원률은 첫 21일간 2배 이상 높고, 퇴원 30일 이내 치명적 폐색전증 위험을 5배 증가시키는 것과 연관성 있다.
MARINER 연구는 혈전을 예방하기 위해 퇴원 후에도 경구용 항응고제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정맥혈전색전증(VTE) 위험이 있는 내과 환자에서 증상이 있는 VTE와 VTE 관련 사망 위험을 줄이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행됐다. 임상시험에는 36개국에서 1만 2024명이 등록됐다.
환자들은 퇴원하면서 무작위로 45일간 하루 1회 경구용 리바록사반 10㎎ 또는 위약 사용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일차 유효성 평가변수는 증상이 있는 VTE와 VTE 관련 사망이었고, 주요 안전성 결과는 주요 출혈이었다.
연구 결과 퇴원 후 45일간 리바록사반군에서 50명(0.83%), 위약군 66명(1.1%)이 증상이 있는 VTE를 앓거나 VTE 관련 원인에 의해 사망했다. 증상이 있는 VTE 발생만 조사했을 때 위약군(0.42%)보다 리바록사반군(0.18%)에서 발생이 더 적었다(HR 0.44).
탐색적 이차 복합 평가변수로 증상이 있는 VTE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리바록사반군의 1.3%, 위약군의 1.78%가 이벤트를 경험한 것으로(HR 0.73) 나타났다.
주요 출혈은 리바록사반군의 17명(0.28%), 위약군의 9명(0.15%)에서 발생했고, 치명적인 출혈 발생은 매우 적었으며 두 그룹간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스피로풀로스 교수는 "입원 중 감독 하에 항응고제를 사용하는 것은 내과적 질환(medical illness) 환자의 혈전 예방에 도움되지만, 이 기간이 지나도 혈전 위험은 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퇴원 후 사용을 위한 경구용 항응고제 처방이 주요 출혈은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비치명적 혈전 위험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내과 질환자의 상당수에서 비치명적 혈전에 대한 공중보건 부담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