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항공우주국(NASA)과의 공동연구로 우주선에 오르기도 했던 골다공증 신약 후보 물질이 안전성 등에 발목을 잡히면서 허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미국 FDA는 최근 로모소주맙 승인 신청 1년 만에 최종 반려 통보하면서 추가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로모소주맙은 암젠과 UCB가 공동개발한 약물로 골 형성에 항신진대사적 효과를 가지는 당단백질 스클러로스틴(sclerostin)을 표적으로 한다.
FDA에 접수한 문서는 여성 환자 7180명을 대상으로 한 FRAME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로모소주맙은 위약 대비 척추 골절 발생을 73% 줄였고 심혈관 위험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핵심 2차 평가항목인 비척추 골절을 놓쳤다.
FRAME에서 비척추 골절 발생률은 로모소주맙군이 1.6%(56명)로 위약군 2.1%(75명)보다 낮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약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 참여한 인구집단의 위약군 비척추 골절률이 기대 이하로 낮았다"면서 "이는 지리학적으로 라틴 아메리카 지역 사람들의 참여 비중이 높아서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4월 말 FDA 허가를 받은 경쟁제품 팀로스(Tymlos)가 기저 연령과 폐경 시기, 앞서 골절 발생 여부 등과 무관하게 척추 및 비척추 골절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한 것과 비교된다.
4093명을 대상으로 한 ARCH 연구에서는 1차 및 핵심 2차 평가항목을 충족시켰고 폐경기 후 여성 골다공증 환자에서 현재 표준 치료제로 사용 중인 MSD의 포사맥스(성분명 알렌드로네이트) 대비 신규 척추 골절 발생을 50% 감소시켰다.
그러나 12개월째 심질환 관련 심각한 이상 반응 발생률은 2.5%로 포사맥스 1.9%보다 높았다.
FDA는 FRAME과 ARCH 연구와 함께 아직 발표하지 않은 3상 임상 BRIDGE 결과를 모두 합해 신청하도록 요청했다.
ARCH와 FRAME은 폐경 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인 반면 BRIDGE는 남성 환자 245명을 모집해 포함·제외 기준이 다르다. 암젠이 폐경후 여성을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는 것과 BRIDGE의 효능 데이터는 무관하다.
그럼에도 FDA는 우선 로모소주맙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겠다는 것이다.
심혈관 안전성 프로파일을 명확하게 입증한 대규모 임상 연구가 있다면 FDA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지만 현 단계에서는 자칫 허가 라벨에 제한이 생겨 블록버스터 약물에 도전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로모소주맙의 치료 혜택이 상당한 만큼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로모소주맙은 2011년 우주왕복선인 아틀란티스호의 최종 미션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당시 스클러로스틴 항체가 골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전임상 실험이 우주에서 진행됐다.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항체를 주입한 쥐에서 골 형성이 증가하고 골격과 골 강도가 개선됐는데 이는 지구에 남겨진 쥐와 유사한 상태였다.
또 FRAME 연구에서 로모소주맙 1년 치료 뒤 암젠의 또 다른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으로 1년 더 치료한 환자의 골절 발생 위험은 위약 1년 치료 후 프롤리아 치료로 전환한 환자보다 75%나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