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업무 수행 중인 공중보건의사의 45.7%가 높은 업무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천시 서울동부구치소에 근무하는 한상윤·최세진 공보의 등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연구논문을 최근 'BMC Psychiatr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0년 8월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코로나19 방역과 치료 업무 경험이 있는 공보의 350명을 대상으로 지각된 스트레스와 범불안장애 등 정신건강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결과, 응답자의 45.7%가 높은 업무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었고 34.6%는 업무에 대한 낮은 자기 효능감을 경험하고 있었다. 또한 11.4%와 15.1%는 불안과 우울을 경험하고 있었다.
특히 높은 우울감은 주당 45시간 이상 근무를 하거나 선별진료소에서 근무를 할 경우 아닌 경우에 비해 각각 교차비(상대위험도)가 3.2배, 6.07배로 나타났고 높은 불안감도 선별진료소에서 근무 시에 8.41배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한 적절한 보호구의 공급과 적절한 경제적 보상이 지급되는 것이 공중보건의사들의 낮은 스트레스와 연관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전염병 최전선에서 근무하는 동안 개인 보호 장비의 불충분한 공급이 공보의들의 우울증과 불안, 스트레스와 연관된다는 이번 연구는 앞선 독일과 이탈리아 등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며 "팬데믹 상황에서 공보의들에 대한 개인 보호 장비의 충분한 공급과 적절한 휴식시간 분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업무 중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정서적으로 피로를 쌓이게 하고 양성 환자와 자주 접촉하는 의료진의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라면서 "감염병 업무를 마치고 원래 직장으로 복귀한 뒤 지역 주민들과 주변인들의 낙인효과도 불안과 우울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실제로 앞선 리비아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코로나19 업무를 수행하는 의료진에 대한 낙인과 의료진의 우울 및 불안이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이 밝혀지기도 했다.
특히 연구팀은 코로나19 업무에 따른 충분한 금전적 보상이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인다는 점에서 적절한 경제적 보상이 지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작업 환경의 위험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도록 공보의에 대한 보상 시스템 적용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의료종사자에 대한 적절한 정신 건강 지원 시스템도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공협 임진수 회장도 "지금까지 코로나19 방역 일선에서 근무하는 공보의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을 소외돼 있었다"며 "지금이라도 근무시간 조정 등을 통해 공보의들의 소진을 막고 정신의학적 지원과 사회경제적 지원에 차질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