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 대부분이 하나 이상의 동반질환을 가진 가운데, 심혈관질환을 함께 앓는 경우 중증 급성악화 위험과 의료비 부담이 모두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근경색이나 허혈성 뇌졸중을 동반한 COPD 환자는 1년 안에 중증 악화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고, 동반질환 부담이 큰 환자는 총 의료비가 1.63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9일 국내 COPD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동반 여부가 질병 악화와 의료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COPD 환자 레지스트리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를 연계해 진행됐으며, 최종 분석 대상은 안정기 COPD 환자 2,474명이다. 연구진은 기저 시점 이후 1년간 급성악화와 의료비 발생을 추적했다.
COPD 환자는 심혈관질환, 대사질환, 호흡기질환 등 다양한 동반질환을 함께 갖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는 COPD 환자의 동반질환 부담을 평가하는 COTE 지수가 높을수록 급성 악화, 입원, 사망 위험과 의료비 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다만 개별 동반질환이 급성악화와 의료비 부담에 미치는 영향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 결과 전체 COPD 환자 2,474명 중 95.4%가 하나 이상의 동반질환을 갖고 있었다. 동반질환 중에서는 심혈관질환이 가장 흔했으며, 고혈압은 52.8%, 관상동맥질환은 21.4%로 확인됐다.
심혈관질환 중에서는 심근경색과 허혈성 뇌졸중이 1년 추적기간 동안 중증 급성악화 위험 증가와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다. 비심혈관 동반질환을 추가 보정한 뒤에도 심근경색은 중증 급성악화 위험을 1.54배, 허혈성 뇌졸중은 1.47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비 부담도 동반질환 부담이 큰 환자에서 더 컸다. COTE 지수가 높은 환자는 낮은 환자보다 총 의료비가 1.63배 높았다. 심혈관질환 중에서는 관상동맥질환과 허혈성 뇌졸중이 의료비 증가와 강한 관련성을 보였으며, 보정 후에도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허혈성 뇌졸중, 울혈성 심부전은 총 의료비 증가와 관련성을 유지했다.
연구진은 고위험 COTE군에서만 심근경색과 허혈성 뇌졸중이 급성악화와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의료비의 경우 허혈성 뇌졸중과 관상동맥질환은 저위험군과 고위험군 모두에서 증가와 관련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COPD 환자 평가와 관리에서 폐기능만 볼 것이 아니라 심혈관 동반질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폐기능 중심 평가만으로는 COPD 환자의 예후와 의료비 부담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고,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울혈성 심부전 등 심혈관 동반질환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호흡기 분야 국제학술지 ‘Respiratory Research’에 2026년 6월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은 ‘Cardiovascular components of the COTE index predict acute exacerbations and health care costs in patients with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a nationwide linked cohort study’이며, 제1저자는 권은진 보건연구사, 교신저자는 김영열 과장과 건국대학교병원 김유림 교수다.
국립보건연구원 김영열 호흡기·알레르기질환연구과장은 “COPD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이 동반될 경우, 급성 악화뿐 아니라 의료비 증가와도 관련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장기 추적자료와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COPD 환자의 악화 위험과 의료비 부담을 예측할 수 있는 후속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연구원 김원호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COPD 환자 관리에서는 폐기능 검사뿐 아니라 심혈관 동반질환을 고려하는 통합적 접근이 중요하다”며 “특히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과 같은 주요 심혈관질환의 동반을 확인함으로써 급성악화와 의료비 부담 증가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을 조기에 식별하고, 집중적인 추적관찰을 통한 맞춤형 치료 전략 마련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