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노바티스(Novartis)가 근육감소증 치료제로 개발하다 실패했던 후보물질을 비만약으로 다시 개발하고 있는 미국 바이오 스타트업이 800억 원이 넘는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버사니스 바이오(Versanis Bio)가 액티빈 II형 수용체(activin type II receptor) 길항제인 비마그루맙(bimagrumab)의 임상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7000만 달러의 시리즈 A 자금 조달을 종료한다고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버사니스는 생명공학 투자 회사인 오디툼 바이오(Aditum Bio)가 올해 초 노바티스로부터 비마그루맙을 인-라이선싱(in-licensing)하며 대사질환 및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이번 시리즈 A 자금 조달은 아틀라스 벤처(Atlas Venture)와 생명과학 전문 벤처캐피탈 메디치(Medicxi)가 공동으로 주도했으며, 투자금은 임상 2상 프로그램을 시작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비마그루맙은 액티빈 A와 미오스타틴 등의 리간드 결합을 차단하는 항액티빈 수용체 단클론항체다. 노바티스는 비마그루맙을 산발성 봉입체근염 치료제로 개발하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의약품 지정을 받았으나 2016년 임상 2b/3상에서 연구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그러나 2019년 노바티스는 이 약물이 제2형 당뇨병이 있는 과체중 및 비만 성인의 체중을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어 올해 1월에는 비마그루맙 치료가 환자의 지방량 감소와 지방을 뺀 체중 증가 및 대사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2상 연구결과가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2상 데이터에 따르면 비마그루맙 치료는 총 체지방량은 20.5% 감소시키고, 제지방량은 3.6% 증가시켰다.
오디툼 공동 창립자이자 버사니스 이사회 멤버인 마크 피쉬맨(Mark Fishman) 박사는 "기존의 모든 비만 치료법은 지방과 함께 근육의 추가 손실 위험을 가지고 있다. 비마그루맙은 근육을 키우는 동시에 지방을 현저히 줄이는 독특한 치료법으로 비만 유행(epidemic)에 잠재적인 돌파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버사니스는 노바티스의 연구 노력을 기반으로 비만 치료를 위한 2상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시리즈 A 자금은 비만 환자가 지방을 줄이고 개선된 신체 구성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비마그루맙의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한 포괄적인 임상 프로그램을 지원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