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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맥 치료 석학' 정보영 교수 "펄스장 절제술 급여 후 패러다임 전환…심전도 AI는 게임체인처"

    [딥카디오KOL 인터뷰] PFA 늘고 심전도 AI 기술 혁신...심전도 치료 넘어 '질환 조기 발견 ·치료' 실현

    기사입력시간 2026-06-01 09:00
    최종업데이트 2026-06-01 09:59

    심장질환 진단·예측 AI 딥카디오 KOL 인터뷰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유효성과 활용 가능성은 여전히 중요한 검증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심혈관질환 분야에서는 조기 진단과 위험 예측의 중요성이 큰 만큼, AI 심전도 기술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딥카디오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심전도 분석 기술로 심혈관질환 예측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관련 분야 KOL(Key Opinion Leader)을 만나 AI 심전도 기술의 임상적 의미와 실제 의료 현장에서 기대하는 역할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들어봤다.

    ①고대안암병원 최종일 교수 "AI 심전도, 의료현장 혁신 가능성 크다" 
    ②세브란스병원 정보영 교수 "펄스장 절제술 급여 후 패러다임 전환...심전도 AI는 게임체인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가 메디게이트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차세대 심방세동 치료기로 급부상하고 있는 펄스장 절제술(PFA)이 급여화되면서 부정맥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고 있다.  

    복지부는 5월 1일부터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를 일부 개정하고, 심방세동 치료를 위한 펄스장 절제술을 별도 항목으로 추가했다.

    기존 시술법과 동등한 효과를 내면서도 주변 조직 손상 및 합병증 최소화, 시술 시간 단축, 빠른 회복 속도 등이 장점이다. 

    이에 더해 심전도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심전도 진단과 치료를 넘어 '질환 예측' 분야도 급속도로 진화하는 추세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이 세계적인 부정맥 치료의 허브로 자리매김한 배경에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던 세계적인 부정맥 석학 정보영 교수의 결단이 있었다. 그는 시술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펄스장 절제술(PFA)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수많은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했을 뿐만 아니라, 세브란스를 ‘PFA 국제교육훈련센터’로 안착시키며 글로벌 의료 리더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정보영 교수의 행보는 시술장을 넘어서고 있다.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결합한 그의 심전도 분석 연구와 논문들은 심질환의 근본적인 해결책인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완벽한 시술을 넘어 AI를 통한 정밀 의료의 시대를 앞당기고 있는 정보영 교수, 그가 그리는 의료의 미래와 비전을 들어봤다.

    ‘말기 환자’ 위주 진료에서 ‘조기 치료’로 패러다임 전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는 최근 메디게이트뉴스와 인터뷰에서 “펄스장 절제술은 단순히 새 장비가 들어온 게 아니라, 심방세동 치료를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의 방향으로 끌고 가는 전환점”이라고 진단했다.  

    예전에는 시술 시간이 너무 길고 합병증 우려도 있어 말기 환자 위주로 치료하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빨리 찾아서 빨리 없애는 쪽으로 치료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영 교수는 “심방세동은 고령화와 비만, 서구화된 생활습관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계속 늘고 있는 질환”이라며 “80세가 되면 10명 중 1명은 심방세동을 가질 정도로 흔한 병이 됐다”고 설명했다. 심방세동이 뇌졸중 위험을 크게 높이는 만큼, 환자를 빨리 찾아내고 초기에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또 “예전에는 부정맥을 말기 환자 중심으로 다뤘다면, 이제는 암처럼 1기, 2기에서 빨리 찾아 치료하자는 개념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에 치료하면 완치에 가깝게 갈 수 있고 약도 끊을 수 있지만, 뒤로 갈수록 약물과 시술을 같이 써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펄스장 절제술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7~8시간 걸리던 시술, 이젠 훨씬 짧고 안전해

    그는 펄스장 절제술이 도입되기 전과 이후의 차이를 가장 크게 체감하는 부분으로 시술 시간과 안전성을 꼽았다. 정보영 교수는 “25년 전만 해도 심방세동 시술은 7~8시간씩 걸렸고, 시술자마다 성적 차이도 컸다”며 “러닝 커브가 너무 길어서 간신히 숙련하는 수준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은 시술 시간이 짧아졌고 안전성도 올라가서 환자에게 훨씬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가 됐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내부에서도 실제 변화는 빠르게 체감되고 있다. 

    정보영 교수는 "5월 1일부터 펄스장 절제술이 보험 적용을 받게 되면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이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오늘만 해도 환자 대부분이 펄스장 절제술로 시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병원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기존 고주파·냉각풍선 절제술과 비교해 비용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보험이 열리자마자 치료 방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미 국내에서 가장 많은 펄스장 절제술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기관 중 하나로, 2024년 말 국내 첫 시술 이후 2026년 1월 500례를 넘겼고 5월 기준 700례를 달성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은 총 1345건의 심방세동 시술을 시행했는데, 이 중 478건(약 35%)이 펄스장 절제술이었다. 현재까지 생명에 지장을 초래하는 중대한 합병증은 없었으며, 추가적인 처치가 필요했던 합병증도 심장압전(tamponade) 0.2%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특히 정 교수는 펄스장 절제술이 더 널리 퍼지려면 의료진과 병원 시스템이 함께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술은 의사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병실 직원, 간호사, 전담 스태프까지 모두 교육돼야 한다. 지금도 펄스장 절제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와 올해 여러 차례 국내 의료진 대상 교육을 진행했고, 지난 4월에는 국내 첫 3D 펄스장 절제술 교육센터로도 지정됐다. 그는 “새 시스템이 들어오면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세팅이 병원 전체에 잡혀야 한다”며 “교육과 훈련, 라이브 시술 경험 공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보영 교수는 "인공지능(AI)를 의료 현장에서 쓸지 말지 고민하는 단계는 이미 넘어간 상태"라고 평가했다. 


    AI 기술 혁신 기대감…“현장서 AI 쓸지 말지 고민 단계 넘어섰다”

    정 교수는 펄스장 절제술과 함께 심전도 AI 기술 혁신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특히 그가 유심히 지켜보는 기술은 국내 의료 AI 기업인 '딥카디오'의 심전도 분석 소프트웨어 'SmartECG-AF'다. 

    딥카디오(DeepCardio)는 단 10초의 심전도 데이터만으로 심방세동의 조기 진단 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SmartECG-AF는 발작 중이 아닌 정상 10초의 심전도(ECG)에서 미세하게 내재돼 있는 신호를 기반으로 발작성 심방세동의 잠재 확률을 제시해주는 심전도 분석 소프트웨어다. 국내에서 최초로 임상시험에 성공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으며, 혁신의료 기술로 지정됐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대(Mayo Clinic College of Medicine) 연구팀이 2019년 국제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정상 리듬 상태에서 얻은 AI 기반 심전도를 통해 진료 현장에서 심방세동(AF)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영 교수는 “AI 사용을 병원에서 고민하는 단계는 지났다. 기술 승인을 받은 만큼, 무조건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며 "이런 의미에서 AI를 의료 현장에서 '쓸지 말지'의 판단 단계는 이미 넘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제 중요한 건 AI를 통해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직접 치료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에 있다”라며 "지금은 AI가 심방세동 위험이 높다고 예측해도, 실제 치료를 바꿀 수준까지는 아직 아니다. 의사가 최종 판단을 해야 하고, 지금 단계에서는 위험도가 높으니 ‘더 자주 관찰하라’는 수준의 보조 도구”라고 말했다. 

    향후 대규모 연구를 통해 임상 데이터가 쌓일수록 의료 AI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  

    정 교수는 "세브란스에서도 딥카디오 SmartECG 심방세동 예측 소프트웨어를 도입했고 이미 기술적으로는 상당 수준까지 와 있다"며 "SmartECG-AF가 90~95% 정확도로 예측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종 판단에 대한 부분은 무작위 연구와 가이드라인이 더 쌓여야 결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몇 년 지나 무작위 연구와 임상 데이터가 더 쌓이면, 진짜 표준 치료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책임 소재와 임상 적용 기준까지 정립되면 진짜 치료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의사들은 이미 의료 AI와 코딩과 데이터 활용에 익숙해, 미래에는 의료 AI를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의료환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