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중국 생명공학회사 베이진(BeiGene)이 개발하고 있는 면역관문억제제가 절제불가능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식도편평세포암(ESCC) 환자에서 전체 생존기간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진은 항PD-1 항체 티스렐리주맙(tislelizumab)이 글로벌 3상 임상연구인 RATIONALE 302에서 전체 생존기간(OS) 1차평가변수를 충족했다고 27일 밝혔다.
ESCC는 전 세계적으로 식도암의 가장 흔한 아형으로, 세계에서 암 관련 사망의 6번째 주요 원인이다. 식도암은 빠르게 진행되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진단 시점에 진행성 또는 전이성 질환을 앓고 있으며, 평균 생존 기간은 8~10개월, 예상 5년 생존율은 5% 미만이다.
RATIONALE 302 연구는 이전에 전신 치료를 받은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ESCC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자가 선택한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했을 때 티스렐리주맙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설계된 임상연구다.
아시아와 유럽, 북미 지역의 11개국에서 총 512명이 등록됐으며, 환자들은 티스렐리주맙 또는 항암화학요법(파클리탁셀 또는 도세탁셀, 이리노테칸 중에서 연구자가 선택)군에 1:1로 무작위 배정됐다. 1차평가변수는 ITT 집단에서의 전체 생존기간이다.
연구 결과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했을 때 티스렐리주맙 치료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전체 생존기간 개선을 보였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에 알려진 것과 일치했고,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면역관문억제제로는 MSD의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이 2019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차 이상 전신 치료를 받은 후 질병이 진행한 재발성 또는 국소 진행성, 전이성 ESCC 환자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BMS의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는 2020년 6월과 11월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이전에 플루오로피리미딘 및 백금 기반 화학병용요법을 받은, 절제불가능한 진행성 또는 재발성, 전이성 ESCC 치료제로 적응증을 승인 받았다.
베이진의 면역항암부문 최고의학책임자(CMO) 용 벤(Yong Ben) 박사는 "다른 3상시험에서 관찰된 것과 같이 티스렐리주맙이 항암화학요법 표준치료 대비 향상된 전체 생존기간을 보인 것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면서 "이는 티스렐리주맙에 대한 네 번째 긍정적인 3상 판독값이자, 간암과 위암, 식도암을 포함한 소화기암에 대한 대규모 3상 프로그램의 첫번째 판독값이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중국 베이징암병원(Beijing Cancer Hospital) 린 쉔(Lin Shen) 박사는 "식도암은 급속한 진행과 높은 사망률로 상당한 미충족 의학 수요가 있는 분야다. 최근 몇 년간 진행성 ESCC 치료의 패러다임이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에서 면역요법으로 바꼈다. RATIONALE 302 연구의 긍정적인 결과는 티스렐리주맙이 이 치명적인 질병을 앓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환자와 가족에게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베이진은 전 세계 보건당국과 RATIONALE 302 데이터에 대해 논의하고, 학술대회를 통해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티스렐리주맙은 중국에서 비소세포폐암(NSCLC) 1차 치료제로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을 승인받았으며, 2회 이상 치료 경험이 있는 전형적인 호지킨 림프종 치료 및 PD-L1 발현율이 높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제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아직 승인되지 않았으며, 올해 1월 노바티스(Novartis)와 북미와 유럽, 일본에서 티스렐리주맙을 개발 및 제조, 상용화하기 위한 협업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