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중국의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임상시험 수는 이미 미국을 넘어섰으며, 유전자가위기술(CRISPR)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도 미국보다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바이오협회는 15일 중국의 바이오산업 최신 동향 보고서를 발표, "중국에서 임상 중인 바이오시밀러만 200개 이상이며 위탁연구기관(CRO) 및 위탁생산기관(CMO)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면서 "CAR-T, CRISPR, 면역관문억제제 등과 같은 첨단 바이오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전체와 분자진단, 정밀의학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도 활발하다"고 밝혔다.
특히 혁신 바이오의약품 분야를 보면,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CAR-T 임상을 선도하고 있다. 2020년 6월 30일 기준 중국에서 등록된 임상시험 수는 357개, 미국 256개, 기타국가 58개다. 2017년 12월 처음으로 치료제로 개발 예정인 CAR-T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승인신청(IND)가 접수된 이후, 2020년 7월 말까지 17개사 25개 치료제에 대한 33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보고서는 그 배경으로 저비용의 생산과 많은 환자, 비교적 엄격하지 않은 규제로 CAR-T 개발 환경이 우수한 점을 꼽았다. 예를들어 중국 정부(MOH)는 CAR-T 개발과정을 의료기술로 분류해, 신약 심사 과정이 아닌 병원의 기관윤리위원회 승인과정을 거친다(치료제는 IND 제출 등 NMPA 허가 필수). 또한 미국에서는 모든 다른 치료법에 실패한 환자에서만 CAR-T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는 1차 치료가 실패한 이후에 사용 가능하다.
현재 CAR-T를 개발 중인 중국 기업은 난징 레전드 바이오테크(Nanjing Legend Biotech), 카스젠(CARsgen), 셀룰라 바이오메디신 그룹(Cellular Biomedicine Group)을 포함해 50곳 이상이다.
보고서는 유전자가위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2016년 11월 세계 최초로 임상 적용을 발표, 2018년 2월 기준 암과 HIV 치료를 위한 9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2018년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버텍스(Vertex), 2019년 엘러간(Allergan)에서 처음으로 각각 암, 혈액질환, 눈질환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PD-1과 PD-L1 면역관문억제제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2018년 12월 중국 기업인 준시 바이오사이언스(Junshi Biosciences)가 개발한 항PD-1 면역관문억제제 토리팔리맙(Toripalimab)을 처음으로 허가했다. 이어 같은달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가 릴리(Eli Lilly)와 공동으로 개발한 항PD-1 신틸리맙(Sintilimab)을 두 번째로 승인했다.
2019년에는 항서제약(Jiangsu Hengrui)이 이 개발한 항PD-1 캄렐리주맙(Camrelizumab)과 베이진(BeiGene)이 개발한 티스렐리주맙(Tislelizumab)을 허가했다. 이 외에도 시스톤 파마(CStone Pharma), 알파맵(Alphamab) 등이 이 분야에서 개발을 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에서이 면역관문억제제 보험등재(NRDL) 경쟁이 매우 치열해 2019년 이노벤트는 64% 가격 인하를 통해 등재에 성공했고, 나머지 중국 3개 기업은 80% 가격 인하를 통해 2020년 12월 등재에 성공했다"면서 "해외기업의 PD-1/L1 약물은 중국에서의 판매가가 미국의 50% 정도인 상황에서 또다시 큰 폭으로 인하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면역관문억제제 시장은 2020년 말 약 30억 달러로 급속히 성장 중이며, 중국 기업이 시장의 3분의 2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