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가 23일부터 모든 전공의가 참여하는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21일은 인턴과 4년차 전공의가 우선 업무를 중단했고 22일은 3년차 전공의가 파업에 참여했다. 대전협은 1년차와 2년차 전공의까지 참여하는 23일 오전 전국 각 수련병원별로 성명서를 낭독한 뒤 의사가운을 벗고 무기한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전공의 파업을 시작한 이후 정부가 전공의 파업에 대해 '면허 정지' 등 법률적 불이익을 언급하면서 파업 동참 열기가 더 뜨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전공의들에게 법적 대응을 예고한 교수와 병원장들까지 정부에 분노하고 있다는 게 전공의들의 증언이다.
전공의들은 병원을 벗어난 다음 온라인 학술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대전협은 24일부터 25일까지 '전공의 온라인 학술대회' 개최를 통해 파업 현황에 대해 정보를 알리고 의료 통계학, 초음파, 임상 필수지식 등을 공유한다.
전공의들은 정부에 파업 중단을 결정하는 핵심은 정부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정부는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정책 추진을 전면 중단하고 코로나19 이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료계와 재논의해야만 단체행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김형철 대변인(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과의 일문일답이다.
Q. 정부가 21일 파업에 참여한 전공의 면허 불이익을 시사한데 이어 22일 담화문에서 정책 추진을 유보하고 단체 행동 중단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전공의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
정부가 수도권에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의대정원 증원 등 정책 추진을 유보하고 향후 다시 대화를 이어가자고 했다. 전공의들도 코로나19 종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는 정책을 유보한 이후 언제 다시 논의를 이어갈 것인지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해 현재 정부 입장은 논의 재개 시점을 의료계와 합의하지 않고 정부가 마음대로 하고 싶을 때 다시 하겠다는 것이다.
전공의들은 이를 대화에 대한 진정성이 없고 말그대로 단지 파업을 철회하려는 말장난이라고 보고 있다. 전공의들이 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코로나19 종식 이후로 재논의 시점을 정하자고 제안했음에도 정부는 거절하고 있다.
Q. 정책 추진의 재논의 시점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진다면 파업 중단도 가능한가.
전공의들 사이에서 많은 얘기들이 오가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파업 추진을 유보한 이후에 명확한 재논의 시점을 정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정부 마음대로 끌고 가려는 의도가 보이다 보니, 합의는 계속 불발되고 있다.
Q. 전공의들 중 일부 강경파들이 필수의료까지 포함해서 파업하자는 주장도 하고 있다. 필수의료 유지에 대한 대전협의 현재 입장은 어떤가.
전공의와 필수의료는 상관이 없다. 전공의가 빠진다고해서 필수의료가 유지되지 않는 병원은 제대로 된 병원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지난 7일 필수의료까지 포함해 파업에 동참한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대체인력을 투입해 필수의료를 유지하겠다는 식으로 몰아갔고, 언론으로부터 많은 공격을 당했다. 이 때문에 14일 총파업부터는 필수의료를 파업에서 제외했다.
Q. 얼마 전 서울대병원에서 인턴 90명 등에 대해 파업 참여를 저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현재 파업 참여와 관련해 마찰을 빚고 있는 다른 병원이 더 있나.
국공립병원 중에 전공의들과 마찰이 있는 곳이 있다.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병원명을 밝히긴 어렵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7일과 14일보다 현재 병원과의 마찰이 줄어든 상태다.
Q. 마지막으로 전공의 무기한 파업에 임하는 각오 한 말씀 해달라.
전공의들에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갈 데까지 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가 굉장히 큰 실수를 했다. 오히려 해당 발언으로 인해 전공의들이 파업에 동참하는 것을 탐탁치 않아했던 교수들과 병원장들도 마음을 바꾸고 있다.
전국적으로 전공의 파업 참여율도 오히려 높아졌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전공의 파업 참여율이 93%였는데 법적대응 얘기가 나오고 오히려 99%로 늘었다. 전공의들은 힘을 합쳐 끝까지 싸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