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유전자 진단으로 손쉽게 희귀질환을 찾아내는 일, 메타버스 병원에서 의료인들이 모여 교육을 받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여겨질 날들이 가까워지고 있다.
10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스타트업 행사 ‘컴업(COMEUP) 2022’의 ‘질병을 극복하는 신인류의 삶’이라는 주제의 세션에는 인공지능(AI) 기반 희귀질환 유전자 진단기업 쓰리빌리언(3billion) 금창원 대표, 메디컬 에듀테크 기업 뉴베이스(NEW BASE) 박선영 대표가 참석했다.
희귀질환 진단까지 평균 6년 소요...'진단 방랑' 사라지고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탄력
금 대표는 쓰리빌리언의 유전자 진단을 통해 희귀질환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이 무엇 때문인지 알기 위해 수십개 병원을 찾아다녀야 하는 ‘진단방랑’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고 했다. 쓰리빌리언의 AI기반 희귀질환 진단 시스템은 지금까지 인류가 확인한 희귀질환 8000개를 한 달 안에 진단할 수 있다.
그는 “희귀질환 환자들은 증상발현 후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적으로 6년가량이 걸린다. 그 기간동안 시간,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치료도 지연된다. 가족 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이를 유전자 진단을 통해 한달 내에 빠르게 진단받을 수 있다면 큰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희귀질환 진단방랑 문제는 크게 나아질 것”이라며 “현재는 8000여개의 희귀질환에 대해선 한달 내에 진단이 가능한데 아직 우리가 모르는 질환들이 7000여개 정도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0년 정도가 지나면 많은 부분들이 메꿔질 걸로 본다”고 했다.
금 대표는 이 같은 희귀질환 환자의 데이터가 쌓이면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탄력을 붙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쓰리빌리언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미 제약사들과 신약개발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그는 “현재 희귀질환 8000개 중 치료제가 있는 질환은 5%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95% 질환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선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유전자가 뭔지 명확하게 밝혀내는 게 중요한데, 그런 데이터들이 10년 뒤에는 수천만건 혹은 억 단위가 쌓일 것이다. 그 정도가 되면 95%의 희귀질환 중 상당수에 대한 치료제가 가시권 안에서 개발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러 이유로 실습 교육 제한적...VR 콘텐츠로 의료교육과 의료 질 제고
박 대표는 뉴베이스의 VR 교육 콘텐츠가 의료인 교육의 질을 높여 궁극적으로 환자가 받는 의료 서비스의 질도 제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표적으로 간호대 학생과 간호사 대상 VR 실습 컨텐츠인 뉴베이스의 너스베이스(NurseBase)는 환자의 입원부터 퇴원까지의 전 과정을 VR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
그는 “환자의 안전이나 프라이버시 문제, 의료폐기물과 의료소모품 비용 문제 등으로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교육의 접근성이 많이 제한돼 있다”며 “특히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실습 가능한 병원이 많지 않은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뉴베이스는 VR 기술로 가상의 병원과 실제 환자처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디지털 환자를 개발해주고, 가이드라인 기준으로 얼마나 적절하고 안전하게 처치를 했는지 평가, 피드백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반복학습이 가능해 개인간 학습격차를 줄일 수 있고, 개발도상국에서도 선진국 수준 의료교육 접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10년 뒤에는 온전한 메타버스 병원 내에서 전 세계 의료진들이 모여 일하고, 실습하는 장면이 실현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 메타버스에 병원 내에 입원실, 호흡기 중환자를 위한 격리병동을 만들고 있는데, 앞으로 수술실, 신생아중환자실 등을 완성해나갈 것이다. 디지털 환자 기술도 갖고 있는데 의료데이터를 입력하면 간편히 시각화 해주는 기술”이라며 “이런 기술을 플랫폼화 해주면 전 세계 의료진과 의료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메타병원에 입장에서 일하고 실습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진들은 디지털 환자를 갖고 최신 임상지식들을 공유하는 모습도 그려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