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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의료기술 아무리 개발해도 급여화로 수가 후려치기 된다면…기술이 발전할 수 있을까

[만화로 보는 의료제도 칼럼] 배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만화가

기사입력시간 21-05-07 12:34
최종업데이트 21-05-07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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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화. 전신엑스레이 급여화 수가 30만원→1만6000원 논란 

과학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발전하고, 기술 개발은 시장 참여자의 보상에 대한 욕망으로부터 출발한다. 그 보상은 명예일 수도 있고 금전적 물질적 보상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보상이 적절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도 실패 확률이 높은 기술 개발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실패로 입게 될 '손실'과 그 끝의 성공에서 얻게 될 '보상'간의 균형이 '보상' 쪽으로 치우쳐야 사람들은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 

그런데 어렵사리 개발해 30만원을 받고 있던 신기술을 정부가 1만6000원으로 수가를 강제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지난 4월 28일, 보건복지부는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한 ‘전신엑스레이’를 5월 1일부터 비급여에서 급여로 전환한다고 고시했다. 비급여에서 급여로 전환된다는 것은 검사 비용의 일부 혹은 대부분을 건강보험으로 지원한다는 뜻이다. 새로운 의료기술이 정식으로 인정받고 환자들의 자기 부담이 낮아지기 때문에 환영할만한 일인데, 이 과정에서 정부가 가격을 턱없이 낮게 책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신엑스레이는 단어만 보면 일반 엑스레이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방식과 도구, 결과물 등이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3D 입체영상 구현이 가능해 CT에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의사 1인이 20분 이상 직접 촬영 후 후작업에 20분 이상의 시간이 추가로 소요되며, 기존 엑스레이 기계가 아닌 새로 개발된 기계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급여화가 진행되면서 일반 엑스레이와 차이가 없게 수가가 책정되자, 실제 현장에서 이 신의료기술은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인건비는커녕 10억원에 달하는 새 기계를 유지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관련 학회와 의료기기 업체는 수가 재산정에 대한 의견서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했으며 보건복지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것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지, 또 하나의 한국 의료 시장의 슬픈 현실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