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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상 없어 떠도는 산모' 이유는?…인프라 부족에 모자의료 대응체계 ‘미작동‘

    MFICU 3년간 6병상 증가 그쳐, NICU는 감소세…산부인과 전공의 확보율 71%

    전원 실패 사례 별도 관리조차 안 해…김예지 의원 “실시간 병상 공유체계 필요”

    기사입력시간 2026-04-21 17:37
    최종업데이트 2026-04-21 17:37

    사진=게티이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임산부를 위한 응급의료체계가 병상과 인력 부족으로 미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벌어진 고위험 임산부의 응급실 수용 거부 사례는 정부의 모자의료 대응체계 관리 실패라는 지적이라는 분석이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예지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는 권역모자의료센터 20곳과 전원 전담팀이 구축돼 있으나 인프라 붕괴로 인해 응급 이송 매뉴얼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먼저 응급 상황에서 산모와 신생아를 즉시 수용할 수 있는 병상 자체가 충분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중독증이나 조기 양막파열, 다태아 임신 등 응급·고위험 상태 산모를 위해 마련된 '고위험 산모집중치료실(MFICU) 병상'은 2022년 259병상에서 2024년 265병상으로 3년간 6병상 늘어나는 데 그친 것이다.

    신생아중환자실(NICU) 병상은 오히려 같은 기간 1899병상에서 1852병상으로 감소해 응급·고위험 산모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력 문제는 더 심각했다. 2024년 기준 전공의 확보율은 산부인과 71.0%, 소아청소년과 30.9%, 응급의학과 84.0%에 머물렀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는 30% 수준에 그치며 구조적 인력 공백이 두드러졌다.

    전공의 사직률 역시 급증했다. 산부인과는 2022년 3.1%에서 2024년 94.1%로 크게 늘었고, 소아청소년과(2.1%→83.1%), 응급의학과(1.4%→89.0%)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이로 인해 응급 상황에서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의료진 자체가 부족해지면서, 대응체계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행 매뉴얼에 따르면 권역 내 수용이 어려운 경우 권역모자의료센터가 우선 조정하고, 이후 전원 전담팀이나 119가 이송 병원을 결정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수용 가능한 병상이 부족해 환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상 부족으로 인한 전원 실패 사례조차 별도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 역시 관련 통계를 별도로 집계하지 않고 있어, 환자 이동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간 의료 격차도 여전히 크다.

    대구·경북권의 경우 권역모자의료센터가 두 곳에 불과하며, 산부인과 전문의 339명, 응급의학과 전문의 95명 수준으로 인구 대비 대응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권역 중심 체계만으로는 증가하는 응급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예지 의원은 “고위험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단순히 권역센터를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즉시 수용 가능한 병상과 전문 인력 확보, 병원 간 실시간 병상 공유체계 구축, 권역 간 강제조정 기능 도입 등 실질적인 대응체계로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