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공공 신경정신과 의사 양성이 중증정신질환자의 국가책임제의 한 방법으로 제시됐다.
정신질환환자 당사자들과 환자가족들은 의료계가 주장하는 국가가 정신질환자 치료에 적극 개입하는 중증정신질환자 국가책임제 도입에 찬성하면서도 환자 중심의 응급시스템과 사후관리 체계 개선을 요구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17일 오후 '반복되는 중증정신질환 관련 사고 예방'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14일 신경정신의학회에서 중증정신질환 관련 사고 예방을 위한 목소리를 냈던 만큼 이날 간담회는 환자,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주류를 이뤘다.
이들은 중증정신질환자의 응급입원이 공공의 영역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국가가 책임지고 환자 치료를 위한 인프라 구축, 재정 지원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김영희 정책위원은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준사법기관에 의한 입원제를 포함한 중증정신질환자의 국가책임제에 뜻을 함께 한다"며 "상대적으로 빨리 도입될 수 있는 응급 환자들의 현장 이송 문제도 빠른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원은 "현재 해외 국가는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과 함께 정신과 전문의 등 전문요원들이 반드시 동행해 병원 이송여부를 결정한다"며 "우리나라도 이런 부분에 있어 개선이 필요하고 당장 개선이 어렵다면 경찰 바디캠을 통해 현장 상황을 전송하면 실시간으로 의료진이 상황을 판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그는 24시간 정신질환 응급대응을 위한 의료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고 봤다. 그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공공 신경정신과 전문의 제도다.
김 정책위원은 "현장 동행까지는 당장 어렵더라도 경찰관이 보내온 영상을 24시간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담 공공신경정신과 전문의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해당 의사가 환자의 과거 정신질환 이력을 신속히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치료 인프라가 더욱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정신장애인협회 이항규 회장은 "현재 입원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간 충돌이 있고 이로 인해 좋지 못한 결과가 반복되고 있다. 환자 치료를 국가가 공공으로서 책임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현재 입원 병원을 가보면 이 곳이 치료를 위한 곳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다. 환자들이 겁먹지 않고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진료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이정하 대표도 "비자의 입원은 기본적으로 반대하지만 정신질환 응급시스템과 진료 인프라를 위한 예산 확충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응급환자가 입원하는 시스템은 인력이 풍부해야 당사자인 환자가 강압이 아닌 치료로 느낄 수 있다. 강압적 치료의 경험은 증상을 악화 시킬 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