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등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첫 대규모 치매 유병률 데이터가 발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제이슨 플랫(Jason Flatt) 조교수팀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컨퍼런스(AAIC 2018)에서 '유전자, 환경, 건강에 관한 카이저 퍼머넌트 연구 프로그램(KPGEH)'에 참여한 60세 이상 성소수자 3718명을 대상으로 한 치매 유병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치매 진단은 의료 기록을 통해 수집됐다.
9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성소수자 노인 집단에서 전반적인 치매 유병률은 7.4%인 겻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협회에서 조사한 2018년 질병 현황 및 통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약 10%다.
플랫 교수는 "현재 미국에서 20만 명 이상의 성소수자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이들 인구집단에서 HIV/AIDS 관련 치매가 아닌 치매 유병률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면서 "향후 성소수자 노인에서 알츠하이머성 또는 기타 치매 의 위험과 위험요인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연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협회와 비영리단체 SAGE(Services and Advocacy for GLBT Elders)가 공동으로 발행한 '이슈 브리프: LGBT와 치매'에 따르면 50세 이상 LGBT는 270만 명이 있으며, 15년 뒤면 그 수는 두 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BT 권리는 최근 나아졌지만 고령의 LGBT는 종종 소외받고 차별대우를 받는다. 이들은 배우자나 파트너 없이 나이를 먹을 확률이 2배 높고, 혼자 살 가능성이 2배, 자녀가 있을 확률은 3~4배 낮다. 또한 60~70대 LGBT 가운데 40%는 의료제공자가 자신의 성적지향(Out and Visible)을 알지 못한다고 답하고 있다.
알츠하이머협회의 샘 파지오(Sam Fazio) 박사는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확산되고 LGBT 노인 인구 비중이 커지면서 성적지향(sexual orientation)과 성정체성(gender identity), 젠더표현(gender expression)과 알츠하이머병의 교차 지점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면서 "교차 지점에 대한 더 철저하고 신중한 이해는 치매를 앓고 있는 LGBT 시니어와 그 간병인들의 니즈를 더 잘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로 바꾸도록 장려하는 것은 LGBT와 비LGBT 커뮤니티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면서 "인종과 민족, 문화적 차이에 민감한 LGBT커뮤니티에 효과적으로 효과적으로 돕는 것은 더 나은 예후와 연관된 조기 진단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플랫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성 또는 기타 치매 위험이 있거나 이를 가지고 있는 성소수자 시니어의 건강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 커뮤니티의 장기요양서비스와 간병 니즈를 충족시키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사회적인 경리와 친구 및 가족 간병인의 제한적인 접근성을 고려할 때 치매를 앓고 있는 성소수자 성인을 위한 지지 의료(supportive healthcare) 환경과 간병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