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초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예방중심의 개인 맞춤형 의료서비스 니즈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도 급증하면서, 보안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네이버클라우드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류재준 이사는 지난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3(BIO KOREA 2023)에서 '바이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 상용화 및 글로벌 진출 현황'을 주제로 한 강연에 이어 개별 인터뷰를 통해 현재 사업추진 현황과 글로벌 진출 계획에 대해 소개했다.
류 이사는 "최근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동시에 운동량 부족으로 비만과 각종 만성질환 역시 늘어나는 추세"라며 "당뇨병이 발병했을 때 예전에는 일률적인 처방을 했다면 최근 들어 환자별 특성에 따라 약물처방 패턴을 다르게 하고 있다. 향후에는 약물 성분을 고려해 개인별로 부작용, 합병증 등을 예방할 수 있도록 미리 예측한 다음 맞춤형 처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생제 역시 대부분 4종 정도에서 처방이 이뤄지는데, 이는 약물 종류가 다양함에도 의료진들이 새로운 약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문제다. 류 이사는 "AI를 통해 신약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학습시킨 후 의료진들에게 전달하고, 환자 정보까지 넣어 가장 적절한 항생제를 추천하는 방향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헬스케어 서비스는 이 같은 맞춤형과 함께 예방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실제 안젤리나졸리가 유방암, 난소암 등의 유전적 성향을 우려해 미리 유방 절개를 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아직까지 활성화되지는 않았으나 점차 자가 건강관리를하고 예방하려는 니즈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 이사는 "앞으로 의료시장이 커지고 다양한 AI도구들이 등장하게 되면 최적화된 개별 건강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특히 분절적으로 제공되던 의료서비스가 데이터 통합과 연계를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개별화된 처방서비스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의료서비스 변화의 중심에는 '빅데이터'가 있다. 기존에는 환자 EMR의 임상정보만으로 판단했다면 이제는 임상정보를 비롯해 유전자검사 결과와 개인 생활정보 등을 모두 연계해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의료 생태계 역시 병원, 제약사, 의료기기업계 뿐 아니라 미래에는 바이오,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 회사들과 ICT 기업들까지 폭넓게 연계돼 '정밀의료' 실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메타버스 기술이 도입되면, 진료, 처방이 이뤄지기 전 미리 적용해보고 개인별 안전성과 효능이 최적화된 방법을 선택하는 방안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핵심은 '보안'…네이버는 어떻게 지킬까?
문제는 보건의료데이터가 상당히 분절적이고 비표준화 상태여서 통합과 연계가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가 나서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많은 부분이 표준화되고 있고 빅데이터 연계를 통한 R&D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7년 과학기술통신부가 환자데이터 표준화를 통해 병원간 전송이 가능하도록 추진한 P-HIS 사업과 2020년 의료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한 질환별 AI도구를 현장에 제공하는 닥터앤서 사업, 보건복지부는 최근 PHR 공유와 활용 활성화를 위해 건강정보 '고속도로'를 만드는 마이헬스웨이 사업도 추진 중이다.
류 이사는 "대형병원, 지자체 등을 중심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AI솔루션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며 "개인의료정보가 매우 민감한 자료인만큼 기존에는 폐쇄된 공간에 직접 가서 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으나, 최근 네이버클라우드 등 보안이 강화된 클라우드 환경에 데이터 반출 없이 언제 어디서든 누구든지 접근한 후 결과물만 승인 후 가져갈 수 있게 되면서 R&D가 보다 활성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클라우드의 보안 방식은 클라우드 환경 내에 병원의 모든 데이터를 담은 박스를 만들고 철조망을 치는 것이다. 각 박스에는 인증된 경우에만 VPN 터널링을 통해 접근 가능하며, 데이터 반출은 불가하고 검증을 받은 후 결과물만 허가를 받은 후 반출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실제 이 같은 보안성을 바탕으로 닥터앤서 사업에 참여한 모든 기관들이 네이버클라우드를 활용했다. 클라우드를 쓰는 병원 전체를 대상으로 보면 네이버의 점유율이 70~80% 정도이고 나머지는 아마존, KT 등이 차지하고 있다.
닥터앤서 사업 성공했는데 실사용 안 되는 이유는 '수가', 네이버 '태국' 진출 도모
아쉬운 점은 닥터앤서 사업을 통해 의료현장에 도움이 되는 많은 AI 솔루션들이 나왔으나, 활용도는 떨어지는 상황이다.
류 이사는 "현재 디지털치료제(디지털치료기기)와 달리 영상판독 보조나 AI 약물 추천 등 의사를 도와 생산성을 높이는 '대체제' 형태의 솔루션들은 수가 지원을 받기 어렵다. 의료기관이 모두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판로를 뚫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검증된 솔루션들의 판로를 뚫어주는 동시에 글로벌 사업 진출과 확장이라는 목표를 갖고 태국에 9개 기업과 클라우드 기반의 헬스케어 환경을 마련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류 이사는 "많은 스타트업들은 혼자서 해외에 나가기 어렵고, 네이버클라우드 역시 산업 생태계가 있어야 진출할 수 있다"면서 "많은 국가들이 있지만 태국은 의료관광이 활성화돼 있고 은퇴자 거주 비율이 높아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민간-공공의료기관 간 격차와 페이퍼 중심의 데이터 관리로 인해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첫 진출 타겟 국가로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가능성을 타진한 후 올해 현지 대형 병원인 태국 라마9 병원와 협약을 체결, 네이버 클라우드 내에서 활용 가능한 의료 AI 도구와 솔루션 기업 9곳과 함께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7월까지 테스트를 한 후 8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사용 의료진을 토대로한 학술마케팅을 진행해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태국의 많은 병원들에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사업영역 확장과 글로벌 첫 진출인 태국에서의 도입 성공 등을 토대로 글로벌 탑으로 거듭날 것이다. 동시에 아시아전진기지 싱가폴을 중심으로 진출국가를 넓히고 중장기적으로 유럽 공략도 이어갈 것"이라며 "클라우드 환경 외에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실증사업을 토대로 완성한 '클로바케어콜'을 올해 하반기 시장에 본격 런칭할 예정이고, 보이스 EMR도 시장 진출을 위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