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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 AI 소프트웨어 보험급여 조건은...“임상현장 투입→근거 축적 선순환구조 만드는 것이 우선”

    박성호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의료 AI SW는 의사·환자 신뢰 생겨야 소비될 수 있어”

    “보건의료분야 외부적 지원 필요...의료계·의학계 소통은 필수”

    기사입력시간 2019-04-21 05:56
    최종업데이트 2019-04-21 05:56

    사진: 박성호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최근 딥러닝(deep learning)을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기술의 발달로 이를 의료 분야에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AI 기반 의료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급여 등재 등 실질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박성호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대한영상의학회 임상연구네트워크장)는 심평원이 대한영상의학회에 의뢰해 진행한 ‘AI 기반 의료기술(영상의학 분야)의 급여여부 평가 가이드라인 마련 연구’에 참여했다. 동시에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의학영상 분야 AI 임상 검증 현황을 분석하는 등 로드맵을 제시해왔다.

    박 교수는 의료 영역 AI 소프트웨어의 급여여부 평가 가이드라인 마련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의료용 소프트웨어를 임상현장에 노출시키고 자연스럽게 근거를 축적해가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19일 박성호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를 직접 만나 AI 기반 의료용 소프트웨어의 급여여부 평가 가이드라인 내용, 선결과제, 정책 제언 등에 대해 짚어봤다.
     
    환자의 궁극적 치료결과↑·비용효과성 입증 시 보험 급여 고려 가능

    심평원의 ‘AI 기반 의료기술(영상의학 분야)의 급여여부 평가 가이드라인 마련 연구’는 레벨 1부터 레벨 4까지 4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크게 △레벨 1: AI로 인한 진료업무와 효율 향상 △AI로 인한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진단능 향상, 대응되는 기존 급여비급여 검사가 있는 경우 이와 비교해 유사하거나 향상된 진단 △환자 치료효과 향상 △비용효과성 입증 등으로 구분된다.
    사진: ‘AI 기반 의료기술(영상의학 분야)의 급여여부 평가 가이드라인 마련 연구’ 보고서
    학회는 AI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경우 환자의 궁극적 치료결과가 좋아지거나(레벨 3) AI를 사용하는 진료행위가 비용효과성이 있다는 것이 입증되는 경우(레벨 4) 보험 급여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치료결과의 향상이나 비용 효과성을 입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 임상적으로 유의하게 진단능이 향상되면(레벨 2) 보험 급여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박성호 교수는 “(AI 기반 의료기술(영상의학 분야)의 급여여부 평가 가이드라인을) 합리적으로 만들고자 했다. 또, 상황에 맞게 유연성을 부여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AI에 대한 급여보상은 상황에 따라 △기존 검사수가에 가산료 지급 △간접 보상 △별도 행위 신설 △의사업무량 일부에 해당하는 수가 인정 등의 형태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임상 근거 창출하는 선순환구조 조성이 우선 과제

    박성호 교수는 AI 소프트웨어에 대한 풍부한 논의를 위해서는 보험급여에 매몰되기보다는 종합적인 접근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AI 소프트웨어의 임상현장 노출을 통해 자연스럽게 근거를 확보하는 선순환구조 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AI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사의 신뢰, 의사를 통한 환자의 신뢰가 생겨야 소비될 수 있다”라며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를 임상에 노출해 보급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AI 소프트웨어의 임상현장 투입을 위해 건강보험재정의 직접적 활용이 아닌 간접지원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어떻게 하면 AI 소프트웨어 보급을 간접지원할 수 있을지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라며 “미국 EMR 보급을 위해 오바마 정부 당시 간접지원을 적용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AI 진단기기는 디지털 헬스 자체에 대한 불신을 일으킬 수 있다. 박 교수는 진단 정확도를 개선하고 환자의 치료결과 향상 등을 위해 AI 소프트웨어가 임상적 근거를 쌓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현장에 투입돼 운영해야지 근거가 쌓인다. 근거를 만들고 현장에 투입하려고 하니 문제가 생긴다”라며 “근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의학계 소통 필수...향후 디지털헬스로 논의범위 확장

    박성호 교수는 AI 소프트웨어의 임상현장 보급을 위해 제시한 간접지원 방식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투명성 확보, 의료계·의학계와의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선순환구조로 가려면 AI 소프트웨어가 현장에 보급돼 베타 테스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특정 산업, 분야를 밀어주기 해서는 안 되고 투명하고 공평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AI 소프트웨어의) 도입, 보급과 관련해 보건의료분야 외부적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정보수집 과정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재정적 지원을 가치있게 하려면 의료계, 의학계와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 AI 소프트웨어에 대한 논의 속도가 세계적 수준이라며 나아가서는 디지털 헬스 분야 전체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AI가 화두가 되면 디지털 헬스와 같이 큰 규모로 논의범위가 넓어질 것이다”라며 “외국은 사회적으로 (AI 의료소프트웨어 등을) 도입하는 데 어떤 고려사항이 필요한지 전체적으로 다 살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 관련 분야는 일부 비중이다. (AI 소프트웨어, 디지털헬스 등을)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