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당선 직후 야심차게 내놓은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 처리에 빨간불이 커졌다.
해당 법안이 쟁점 사안이 많아 보건의료계 직역 간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지난 7얼 1일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를 만들어 보건의료인력 간 중첩이 있는 업무영역 등을 조정해야 한다며 해당 법안을 내놨다. 특히 그는 진료지원(PA) 업무를 갈등없이 확충하려면 이를 조정할 수 있는 법적 체계가 필요하다고 발의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26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은 최근 김윤 의원이 발의한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에 대해 '신중검토' 의견을 냈다.
해당 법안으로 인해 오히려 보건의료계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취지다.
개정안은 22일 복지위 제1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었지만 차례가 후순위로 밀리면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복지위 관계자는 메디게이트뉴스를 통해 "일부 찬성하는 직역도 있지만 규모가 큰 단체들이 대거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는 이유로 신중검토 의견이 나왔다. 향후 법안 추진 과정에 있어 이해당사자들 간 의견 조율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 등 규모가 큰 직역 단체들은 대부분 개정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의견조회서를 통해 "보건의료는 다년간 교육과 전문적인 수련 과정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한 인력의 지식과 경험을 요구하는 영역이다. 또한 전문 과목별 세부적이고 다양한 요인으로 인한 법적분쟁이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에서 다뤄지고 있다"며 "이에 대해 법률로써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민·관합동위원회에게 결정권을 넘기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협은 "보건의료인력 사이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업무조정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고, 비전문가를 포함해 50명 이상 100명 이하의 회의체를 구성한다는 것은 체계정합성에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수단이 적절하지 않다"며 "정부가 원하는 정책추진에 단순 거수기 역할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위원회 구성과 중립성 문제도 법안의 쟁점사안으로 지적됐다.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위원 구성 문제도 풀어야 할 큰 문제다. 보건의료계 외 단체 추천이 30명 이상으로 과반수가 된다"며 "이들의 전문성과 중립성이 문제가 될 수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행위 주체에 대한 책임도 모호해 오히려 현장 혼란과 의료의 질 저하가 유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