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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뉴스] 현지에서 본 미국 의료용 대마…합법 테두리 안에서 폭넓게 활용

    [현지탐방①] 30종 넘게 재배해 환자 선택폭↑…CBD생수에서 반려동물용 THC식품까지 판매

    기사입력시간 2019-04-12 06:13
    최종업데이트 2019-04-12 09:47

    사진: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위치한 노스스타 홀딩스(North Star Holdings Inc)의 마리화나 재배시설 내부 모습.
    지난해 11월 의료용 대마를 허용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올해 3월 대마성분 의약품의 구입 절차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개정·공포됐다. 그러나 해외에서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대마성분 의약품을 자가치료 목적으로 구입하는데 한정되며,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방문 수령해야 한다. 또한 식품과 대마오일, 대마추출물 등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보다 이르게 의료용 대마 사용을 허용한 북미 지역에서는 카나비스(Cannabis) 또는 마리화나(Marijuana)라 불리는 대마 비즈니스가 이미 합법적인 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는 2000년 의료용 마리화나를 허용한데 이어 2012년에는 21세 이상 성인에 대한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까지 개방했다. 이후 콜로라도주의 마리화나 생산량과 소비량은 매년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최근 콜로라도 현지 방문 취재를 통해 합법적인 대마 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듣고, 합법적 대마는 어떻게 생산되며, 특히 의료용 목적으로는 어떤 대마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지 확인했다.

    ① 현지에서 본 미국 의료용 대마…합법 테두리 안에서 폭넓게 활용
    ② 북미 대마산업, 규모의 경쟁 넘어 비즈니스 모델도 다양화

    [콜로라도 스프링스=박도영 기자] 콜로라도 스프링스는 덴버에 이어 콜로라도주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로, 인구는 약 40만, 도시권(MSA) 인구는 약 60만 명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공군사관학교가 위치하고 있으며, 방위산업이 지역 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하이테크 제조도 지역 경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파이크스 피크와 록키산맥의 베이스에 위치해 관광산업도 지역에서 세 번째로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그리고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의료용 마리화나 산업이다. 현지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의료용 마리화나 시장은 이미 연간 1억 8000만 달러 수준으로 인구에 비해 상당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는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위치한 노스스타 홀딩스(North Star Holdings Inc)의 마리화나 재배시설 가운데 한 곳과 의료용 마리화나를 판매하고 있는 디스펜서리(dispensary)를 견학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의료용 또는 리테일 마리화나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허가 당국으로부터 관련 사업 면허를 발급받아야 한다. 라이센스는 사업 유형에 따라 나뉘며, 각 시설은 허가된 활동 유형에만 참여할 권한을 가진다.

    예를들어 콜로라도 주정부에서는 의료용과 기호용 마리화나 각각에 대해 ▲판매 ▲재배 및 수확 ▲팅크와 같은 인퓨즈드 제품 생산 ▲시험 시설 운영 ▲운송 ▲운영 ▲연구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마리화나 재배 등에 대한 라이센스를 개별적으로 발급하고 있다. 라이센스를 받은 기업 목록과 라이센스 시설 목록은 주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며, 매월 업데이트 된다.

    콜로라도 스프링스 시정부도 의료용 마리화나에 대한 라이센스를 발급하고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라이센스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노스스타는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트위드리프(Tweedleaf)라는 비즈니스명으로 의료용 대마에 대한 4개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마리화나 재배부터 도소매 유통·판매까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리화나 생산시설 내부에서 본 마리화나 재배 단계
     
     
     
     
     
     

    작은 마리화나 나무 줄기를 클론박스에서 성장시킨 뒤 화분으로 옮겨 심고, 좀 더 자라면 다시 더 큰 화분으로 옮겨심는 과정을 거쳐 재배한다. 클론을 만들어 성장시키고 수확하기까지는 약 5개월이 소요되는데, 이 시설에서만 매주 30~40㎏의 마리화나가 생산된다.
     

    35종 대마 한번에 재배하는 기술 보유…합법과 불법 차이는 테스트에 달려
     

    같은 하우스 안에서 재배하는 마리화나라도 나무나 잎의 모양 및 크기가 차이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이는 서로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마리화나는 종에 따라 환각을 일으키는 주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etrahydrocannabinol, THC) 농도가 다르다. 노스스타는 총 35가지 마리화나를 한번에 재배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노스스타 파트너인 웰비(Welby Evangelista)는 "종에 따라 THC 농도가 15~30%까지 차이난다. 사람마다 몸이 다르고 마리화나 성분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각 소비자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재배 비용이 많이 들어도 한번에 여러 종을 재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곳에서는 보통 10~12개 종만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 마지막 공정 단계로 수확한 마리화나 꽃을 건조시키고 있다.

    마리화나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확 후 진행되는 마지막 공정이다. 이 공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품질이 달라진다. 불법 마리화나 제품과 합법 마리화나 제품의 차이도 마지막 공정을 마친 뒤 테스트를 거치느냐에 달려있다. 합법 마리화나는 주 규정에 맞춘 테스트를 거치기 때문에 다른 화학작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의료용 마리화나 판매하는 디스펜서리에는 어떤 제품이

    이렇게 생산된 마리화나 제품은 디스펜서리를 통해 판매된다. 디스펜서리 밖에서는 내부를 전혀 볼 수 없으며, 아무나 매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입구에 있는 데스크에서 신분증 확인을 거친, 법적으로 구매 가능한 소비자만 매장으로 입장해 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8년 전 오픈한 노스스타의 첫 번째 트위드리프 디스펜서리.
     
    사진: 가장 최근 오픈한 트위드리프 디스펜서리.
     
    사진: 내부 출입문에 접근 제한 구역이라는 경고문이 붙어있다. 데스크에서 신원확인을 마친 뒤 이 문을 열 수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마리화나를 규제하는 법체계가 복잡하다. 연방법에서는 마리화나를 1급(Schedule I) 불법 물질로 취급하고 있지만 주법에 따라 지역별로 마리화나 허용 범위가 다르다. 예를들어 아이다호, 사우스다코다, 네브래스카, 캔자스 등에서는 마리화나 사용이 완전히 불법지만 33개 주에서는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이 합법이며, 캘리포니아나 콜로라도, 네바다, 워싱턴과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까지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주법에서 허용한다해서 주 내에서 완전히 합법적인 것은 아니다. 콜로라도주의 콜로라도 스프링스시는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은 허용하고 있지만 기호용은 아직 허용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는 21세 이상 성인이면서 의사의 처방전이 있는 환자만 디스펜서리 내부에 들어가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아래 사진들은 모두 의료용 제품이다.
     

    마리화나는 크게 진정 작용을 하는 인디카(Indica)와 활력을 주는 사티바(Sativa)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인디카 종류는 보통 신체적인 감각과 더 연관성 있으며, 주로 야간용으로 권장된다. 사티바 종류는 대개 뇌적인 느낌과 연관성 있는데 도취감, 행복감을 주고 낮 시간에 사용도록 권장된다. 하이브리드(Hybrids)는 인디카와 사티바의 교배종으로 인디카가 지배적인 변종, 사티바가 지배적인 변종이 있을 수 있다. 트위드리프에서는 여러 종류의 인디카, 사티바, 하이브리드를 판매하고 있다.
     

    인퓨즈드 오일의 종류도 다양하다. CBD와 THC가 10:1 또는 5:1, 1:1 비율로 섞여 있거나 THC 성분만으로 이뤄진 제품도 있고 각각 농도별로 구분돼 있다.


    패치와 스프레이·연고·크림 등 코스메틱 제품도 종류별로 구비
     
     
     

    디스펜서리 한쪽에는 다양한 제형의 코스메틱 제품이 있었다. 로션이나 크림, 연고는 물론이고 패치제, 젤, 스프레이 등 이 구비돼있다. 패치제를 보면 카나비디올(CBD) 성분만 있는 것도 있지만 CBD와 THC가 1:1로 함유된 것, THC 중에서도 사티바 또는 인디카만 함유된 것 등 제품이 세분화돼 있다.

    코스메틱 브랜드 팸플릿에 따르면 카나비스 국소 사용은 통증 관리, 부상 치료, 이완, 피부 건강 및 외모 개선에 효과적이다. 또한 카나비스를 국소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흡연이나 허브 섭취와 관련된 정신 활성 효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통증을 완화하고 치유하는 동안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THC 함유된 버터쿠키향 과자와 과일향 사탕에 반려동물용 식품까지
     
     

    마리화나 성분이 함유된 껌이나 초콜릿, 사탕, 쿠키 등 식품류도 판매되고 있으며, 식품 또한 다른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농도로 구성돼 있다. THC 성분이 들어간 초콜릿은 일반 초콜릿과 마찬가지로 딸기 크런치, 녹차, 쿠키앤크림 등 다양한 맛과 향으로 구성된 점이 눈에 띈다. 마리화나 특유의 냄새 없이 시중에서 판매하는 버터쿠키향이 나는 마리화나 쿠키와 과일향이 나는 사탕도 인상적이었다. 모두 의료용 제품으로 환자들에게만 판매된다.
     

    반려동물용으로 나온 스낵 제품도 있다. 이 제품에는 CBD 성분 없이 THC가 20㎎ 함유돼 있다. 한 스태프는 이 제품을 설명하며 기자에게 자신의 반려견 사진을 보여줬다. 그는 종양이 생기고 통증에 시달리다 털이 다 빠진 자신의 반려견에게 매일 이 스낵을 먹이고 카나비스 크림을 발라주자 다시 털이 자라났다며 매우 기뻐했다.


    일반 생수처럼 무색무취지만 CBD 성분이 함유된 물도 있다
     
    사진: 마리화나 성분이 포함된 음료. 일부 제품에는 THC 성분이 포함돼 있으며 가격은 10~20달러대 정도다.
     
    사진: CBD 성분이 포함된 물. 한 병 당 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음료제품의 종류도 다양한데 CBD 성분이 함유된 물도 있었다. 무색무취로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생수와 똑같다. 하지만 제품 설명에 따르면 나노테크놀로지를 활용해 CBD를 100 나노미터보다 작은 나노 입자로 분해했다. 한 병 당 CBD 1000만 나노그램이 들어있으며, 여기에 비타민과 미네랄 및 영양소를 첨가하고 9+ pH 알칼리성 물에 주입했다.

    단 진단이나 치료, 치유 또는 질병 예방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제조사 측은 이 독점적인 과정을 통해 나노 크기의 CBD가 즉시 신체 세포로 침투해 세포 수준에서 생체 이용률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의료용 마리화나만 허용되고 있는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도 2020년이면 기호용 마리화나까지 허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노스스타 측은 기호용 마리화나가 합법화되면 현재 1억 8000만 달러 규모인 콜로라도 스프링스 마리화나 시장 규모는 최소 2~3배는 더 확대될 것이라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