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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 고령화 시대의 노인의료 대책…만성질환관리·재택의료·퇴원계획 수가 등

    고령사회에서의 노동정책과 보건정책, "노인을 의료비용 지출이 필수인 경제주체로 재인식해야"

    기사입력시간 2019-07-04 06:13
    최종업데이트 2019-07-04 06:13

    사진: '고령사회에서의 노동정책과 보건정책' 토론회.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노인 인구를 단순히 복지의 대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의료 비용 지출이 필수인 경제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령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고령화를 노인 인구에 국한된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고령화로 받아들이고 노인들의 다양한 상황과 상태를 세분화해 적합한 보건의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명수 의원(자유한국당)은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고령사회에서의 노동정책과 보건정책' 토론회를 연세대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사회가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 분야와 보건 분야가 함께 정책적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사진: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장성인 교수.

    "복지의 대상 아니라 경제 주체로서 노인 인식 전환해야"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다른 국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고령화 정책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복지적인 관점에서 다뤄지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장성인 교수는 고령사회의 보건정책방향에 대해 노인층을 유형별로 세분화해 다른 보건의료 정책 접근을 해야하고, 의료 비용 지출이 필수인 경제주체로서 노인층을 인식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2018년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에서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4.3%로 고형사회에 접어들었다. 추이를 봤을때, 2025년 노인인구 비율이 20%가 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인구절벽 위기가 빠르게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일본 등 국가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대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엄청 빠른 속도로 인해 선진국 준비하는 대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점은 인지해야 한다"며 "고령 노인의 의료이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노년층의 연간 1인당 급여비용은 500만원에 다다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노인 빈곤율을 분석한 OECD 주요국의 만 65세 이상 인구 소득 빈곤율(2014~2015년) 조사에서 한국은 45.7%로 OECD 평균인 12.5%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인이라고 해서 다 같은 노인이 아니다. 연령 높을수록 만성질환 가지고 있는 경우 많고 이에 따라 보건의료 필요하고 일상생활 수행 능력도 다르다"면서 "이를 뭉뚱그려 고령화라는 단어 하나로 준비하면 안 되고 나눠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노인이 되면 의료비용 느는데 빈곤율도 높아진다. 빈곤 계층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고령화 되는 것이기 때문에 노인들이 주체로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사회와 관련해 현재 정부의 대책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치매 국가책임제, 커뮤니티케어 등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지난 2월에 저출산·고령사회 수정 기본계획이 나왔는데 아쉽게도 노인과 건강에 대한 부분보다 출산에 관한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보건정책은 고령사회 터널에서의 거시적 관점에서 장기적인 계획과 단계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 보건정책적 대상으로서 노인층을 복지 대상의 소수 취약계층이 아닌 상당량의 의료 이용이 필수인 경제주체로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그러려면 노인이 현명하고 효율적인 의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개인 질병금고제와 노인일자리 급여와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의료비에 대한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건정책의 방향은 단계별 노인 인구 계층에게 필요한 사회환경을 유도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전 사회적으로 고령층이 늘기 떄문에 정부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민간 인프라 체계 활동 환경을 구축하고 단계별 노인층에 대한 새로운 의료 공급 형태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건강한 고령화를 위해서는 유형별로 다르게 보건의료 접근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노인이 높은 능력상태를 가질 때에는 만성상태를 예방하고 조기발견 및 관리강화 측면에서 보건의료가 필요하다. 노인이 하향 능력 상태일 때는 이를 회복하거나 완화해야 하고 노인이 능력 상실 상태일 때는 중증 만성 상태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단국대 경제학과 김태기 교수.

    "고령층의 질 높은 일자리 위해 적극적인 고령화 노동정책 필요" 

    단국대 경제학과 김태기 교수는 고령화와 노동정책의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층 중에서도 70세 이상으로 갈수록 일하는 비율이 느는 것을 지적하며 고령층의 소득불평등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고령층이 숙련된 기술로 질 높은 일자리를 가지도록 해 노인층 소득불평등을 해소하는 적극적인 고령화 노동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고령화에 대한 노동정책이 없다. 복지정책도 없다. 흔히 고령화는 노인문제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그게 바로 우리나라 고령화의 자화상이다"고 운을 뗐다.

    김 교수는 "2018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14.3%인데 2060년에 41%까지 늘어난다. 3배가 증가하는 것이다. 노인부양비는 2018년에 19.6%인데 2060년에는 82.6%로 4배로 증가한다"면서 "중위연령은 1970년대에 20세 미만에서 2050년대 중반에 55세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정년이 따로고 은퇴가 따로다. 정부는 고령자 은퇴 나이를 법적으로 정했다. 그런데 의미가 없다. 우리는 정년 60세가 되기 10년 전에 퇴직하고, 정년이 지나고 10년 이후까지 일한다"며 "하지만 정책이 이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자리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고령층으로 갈수록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비율이 61.8%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며 "우리 사회는 가족구조 바뀌어서 생활비를 자기 또는 배우자가 마련해야 한다. 부양할 자녀가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층의 지니계수는 0.422다. 75~79세의 지니계수는 0.526이다. 이 정도면 심각한 수준이다. 소득불평등은 고령층으로 갈수록 더욱 심각하다"며 "일을 해도 가난해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OECD 통계가 의미하는 우리 사회의 특징은 저임금 노동, 고용 불안, 장시간 노동 등이다. 70~74세의 한국의 고령층 10명 중 3명이 일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령층에 가장 비우호적인 나라다"며 "시간을 선택하고 노동을 유연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막고 있다. 우리나라 고령층의 시간제 근로 비율은 OECD의 절반이다. 그러나 임시직 비율은 OECD 평균의 3배다"고 덧붙였다.

    그는 "60세 이상 고령층에게 현재 직장에서 5년 이상 재직하고 있는지를 물었더니 우리나라는 23.4%였다. OECD 국가의 평균은 50.3%다"며 "이는 나이들수록 회사에서 필요없다고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고령층은 단순노무직, 5인 이하 영세사업에 제일 많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실업률이 낮은 나라다. 그런데 통계청의 확장실업률 보면,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청년 4명 중 1명이 실업 상태인 25%다"면서 "실업률이 낮게 나오는 이유는 고령층이 일하기 때문이다. 생계 유지를 위해 일하러 나오는 고령층이 많다. 고령층의 고용 특성은 고령화가 빈곤화, 소득불평등, 정책 소외 등이다"고 말했다.

    그는 "적극적 고령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 핵심은 숙련을 높이고 노동의 질을 제고해야 한다. 기술이 고령화와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기술혁신 따라잡을 수 있는 숙련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는 정부도 기업고 인적자원에 직업교육 등 투자를 잘 하지 않는다. 고령층의 소득격차를 줄이려면 기술 숙련도를 높여야 한다. 인적자원에 투자를 해야한다. "고 강조했다.

    "케어 플랜 수가·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통해 건강수명 높여야"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이중규 과장은 건강보험을 지불하는 담당과의 입장에서 기대수명이 아닌 건강수명을 높이기 위해 케어 플랜 수가 도입, 일차 의료를 중심으로 하는 만성질환관리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현 정부 이전에도 2005년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즉 본인부담률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며 "이번 정부 들어서 보장률 높이는 정책을 좀 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고령화가 되면 소득과 건강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 정부는 건강 관련 부분에서 접근성을 떨어뜨리지 않겠다는 것을 큰 목표로 삼고 있다"며 "기대수명은 높아졌는데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됐다. 현재는 기대수명이 80세인데 건강수명은 70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10년 정도는 아프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강보험은 기본적으로 건강수명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최근 5개년 건강보험 종합계획에서 건강수명을 높이자는 방안이 포함됐다. 현재의 건강을 관리하고 아픈 것을 제대로 치료려고 한다. 하지만 의료 과다 이용 측면이 있고 과소 이용 측면도 있다. 적절하게 치료하지 못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건강 관리와 관련해 보편적으로 가지는 건강 문제는 고혈압과 당뇨다. 고혈압과 당뇨는 잘 관리하면 합병증 없이 노년을 맞이할 수 있다. 하지만 관리하지 못하면 나이가 들수록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잘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는 접근을 하고 있다"며 "고령환자가 늘다 보니까 골절 수술이 잘 됐는데도 수술 한 달 뒤에도 환자가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 수술은 잘되는데 환자의 삶의 질 나빠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은 회복도 빠르고 일상복귀도 빠르다. 노인들은 한 번 병을 앓으면 치료만 받는다고 회복되지 않는다. 노인에게는 회복을 위한 다양하고 지속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며 "이 점이 건강보험이 가지는 기본적인 문제의식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강보험에 관심을 가지고 주되게 가려는 방향은 홈케어, 재택의료, 재가의료 등으로 불리는 것이다"며 "노인 환자들이 병원에서 퇴원한 이후에 의료기관 밖에서 적정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노인은 아니지만 최근 소아중증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환자가 퇴원할 때 퇴원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면서 "이제까지 건강보험에서는 퇴원 계획을 세우는 일에 대한 수가가 없었다. 치료에 대한 행위 수가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케어 플랜에 대한 수가 만들려고 한다"며 "전체 계획을 세우고 계획을 세우는 것에 대한 수가를 전체적으로 수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