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올해 들어 국회에서 벌써 3건의 의대 신설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의대 신설 법안은 총 8건으로 나타났다. 의대 증원 문제는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돼 있지만,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대신설 법안 발의를 이어가고 있다.
25일 메디게이트뉴스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다.
발의된 법안을 분석하면 지난 정부에서 있었던 의료계 총파업 등의 영향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의대 신설에 더 적극적일 것이란 인식과 달리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표발의한 법안(5건)이 민주당 의원들의 발의 법안(3건)에 비해 더 많았다. 민주당은 3건 모두 전라도 지역 의대 신설을 목표로 한 법안이었던 반면, 국민의힘은 부산∙경상도∙전북∙충남 등 비교적 다양했다.
21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의대 신설 법안을 발의한 장본인은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이다. 이 의원은 지난 2020년 6월 5일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대표발의 했다. 이 의원은 법안 발의 당시에는 무소속이었으나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해 현재 여당에 속해있다.
이 의원에 이어 같은 달 30일 민주당 김성주 의원(전북 전주병)이 공공의대법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전반기 국회에서 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면서 공공의대 신설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후반기 국회에선 소속 위원회를 정무위로 옮겼지만 최근 있었던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국무조정실장에게 “공공의대는 주요 국정과제”라는 답을 이끌어내는 등 공공의대 신설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전∙후반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강기윤 의원(경남 창원시 성산구)은 2020년 8월 3일 창원의대 특별법을 대표발의 했다. 당시 강 의원은 창원은 수도권을 제외한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어 의료체계가 열악한 실정이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강 의원은 올해 지방선거에서 창원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할 당시 창원의대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부산 수영구)은 2020년 11월 2일 ‘한국방사선의과대학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대표발의했다. 전 의원은 방사선의학의 발전과 원자력의학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등이 설립되고 있지만 관련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며 이 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김형동 의원(경북 안동∙예천)은 지난 2021년 3월 23일 공공의대법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경북 북부 지역의 의료 인프라를 강화함은 물론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국립 안동대 의대 설치는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지난 5월에는 민주당 김원이 의원(전남 목포)이 목포의대 특별법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한다. 그는 최근 목포시의회 소회의실에서 가진 취임 2년 기자회견에서 목포의대 설립을 위해 후반기에도 복지위를 지원했다며 의지를 다졌다.
민주당 소병철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지난 8월 1일 전남지역 국립대에 의대를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발의했다. 전남 지역 내에서도 의대 설립 지역을 놓고 이견이 있는 가운데, 전남 동서부 권역별로 캠퍼스를 두거나 공동교육 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해 지역내 갈등을 줄이려 했다는 점이 이전 법안과 차별점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이 25일 공주의대 특별법을 발의했다. 성 의원은 여당 정책위 의장을 맡고 있단 점에서 이번 법안 발의는 그 의미가 가볍지 않다. 성 의원은 해당 법안에 대해 “공공의료체계 구축 및 사회 안전망 강화, 내포신도시 내 의료 광역 통합 시설 구축이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사항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인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9월 28일 공공의료체계 강화, 공공병원 인력확충을 위한 제도 개선 논의 차원에서 국회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여∙야 의원들의 의대신설 법안 발의에 대해 의료계 관계자는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지역민들에게 의대 신설을 약속하고 법안을 발의하는 것은 예전부터 반복돼왔다”라면서도 “의대증원 논의는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