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전공의특별법 코앞인데 준비는 아직

    인력 충원 미정, 입원전담전문의도 싸늘

    기사입력시간 2016-11-21 07:34
    최종업데이트 2016-11-21 09:21

    사진: 게티이미지 뱅크


    전공의특별법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련병원들은 '수련시간 단축'을 놓고 고심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는 12월 23일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 시행된다.
     
    이 법의 핵심은 단연 '수련시간 주 80시간으로 단축'.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업무 시간이 주 80시간으로 단축되고, 연속 36시간을 초과해 근무할 수 없기 때문에 의료공백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다만 수련시간 단축에 따른 대체인력 확보 등을 감안해 수련시간 관련 조항에 대해서는 법 시행 1년 후 적용하기로 했다. 
      
    수련병원들은 1년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인지 의료인력 확충 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서울의 A수련병원은 "아직 구체적인 인력확충 계획이 없으며, 추후 하위법령과 병원협회의 지침 등이 정해지면 이에 맞춰 준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B수련병원도 "아직 안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대답했고, C수련병원 역시 "당직 모니터링을 강화해 시간을 정확히 산출하도록 각과에 안내하고 있다"고만 했다. 
     
    D수련병원은 전공의 당직을 포함해 실질적으로 근무하는 시간을 측정하고, 전공의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기타 업무가 무엇인지 파악만 한 상태다.  

    D수련병원 관계자는 "조사 결과 주 140시간을 일한 전공의가 있는 반면, 80시간을 맞춰 일하는 전공의도 있는 등 진료과마다 차이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수련병원은 전공의 근무시간을 맞추기 위해 업무시간 및 당직 등 자체적으로 모의평가를 하고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수의 수련병원들이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따른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추가인력을 채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무시간과 당직 등을 엄격히 맞추기 위해서는 봉직의 등을 추가 채용해야 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인건비가 영 부담스러운 것이다.
     
    서울의 모 대학병원 김모 전공의는 "현재 병원에서 TF팀을 만들어 회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결론이 나지 않는 것 같다"면서 "과별로 시간에 맞춰 당직일수를 작성해 스케줄 표를 짜고 있지만 전혀 각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병원에서 추가인력을 채용해야 하는데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면서 "전공의특별법 자체가 현실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현재 인원으로 전공의특별법을 맞추기 위해서는 업무량, 즉 환자를 덜 받고 업무량을 줄여야 하지만 이 또한 현실성이 없기는 마찬가지.
     
    김 씨는 "전문의 자격시험 준비로 인해 당직 등 업무에 배려가 있었던 전공의 4년차들도 똑같이 업무를 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건 의료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더구나 기대를 걸었던 호스피탈리스트 채용도 지지부진하자 의사 채용 대신 PA(인력보조) 활성화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